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적인 아이디어 구현, 혁신이 일상화되는 사회 이룩

위대한 발견 ‘소프트웨어’ 누구나 사용해야 하는 범용 기술


 

[환경일보] 구글의 래리 페이지, 페이스북의 마크 주커버그, 애플의 스티브 잡스, 카카오의 김범수, 네이버의 이해진. 이들의 공통점은 뭘까. 바로 남들이 가지 않았던 길을 개척해 한 발 앞서 새로운 길을 열었고 지금은 소프트웨어 산업을 이끄는 선두주자가 됐다. 이 뒤를 잇는 창의인재는 앞으로도 무한히 탄생 할 테고 우리 중 그 누군가가 되지 말라는 법은 없다. 소프트웨어 시대 변화의 물결 속에서 대비할 수 있는 특별한 팁을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김진형 소장을 만나 들어봤다. <편집자주>

 

우리는 매일 매순간마다 변화를 경험하고 있다. 피처폰(feature phone)을 사용했던 게 엊그제 같은데 눈 깜짝할 새 세상은 변했고 말 그대로 스마트한 시대가 찾아왔다. PMP, MP3는 이제 추억의 IT 기기가 됐으며 스마트폰은 일상의 필수품으로 자리 잡았다.

 

▲ <사진=박미경 기자>

대한민국의 스마트폰 보급률은 73%로 현대인들은 많은 부분을 스마트폰에 의존하며 살아가고 있다. 우리는 스마트 폰을 통해 지식을 습득하고 사람들과 커뮤니케이션을 한다. 간단한 액션하나만으로 모든 것이 가능해지는 소프트웨어 중심사회에 들어선 것이다.

 

소프트웨어 싱크탱크’출범

소프트웨어는 조건에 맞으면 어떤 행위를 하라는 과정을 연산화한 것으로 ‘If 한다면 then 해라’는 식으로 풀이된다. 한 예로 도요타 자동차 급발진 사고의 경우는 소프트웨어의 오류로서 보통의 경우와 다른 상황이 생겼을 경우 급발진과 같은 오류를 보이는 것이다.

 

소프트웨어가 개인이나 기업은 물론 국가의 경쟁력이 되는 사회, 즉 소프트웨어 중심사회로 우리는 서서히 진입하고 있다. 이제는 국가 차원에서 준비하고 대응해야 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이러한 변화의 심각성을 인식한 미래창조과학부는 소프트웨어 분야에 정평이 나있는 카이스트(KAIST) 김진형 교수를 초대소장으로 임명해 올해 3월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를 개소, 공식 출범했다.

 

‘소프트웨어 중심사회의 싱크탱크’라는 중요한 미션을 짊어지게 된 김진형 소장은 카이스트 전산학과 교수, 연구개발정보센터(KORDIC) 소장, (사)앱센터운동본부 이사장 등을 역임했으며, 특히 국내 소프트웨어 산업의 정책 뿐 만 아니라 교육 부문에서의 오랜 경력을 바탕으로 소프트웨어 혁신 정책을 선도할 것으로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김진형 소장은 “처음 연구소가 만들어 질 때는 소프트웨어 산업 활성화에 무게를 두고 진행됐지만 소프트웨어란 결국 일부 사람만 하는 게 아니고 누구나 해야 하기 때문에 사회전반적인 부분까지 연구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는 산업과 사회 변화를 선도하는 소프트웨어 정책 개발에 비전을 두고 소프트웨어 융합과 확산을 통한 대중화, 사회경쟁력 강화, 지식 커뮤니티 허브 구축 등을 펼쳐 나가며 소프트웨어 가능성을 알리고자 노력하고 있다.

 

김진형 소장은 “소프트웨어가 점점 중요해지고 우리 사회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며 “소프트웨어를 이용해서 우리의 삶이 더 행복해지고 풍요로워지는 사회가 바로 소프트웨어 중심사회”라고 설명했다.

 

▲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에서 대담 중인 환경일보 김익수 편집대표(사진왼쪽)와 김진형 소장 <사진=박미경 기자>


에너지 절약, 환경분야에도 필수 

월스트리트 저널에 따르면 ‘소프트웨어가 세상을 먹어 치우고 있다’는 말처럼 소프트웨어 능력으로 경쟁의 법칙을 바꾸고 시장을 석권하는 이른바 ‘소프트웨어 혁명’이 곳곳에서 시작되고 있다.

 

금융, 자동차, 항공, 영화, 콘텐츠 등 소프트웨어가 손을 뻗치지 않는 분야가 없을 정도로 모든 산업의 기반기술이 됐다. 환경 분야 역시 소프트웨어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하다.

 

김 소장은 “셰일가스 등 석유탐사를 할 때 위치를 잡아주고 조정까지 컴퓨터가 다해주니 값싸게 기름을 빼낼 수 있게 됐다”며 “요새는 특히 빅데이터라고 해서 정보가 굉장히 섬세해지고 정확해져 이러한 기술이 많이 이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많은 비용 때문에 추진이 어려워 서랍 속에만 넣어둬야 했던 기술들이 조그마한 컴퓨터 하나만으로도 가능해져 빛을 발휘하게 된 것이다.

