▲지난 6월25일 한국과학기술한림원과 한국DMZ학회가 주최, 환경일보가 후원하는 ‘DMZ세계평화공원과 남북과학기술협력’을

 주제로 학술회의가 프레스센터에서 열렸다. <사진=박미경 기자>



[프레스센터=환경일보] 박미경 기자 = 남북의 갈등과 긴장의 땅 DMZ가 화해와 협력의 땅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DMZ를 시작으로 통일로 가는 발판을 삼아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DMZ세계평화공원의 구상을 통해 냉랭한 현 남북관계를 유연하게 함으로써 신뢰를 구축해 통일을 한 발짝 더 끌어당기겠다는 것이다. 특히 DMZ세계평화공원은 남북이 함께 윈-윈 할 수 있는 남북과학기술협력의 거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돼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또한 DMZ의 보존과 개발의 입장이 한 곳에 치우치지 않고 접점을 찾아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한국DMZ학회 손기웅 회장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6·25전쟁 64주년을 맞아 한국과학기술원(원장 박성현)과 한국DMZ학회(회장 손기웅)는 6월25일 본지 후원으로 프레스센터에서 ‘DMZ세계평화공원과 남북과학기술협력’에 대한 학술회의를 열었다.

 

이날 한국 DMZ학회 손기웅 회장은 “한반도를 지속가능한 평화체제로 만들기 위해서는 창의성과 용기, 의지, 결단력이 필요하며 그 바탕에 DMZ가 있다”고 설명했다.

 

 

사회적 소통으로 대화 물꼬 터

아시아미래연구원 박진 대표는 기조연설을 통해 “이제는 DMZ(demilitarized zone)가 ‘데탕트 메이킹 존(détente making zone)’이 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더 이상 대립과 갈등의 공간이 아니라 환경 분야의 협력을 통해 긴장 완화와 신뢰를 나타내는 곳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다.

 

더불어 박 대표는 “DMZ세계평화공원 추진을 위해서는 우리나라를 둘러싼 미국, 중국의 적극적인 지지와 더불어 UN에서도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기조연설 중인 아시아미래연구원 박진

대표.

앞서 박근혜 대통령은 2013년 5월8일 ‘DMZ세계평화공원’의 구상을 발표하고 DMZ를 갈등과 대립의 장소가 아니라 화해하고 협력하며 신뢰하는 장소로 변화시키고자 하는 의지를 강력히 표명한 바 있다.

 

하지만 북한의 대남정책은 현재의 분단체제를 유지하자는 입장이다. 또한 DMZ세계평화공원에 대해서도 DMZ의 경제적 활용도에만 관심을 보인 채 크게 호응하지 않고 있다.

 

손기웅 회장은 “북한이 화답하지 않는다고 해서 접거나 비판하기 보다는 북한이 받아들일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전국민적 차원에서 외교적인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생태학적 관점에서 DMZ는 독특하게도 남방, 북방 생물의 접점이기 때문에 가치 있는 공간이다. 하지만 최근에 들어서 난개발, 서식환경의 훼손, 먹이부족과 같은 이유로 동·식물들이 사라져가거나 변화되고 있어 생태계의 보고라는 말이 무색해졌다.

 

DMZ 생태연구소 김승호 소장은 “DMZ생태계의 올바른 개발을 위해서는 남북접경지 생태보존특구를 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연환경국민신탁 전재경 대표도 “DMZ 생태계가 많이 파괴됐다”며 “환경자원을 이용해 경제적인 발전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의견을 보탰다.

 

▲왼쪽부터 DMZ생태연구소 김승호 소장, 자연환경국민신탁 전재경 대표


 

과학기술로 남북 교류 활성화 촉진

 

▲ 왼쪽부터 건국대학교 정선양 교수, 통일부 DMZ세계평화공원기획단 이덕행 단장, 환경일보 김익수 대표

일각에서는 DMZ세계평화공원은 생태적인 접근에만 주안점을 두고 과학기술의 문제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건국대학교 정선양 교수는 DMZ세계평화공원의 첫 단계로서 남북과학기술협력센터(가칭)를 구상해 남북한 과학기술협력의 촉매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상대적으로 정치성이 없는 과학기술협력의 촉진으로 남북한의 평화적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외에도 남주북종(南主北從)형 신남북산업단지의 조성, 국가재난형 전염병연구센터 등 DMZ평화공원 내 과학기술 협력을 통한 다양한 변화를 하자는 의견이 제시됐다.

 

통일부 DMZ세계평화공원기획단 이덕행 단장은 “DMZ는 평화를 상징하는 곳이어야 하며 환경과 생태를 잘 보전하고 협력, 지역개발에도 보탬이 되는 다양한 가치를 담아야 한다”며 “개발도 중요하지만 생물다양성, 자연문화, 환경보존의 과제를 담아서 진행해 나가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본지 김익수 편집대표는 “보존과 개발이 타협해 접점을 찾아나가는 게 앞으로의 과제다”라고 동감했다.

 

또한 김 대표는 “DMZ를 국민들과 세계에 적극 알릴 필요가 있다”며 “바른 정보 공론화와 대화를 통해 몇몇의 전문가 뿐만 아니라 국제기구를 포함한 모든 이해관계자들이 합의해야 한다”고 방향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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