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일보] 김승회 기자 = 얼마 전 파라벤 치약과 트리클로산세안제 등 우리 일상생활과 밀접한 관계에 있는 생활용품 속에 함유된 성분이 암유발 가능성이 제기되 이슈가 됐다. 그런데, 이 트리클로산이 함유된 비누가 홈쇼핑을 통해 판매되어 논란이 일고 있다.

해당 브랜드는 지난 5일 홈쇼핑을 통해 여드름비누로 강조해 판매했다. 물론 트리클로산에 대한 위험성은 전혀 언급되지 않았으며, 게다가 체취방지 및 여드름 예방에 좋다는 내용으로 홍보했다.

트리클로산 성분은 국정감사에서도 지적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EU에서도 수입금지 결정을 내린 성분이다. 트리클로산은 수돗물의 염소성분과 만나면 발암물질인 염화 다이옥신과 클로로포름이 생성된다. 따라서 수돗물과 함께 사용하는 치약과 비누 등에 트리클로산이 함유되면 암을 유발할 수 있다.

미국샌디에이고 의대 연구진이 실시한 동물실험 논문에 따르면6개월간 트리클로산에 노출된 쥐는 간 종양에 걸릴 가능성이 더 높고 종양 크기도 더 큰 것으로 밝혀졌다.

미국캘리포니아대(UC) 샌디에이고의 화학과/생화학과/약리학과의 로버트튜키교수와 UC 데이비스의 브루스해먹 교수 등은 이런 내용을 포함한 논문을 17일(현지시간) 발행된 미국 학술원회보(PNAS)에 실었었다.

샌디에이고 의대 연구진은 "쥐의 트리클로산 노출기간인 반년은 사람에게 약 18년에 해당돼 인간도 간섬유화나 암이 생길 위험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소비자용 제품에서 이 물질이 널리 쓰이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이 물질의 사용에 따른 이득은 그리 크지 않은데 사람에게 간 독성 위험이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와 같은 연구결과에 대해 미국 식품의약국(FDA)는 최근 트리클로산이 호르몬 분비 장애나 근 수축 방해를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잇따라 나와 트리클로산의 사용 제한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전한 상황이다.

UC 데이비스해먹 교수는 "손을 씻는 데 사용되는 물비누처럼 트리클로산이 많이 사용되는데 그에 따른 이득은 적다면 이를 사용하지 않도록 함으로써 트리클로산의 인체/환경 노출을 줄일 수 있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트리클리산 성분이 함유된 비누가 시중에 유통되자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이미 국내외에서 암유발 가능성이 높은 물질로 규정한 성분이 함유된 비누가 여드름비누로 소개되고 있어 소비자들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며 “이미 화장품 업계에서는 트리클로산을 사용하지 않는 추세다. 화장품 유해물질에 대한 소비자들의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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