 

또한 “공장에서 사용하는 스마트 모터 역시 예전에는 켜고 끄는 기능밖에 없었는데 컴퓨터 계산을 통해 사용하는 양 만큼의 에너지를 넣으면서 쓸데없는 전기 낭비가 줄어들게 됐다”고 덧붙였다.

 

▲ 소프트웨어의 혁명이 시작됐다. 매 순간 달라지는 변화의 속도에

따라가기 위해 우리는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소프트웨어는 이미 일상생활 깊숙히 들어와 있다. 쇼핑을 할 때  벽면에 설치된 터치스크린으로 제품을 홍보하고 판매하고 과거 주문 기록을 바탕으로 다시 필요한 주문 시점을 예측해 배송이 이뤄지면서 고객의 요구사항을 실시간으로 해결 할 수 있게 됐다.

 

최근 온 국민을 비탄에 빠지게 했던 안전사고들도 소프트웨어 기술을 활용해 미리 상황을 예측하고 데이터 분석을 한다면 예방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외국에선 소프트웨어학과 인기몰이

이와 같은 소프트웨어 혁명이 가능하게 된 것은 하드웨어 기술의 발전, 빨라진 통신망, 소프트웨어 기술 개발 이 세 가지가 합쳐졌기 때문이라는 게 김 소장의 설명이다.

 

김 소장은 “소프트웨어 기술은 누구나 쓸 수 있고 누구나 써야하는 범용기술이다”라며 “혁신을 통해  부를 창출할 수 있는 대박의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라고 강조했다.

 

전 세계 시가총액 상위 100개 기업 중 소프트웨어 기업의 비중은 2010년 기준 34%를 차지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네이버는 시가총액 6위를 달성하는 등 소프트웨어 창업기업들이 성장을 주도하는 사회가 됐다. 이처럼 대부분 소프트웨어 산업을 다루는 회사들은 설립 된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잠깐 사이에 많은 부를 축적했다. 그러다보니 창업자들이 다들 소프트웨어 기술에 매진하고 있다.

 

외국의 경우 소프트웨어학과의 인기가 상당하고 많은 인재들이 컴퓨터 과목을 듣기 위해 모여들고 있다. 미국 내 소프트웨어 전문직은 2018년에는 140만명에 달할 것이며 점차 소프트웨어 일자리가 많은 사회가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김 소장은 “소프트웨어 중심사회로 바뀌어가는 전환기에 특ㅎ, 소프트웨어를 활용하는 엔지니어의 인력이 많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IT 정책 포럼 현장 모습. <사진제공=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SW 교육에 과감히 투자해야

우리나라의 경우는 모든 분야에서 소프트웨어 활용도가 1/3밖에 되지 않는 실정이다. 고품질의 소프트웨어 개발 능력이 필요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는 현재 그런 여력이 없다고 지적했다.

 

김 소장은 “교육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며 “특히 초·중·고에서 하는 일반교육,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양성 교육, 변화의 속도에서 도태되지 않도록 하는 재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모든 사람들이 전문가가 되기는 어렵겠지만 자기분야에서는 컴퓨터가 어떻게 쓰이는지, 상당한 수준의 것까지 자기가 직접 만들어 쓸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에 대한 근본적인 인식 및 환경 개선도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소프트웨어를 만들어도 제대로 된 가격 책정을 하지 않아 활용도가 떨어지다 보니 기술개발에 투자하려 하지 않는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김 소장은 “소프트웨어 개발을 위한 준비에 서둘러야 한다”며 “기술 담당 공무원에도 전문가를 배정해 제대로 된 대접을 해줘야 하고 그 역량을 펼칠 수 있도록 지원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엔지니어 인식 및 환경 개선이 우선

반면 소프트웨어 가동으로 단순 노동은 물론 지식처리 업무도 자동화됨에 따라 단순 일자리 및 구조적 실업도 심화될 수 있다는 어두운 면도 있다. 준비가 안 된 국가, 기업, 개인은 점차 몰락하는 양극화 현상으로 인해 갈등이 점차 심화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 포럼 기조강연에서 대표적인 소프트웨어 기업인 ‘애플’의 성공

요인에 대한 발표하고 있다. <사진제공=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최근 열린 환경정책포럼에서도 김 소장은 자동화되는 산업분야 직업 대부분은 앞으로 사라질 것이라며 소프트웨어 중심사회로의 변화 물결 속에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함을 강조했다.

 

김 소장은 “소프트웨어에 뒤쳐질 수 밖에 없는 기성세대도 변화의 과정 속에서 부딪칠 수 밖에 없다”며 “그냥 살아갈 수도 있지만 행복을 느끼지 못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끝으로 김진형 소장은 “소프트웨어 산업은 규제를 풀어주지 않으면 산업이 성장하기 어렵다”고 우려하며 “소프트웨어 산업들이 적극적으로 역량을 펼쳐나갈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한 “일반 국민들이 소프트웨어를 접하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적극적인 홍보를 해나가겠다”며 포부를 밝혔다. 

 

<대담=김익수 편집대표, 정리=박미경 기자>

 

glm26@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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