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건국대학교>



[환경일보] 한이삭 기자= 한국에서 유학 중 희귀병을 얻어 고통 받던 중국인 유학생이 건국대와 건국대병원, 지역사회의 도움으로 새 심장을 이식받고 복학해 새로운 학기를 시작했다.

건국대 공과대학 둥싱(董星·23·전자공학과, 사진 가운데) 학생은 지난 2012년 한국대학과 중국대학에서 각각 2년씩 공부할 수 있는 ‘2+2’제도를 활용해 장쑤성의 한 대학에서 건국대로 유학을 왔다.

즐겁던 한국의 대학생활을 한 학기도 마치기 전 어느날 갑자기 온 몸에 힘이 빠지고 식은땀이 나는 증상이 나타났다. 둥싱 학생은 건국대병원 국제진료소를 찾았고, 희귀병인 ‘확장성 심근병증(심장을 뛰게 하는 근육이 괴사하는 병)’ 판정을 받았다.

둥 학생은 “병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2억원의 병원비와 심장이식 수술밖에는 답이 없었다”며 “수술이 급했지만 금전적인 문제와 더불어 부족한 한국어 실력 때문에 방법을 찾을 수가 없어서 발을 동동 구르고 있었다”고 말했다.

건국대 외국인서비스센터는 둥 학생의 이런 소식을 전해 듣고 적극적으로 지원에 나섰다. 여러 방면으로 수소문해 외국인 유학생도 일정 조건을 갖추면 국민건강보험에 가입이 가능하단 사실을 확인하고 둥 학생을 건강보험에 가입시켜 병원비를 2900만원으로 줄였다. 줄어든 병원비도 건국대병원, 한국심장재단 등과의 협의해 대부분 면제받았다.

건국대는 둥 학생의 발병 소식을 듣고 중국의 집을 팔아 한국으로 들어온 부모님의 임시거처로 학교 기숙사를 제공했다. 건국대 중국인 유학생과 재학생들은 한국에 머물고 있는 가족들의 생활비와 수술비를 지원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나서 모금활동을 펼쳐 약 200만원을 보탰다.

학교와 학생, 지역사회 등의 적극적인 도움을 바탕으로 둥 학생은 밤을 꼬박 새운 장시간의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었다. 수술을 집도한 심장이식분야의 대가인 송명근 전 건국대 교수는 ‘둥 학생의 수술은 한 시도 지체할 수 없다’며 밤 10시에 수술을 시작하기도 했다.

지난 9월1일, 둥 학생은 1년간 기다리던 개강을 맞았다. 10학번인 둥싱 학생에게는 이번이 한국에서 두 번째 학기. 하지만 둥 학생에겐 무엇보다 소중하고 의미 있는 새 학기다. 둥 학생은 “아직 음식을 가려 먹어야 하고 작은 감염도 신경써야하는 상태지만, 병원이 아닌 학교에서 생활할 수 있다는 것이 무엇보다 기쁘다”고 말했다.

parksoonju@naver.com
저작권자 © 환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