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배출량 라벨’ 표기 제품

<자료제공=한국환경산업기술원>

[환경일보] 이연주 기자 = 가격과 품질 뿐 아니라 지구까지 생각한 착한 제품을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이들은 물품을 구매할 때 원료 채취에서부터 생산·유통·사용·폐기 등 제품 생산의 전 과정에서 환경을 고려한 제품구입을 지향하는데, 이러한 친환경 소비문화 중심에는 2009년부터 시행된 탄소성적표지(탄소라벨) 제도가 있다.

올해 도입 5주년을 맞은 탄소성적표지제는 제품의 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CO₂ 배출량을 라벨로 표기했던 1단계와 실질적인 탄소 감축을 이뤄낸 제품에게 부여한 2단계를 거쳐 탄소배출권 구매 등을 통해 탄소배출량을 0으로 만든 제품에 부여하는 3단계로 바쁜 걸음을 옮기고 있다. <편집자 주>


탄소성적표지(탄소라벨)란 제품을 만들어서 쓰고 버릴 때까지의 전 과정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의 양을 CO₂(탄소배출량)로 환산해 제품에 붙이는 라벨이다.

탄소 라벨의 종류는 1단계와 2단계로 나눠지는데, 1단계인 ‘탄소배출량 라벨’은 2009년 2월에 처음 시행됐고 제품의 모든 과정에서 발생되는 온실가스를 이산화탄소로 환산해 나타낸다.

2단계인 ‘저탄소제품 라벨’은 2011년에 시행, 탄소배출량 인증을 받은 제품 중에서 탄소 배출량을 줄이고, 같은 종류의 제품들의 평균 탄소배출량보다 적은 제품을 표시하는 마크다.

특히 2단계인 ‘저탄소제품라벨’은 탄소를 줄였거나 줄이기로 약속한 제품으로써 탄소배출량 정보를 소비자들에게 공개하고 최대한 탄소가 덜 나오게 제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기 때문에 소비자는 라벨이 붙은 제품을 사기만 해도 탄소 감축에 기여하게 된다.

▲왼쪽부터 단계인 ‘탄소배출량 라벨’, 2단계인 ‘저탄소제품 라벨’,  3단계인 ‘탄소중립제품 인증’

<자료제공=한국환경산업기술원>



총 1429개 제품 탄소배출량 인증


최근 한국환경산업기술원에서는 탄소성적표지제 도입 5주년을 맞아 제도 활성화에 기여한 기업 및 개인에게 표창·상장을 시상했다.

환경부 장관 표창을 수상한 한국서부발전(사장 조인국)은 지난 2011년도 환경부에서 시행한 ‘환경영향물질 국가 표준 데이터베이스 구축사업’에 참여하는 것을 기반으로, 2012년 6월 국내 최초로 발전소에서 생산되는 전력에 대해 탄소배출량 인증을 획득했다.

2013년 11월에는 성능 개선 등 온실가스 감축 노력으로 서인천복합발전본부와 군산복합발전처 생산 전력에 대해 저탄소제품인증을 취득했다. 군산복합발전처에서 생산되는 전력은 탄소배출량이 국내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다.

같은 상을 수상한 LG하우시스는 9월 현재 총 21개(저탄소인증 2제품 포함) 제품의 탄소성적표지 인증을 보유하고 있다.

2009년 열매·폐열·스팀보일러의 연료 교체로 온실가스 5만253tCO₂eq 감축, 해외 자발적 탄소 시장(VCS)에 국내기업 최초로 등록된 것을 시작으로 건축자재업계 처음으로 탄소성적표지로 인정받은 PVC바닥재 VIP타일 ‘갤런트’는 에너지 재활용 및 원료 사용을 최적화해 18kgCO₂배출되면 탄소를 15.1kgCO₂로 16% 감축하는 성과를 일궜다.

이처럼 탄소성적표지 제도 도입 후, 친환경 기업이미지 제고를 고려한 기업들의 참여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환경산업기술원에 따르면 실질적인 온실가스 감축을 이룬 저탄소제품 인증 228개 제품을 분석한 결과, 이산화탄소 감축 효과가 약 200만톤으로 이는 제주도 전체가 1년 동안 전기를 사용할 때 배출되는 온실가스 양과 같으며 30년생 소나무 약 2억8000만 그루를 식생한 효과와 맞먹는다.

