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볕이 따뜻한 21일 오후 두 시, 성산2동 주민센터 3층 강당에선 아주 특별한 만남이 있었다. 2015년 상반기 장애아동 인연맺기 프로그램인 ‘마포 휘북이학교’의 16번째 입학식이 열린 것이다. <사진제공=마포구>


[환경일보] 석진하 기자 = 봄볕이 따뜻한 21일 오후 두 시, 성산2동 주민센터 3층 강당에선 아주 특별한 만남이 있었다. 2015년 상반기 장애아동 인연맺기 프로그램인 ‘마포 휘북이학교’의 16번째 입학식이 열린 것이다.

장애아동 18명과 학부모 18명 및 대학생 자원봉사자 27명 등 총63명이 참석해 서로 인사를 나누고 얼굴을 익히는 시간을 가진 가운데 함박웃음이 넘쳐났다.

지난 2007년 3월20일, 인연맺기학교 운영으로 시작한 ‘마포 휘북이학교’는 장애아동들이 천천히 휘파람을 불며 즐겁게 나아간다는 뜻을 담은 이름처럼 또래에 비해 느리더라도 재밌게 웃으며 함께 할 인연들이 모였다.

명지대학교 학생들이 만든 봉사동아리로 시작한 ‘휘북이학교’는 2010년부터 KT&G 복지재단 협력동아리로 선정되어 지원협약을 맺고 2012년엔 전국대학연합 봉사동아리로 발전해 이제는 ‘휘북이학교’를 거쳐간 교사가 어느덧 300명을 돌파했다.

2010년부터 ‘휘북이학교’에 참여하고 있는 김필만(30·역사학과 4년)회장은 “휘북이학교에 참여하는 중에 외국으로 어학연수를 다녀오기도 했지만 귀국하고는 다시 돌아와 학생들과의 만남을 이어나갔다”며 “지금 맡고 있는 학생은 학생이 초등학교 4학년일 때 처음 만나 중학교 2학년이 된 지금까지 돌보며 성장하는 걸 보고 있다. 이제는 마치 친조카같이 느껴진다”며 웃었다.

김 회장은 “대학을 졸업하고도 휘북이학교 교사로서 활동을 이어나가는 분들이 세 분이나 있다. 단순히 봉사한다는 생각보다 각자가 맡고 있는 아동들에게 애정을 가지고 다가가는 것이 휘북이학교의 지속이유”라고 말했다.

‘마포 휘북이학교’에서는 매년 상·하반기 각 3개월씩 대학생 자원봉사자와 지적·발달·뇌병변 장애 등을 지닌 아동들이 매주 토요일 13:00~16:00까지 일대일로 만나 친밀감 형성과 정서 발달을 위한 다양한 놀이 프로그램들을 함께 한다.

21일 개강한 16번째 ‘마포 휘북이학교’는 ▷레크리에이션 ▷각종 야외활동 ▷카네이션 만들기 ▷영화보기 ▷편지쓰기 ▷보물찾기 등 장애아동들의 정서와 발달 상태에 맞춘 놀이를 각 활동시간마다 전개할 계획이다.

2012년부터 전국대학연합봉사동아리로 규모가 커진 ‘휘북이학교’는 이제 10개교 이상 대학의 학생들이 참여한다. 참여하는 대학생들의 연령대도 21살에서 30살까지 다양하다.

몇 년 전부터 아동들을 맡아온 대학생들도 있지만 올해 입학식에서 아동들과 첫 만남을 가진 대학생들도 있다.

2013년부터 마포구장애인부모회 회장을 맡고 있는 장현아(49)회장은 “2006년 다섯 명의 구성원으로 시작한 장애인부모회 회원들이 우리 아이들이 맘 편히 배우고 뛰어놀 공간을 찾기 시작한 것이 지금 휘북이학교의 시작”이라며 “벌써 16번 째 입학식을 실시하게 된 휘북이학교는 지역 장애인아동들을 위한 돌봄과 격려 및 소통을 위한 소중한 공간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장 회장은 “휘북이학교에 참여하는 아동들과 학부모님들의 만족도 또한 높은 편”이라며 “참여 아동과 학부모님의 원하는 바가 조금씩 다른 점도 있다. 일례로 외부활동이 좀 더 활성화되길 바라는 학부모님들이 많다. 이런 점들을 수합해 휘북이학교가 여럿이 함께 하는 참여 공동체로 더욱 거듭나기 위해 앞으로 더 많은 소통과 지원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래보다 조금 더 특별한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시작한 ‘휘북이학교’는 어느덧 16번 째 입학식을 맞았고 앞으로 더 많은 입학식이 열릴 것이다. 단순히 지역주민의 편의를 위한 프로그램이었다면 이렇게 오래 지속되기는 힘들었을 것이다.

천천히 그러나 멈추지 않는 거북이의 걸음으로 ‘휘북이학교’가 나아가려면 지속적인 관심과 격려가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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