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자청화매화새무늬항아리, 조선 15∼16세기, 높이 16.5㎝,

국보 170호, 국립중앙박물관 <사진제공=(주)ENA>

[환경일보] 이연주 기자 = 공예와 회화가 결합된 왕실 미의식의 정수인 조선 청화백자를 살펴보는 국내 최초, 최대 규모의 청화백자 전시가 열린다.

국립중앙박물관(관장 김영나)은 2014년 9월30일부터 11월16일까지 기획전시실에서 ‘조선청화, 그 푸르름에 물들다’ 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일본 도쿄국립박물관과 이데미쓰 미술관, 오사카시립동양도자미술관에 소장돼 있는 조선 청화백자 명품과 더불어 중국 명대의 최고 걸작이라고 하는 영락·선덕연간의 청화백자, 그리고 일본의 이마리 자기가 함께 전시된다.

국내에서는 국립고궁박물관, 삼성미술관 리움, 호림박물관 등 14개 기관이 자랑하는 조선 청화백자 대표작이 한 자리에 모인다. 국립중앙박물관 창고에서 일제강점기 이후 한 번도 공개되지 않았던 유물들도 대거 소개된다. 전통 백자의 미감을 이은 김환기, 이우환의 회화와 현대 청화백자 작품까지, 전시유물은 총 500여점에 이른다.

전시는 모두 5부로 구성됐다. ▷Ⅰ부 ‘조선 백자 그리고 청화백자’, ▷Ⅱ부 ‘청화백자, 왕실의 예와 권위’, ▷Ⅲ부 ‘문인이 사랑한 청화백자’, ▷Ⅳ부 ‘청화백자, 만민의 그릇이 되다’, ▷Ⅴ부 ‘현대에 살아 숨쉬는 청화백자의 미감’ 등이다.

이 전시는 중국 원나라에서 시작되어 18∼19세기 일본과 유럽까지 세계를 뒤흔든 최고의 하이테크이자 고부가가치 상품이었던 청화백자가 조선에 처음 등장했을 때의 이야기를 다룬다.



 

백자청화산수무늬 명팔각연적 윗면

 


 

백자청화까치호랑이무늬항아리, 조선 18세기,

높이 42.0㎝, 국립경주박물관

순백의 백자가 조선을 개국한 신진사대부의 성리학적 정신세계를 투영했다면, 청화백자는 이에 더해 조선왕실 미술의 화려한 품격을 보여주는 고급품이었던 셈이다. 조선시대 거의 내내 지속된 관요 체제를 통해 조선 청화백자는 최고의 기술 수준을 유지하고 왕실과 종친의 취향을 직접 반영할 수 있었다.

조선청화는 조선왕실이 세운 예의 중심에 있으면서도, 문인 지식인의 취향을 한껏 반영하기도 하고, 꿈과 바램이 온 천하를 뒤덮듯 사회상과 관심사, 특히 장수과 복을 바라는 마음을 가득 담기도 했다.

때론 단아하고 때론 화려한 모습으로 그 품격을 이어왔다. 그리고 이러한 조선청화의 미감은 1950년대 한국조형문화연구소를 거쳐 현대 회화와 도예 작품으로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이번 전시를 통해, 공예이자 회화이고 그릇이자 미술품인 청화백자의 특성과, 하얀 바탕에 파란 그림을 그려 넣는 한국적 감각과 방식, 그 안에 내재된 우아한 아름다움을 일관된 흐름 속에 볼 수 있다. 전시는 7주간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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