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일보]김원 기자=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원장 이병권) 바이오닉스 연구단과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병원장 윤도흠)은 기존의 대형수술로봇으로는 적용할 수 없었던 미세한 수술영역에 적용 가능한 차세대 미세수술용 능동 캐뉼라(active cannula) 로봇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캐뉼라는 의료용으로 쓰이는 금속으로 된 직선형 관이며, 능동 캐뉼라는 모터로 구동이 돼 방향 조정이 가능하도록 한 것을 말한다. KIST에 따르면 개발된 능동 캐뉼라 로봇은 슬림화, 고강성화, 조향성 강화 및 소형화를 목표로 개발됐다.

지난 6월15일 세브란스병원에서 진행된 제1차 카데바 실험

<자료제공=KIST>

인체 내 삽입되는 부분의 외경이 4mm급으로 매우 가늘며, 상하좌우로 90도 구부러짐이 가능한 동작 범위를 가져 기존의 직선형 수술도구로는 접근이 불가능한 뇌의 깊숙한 영역까지 접근이 가능하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연구팀은 또한 500g의 무게를 안정적으로 지지 할 수 있는 견고한 고강성(high stiffness) 조향 기구부를 개발했다. 이러한 동작 성능은 기존 수술 미세 로봇들에서는 구현하기 힘들었던 기술이다.

연구팀은 로봇의 끝단에 종양조직을 적출할 수 있는 겸자(forceps)를 장착했다. 수술 집도의의 양팔, 손목, 손가락의 모션을 모방한 조종장치를 통해 로봇과 겸자를 자유롭게 조종할 수 있도록 하여 수술 도구의 방향 전환 성능을 강화했다.

아울러 수술 집도의와 보조의간의 협업이 용이하도록 로봇 몸체를 소형화해 비좁은 수술환경에서 쉽게 이동, 설치가 가능하고, 의료진의 움직임을 방해하지 않고 수술을 보조하도록 설계했다.

카데바 실험 통해 활용성‧기능성 개선

KIST 능동 캐뉼라 로봇의 실제 사용을 위해 협력한 곳은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의 김선호 교수팀. 김선호 교수팀에서 실시하는 수술은 최소침습 뇌종양 수술이다.

이는 환자의 얼굴 중심부분에 위치한 뇌하수체 부근에 위치한 종양을 두개골의 절개 없이 코를 통해 젓가락과 같이 가늘고 긴 수술도구를 넣어 종양을 제거하는 수술이다.

KIST에서 개발한 미세수술로봇은 수술 보조사로서, 기존의 수술도구로는 접근할 수 없었던 영역에 수술 로봇이 접근해 의사의 양손을 대신하여 수술을 진행한다.

KIST와 연세대학교는 지난 6월 1차 카데바(사체) 실험을 통해 실제 수술에서 활용성과 기능성이 개선된 수술로봇으로 11월2일 세브란스병원에서 2차 카데바 실험을 진행했다.

KIST 강성철 박사는 “이번에 개발한 수술로봇은 콤팩트한 사이즈와 다자유도의 조향성능으로 인해 기존의 수술로봇을 사용할 수 없는 신경외과, 안과, 정형외과 등의 뇌수술, 척추수술, 안구수술 등 미세수술 영역에 광범위하게 사용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향후 협력연구와 임상실험을 통해 미세 수술로봇이 실제로 환자들에게 쓰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수술로봇 연구에는 KIST 의공학연구소 바이오닉스 연구단의 강성철‧이우섭‧김계리 박사가 주관했고,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세브란스병원 신경외과의 김선호 교수와 KAIST 기계공학과 권동수 교수가 공동으로 참여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KIST 기관고유 사업으로 지원됐다.

parksoonju@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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