현재까지 식·음료, 생활용품, 전자제품, 운송·서비스 등 총 1429개(누적 2014년 6월말 기준) 제품이 인증을 받았으며, 자세한 정보는 홈페이지(www.edp.or.kr)에서 확인 가능하다.

‘탄소중립제품 인증’ 올해부터 도입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은 5년간의 성과를 정리해 탄소성적표지 제도를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대표적인 인증제도로 확립하고 저탄소·친환경 소비문화의 표지판으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서 2단계인 저탄소제품 인증 도입 이후 3단계인 ‘탄소중립제품 인증’을 올해부터 도입한다. ‘탄소중립제품 인증’이란 탄소배출권 구매 및 기타 감축 활동을 통해 탄소배출량을 0으로 만든 제품에 부여하는 인증제도로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은 관련 법률 및 규정을 개정해 시범 인증을 시작한다.

또한, 제도 확산을 위해 홍보에도 힘쓴다. 먼저 인증제품들을 모은 정보집을 발간해 각 단체 및 소비자를 대상으로 녹색소비 실천을 위한 자료 및 인증제품 홍보자료로 활용되도록 구성한다고 밝혔다.


 


매년 국민을, 대상으로 인식도 조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홍보방향을 수립한다는 계획이다. 탄소성적표지의 국민 인식도는 2011년 39% 였으나 2012년 43.9%, 2013년 46.3%로 매년 향상 추세를 보이고 있다.

신규 환경성지표인 물발자국을 환경성적표지 내에 반영하는 방안 또한 추진 중에 있다.

하나의 제품이나 서비스 전 과정에 이용되는 물 사용량을 제품에 표기하는 ‘물 발자국’은 최근 급격한 기후변화로 인한 수자원 이용·관리의 중요성이 증대됨에 따라 OECD 국가 중 유일하게 ‘심각한 물 스트레스 국가’ 꼽힌 우리나라의 수자원 절약을 위해 꼭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도입을 위해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은 지난해 9월, 현행 6대 환경성지표(자원소모, 지구온난화, 오존층영향, 산성화, 부영양화, 광화학적 산화물 생성)에 ‘수자원 영향’을 추가하고 제품 전 과정에서 사용되는 물 사용량을 정량화한 물발자국 정보를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 현재는 업체를 모집해 이와 관련한 시범인증을 추진 중이다.

▲가수 씨스타와 케이윌



탄소감축 안해도 친환경 인증 논란


하지만 탄소성적표지 제도가 빛 좋은 개살구라는 지적도 있다. 기업의 참여도는 높지만 실질적인 감축으로는 이어지지 못한다는 것이다.

제품 생산 전 과정의 배출량만을 표기하는 1단계 ‘탄소배출량 라벨’을 부여받은 업체와 실제 탄소배출을 줄여 ‘저탄소제품라벨’ 인증 받는 2단계 업체 간의 차별적 혜택이 없기 때문이다.

1단계만 받아도 기업체는 광고나 홍보에 활용할 수 있어 탄소성적표지 참여 업체 대다수는 실질적 감축 없이 친환경 기업 이미지를 획득할 수 있다.

설상가상으로 1단계와 2단계 차이에 따른 인센티브 또한 없다. 기업의 입장에서 2단계 인증을 위한 인력·비용·시간에 비해 얻어지는 결과물이 적다 보니 온실가스 감축에 대한 의지는 자연스럽게 떨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때문에 참여 업체 대다수는 1단계에만 머무르고 있다. 실제로 탄소성적표지 인증을 받은 1475개 제품 중 실제로 탄소배출량을 줄인 제품이 228개에 불가, 전체의 15.5% 수준이다.

탄소성적표지제는 단기간에 많은 업체와 소비자들에게 호응을 얻었다. 또한 약 200만톤이라는 성과를 보이며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대표적 제도로 각광받고 있다.

하지만 보이기 용이라는 우려 또한 적지 않기에 인센티브와 같은 단계에 따른 기준마련을 통해 실질적 성과를 늘려나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yeon@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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