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일보]박시나 기자 =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늘 한가윗날만 같아라’ 이 속담처럼 예로부터 한가위는 풍성하고 넉넉함의 상징으로 여겨왔다. 오곡백과가 영그는 계절, 수확의 기쁨이 마음까지 넉넉하고 여유롭게 해 명절의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이런 이유로 명절 음식 역시도 정해진 양보다 푸짐하게 준비하는 것이 우리네 미덕으로 통한다.
이렇다 보니 명절 후 남은 음식을 처리하는 것도 주부들에겐 골칫거리다. 명절 연휴가 끝날 즈음엔 남은 음식을 보며 한숨 내쉬는 주부들도 적지 않다. 남은 음식이 아까워서 식탁에 몇 번이고 올리지만 도통 젓가락이 가지 않으며 외면당하기 일쑤다.


그렇다면 번거롭지 않은 방법으로 남은 음식을 제대로 활용할 방법은 없을까? 차례음식은 이미 요리가 완성된 상태여서 조금의 아이디어만 보태면 훌륭한 별미로 재탄생할 수 있다. 차례음식보다 인기 있는 남은 음식 활용 노하우를 소개한다.


▷송편
추석 때 가장 흔히 남게 마련인 송편. 콩이나 깨를 넣어 조물조물 만들어 먹으면 명절 기분을 즐길 수 있는 음식 중 하나이다. 하지만 남아서 굳어져 버리면 아예 손이 가지 않는다. 냉동실 한켠으로 밀려나기 전, 남은 송편을 색다르게 즐길 방법이 있다.
-살짝 튀겨서: 프라이팬에 기름을 조금 두르고 살짝 튀겨 익힌다. 바삭한 겉과 쫄깃함 속에 달콤한 속 재료가 어우러져 아이들 간식으로 혹은 바쁜 아침 간단한 식사로도 충분하다.
여기에 시럽과 견과류를 곁들이면 맛있는 송편 맛탕으로 재탄생 한다. 일반적인 송편의 맛과는 사뭇 다른 맛을 선사한다.



▷튀김류
집집마다 많이 남는 것이 전이나 튀김류가 아닐까? 기름기가 많은 음식은 다시 가열하다 보면 수분이 빠져 눅눅해지고 맛이 텁텁해지기 쉽기 때문에 아예 다른 요리의 주재료로 활용하는 것이 좋다.
전과 튀김은 식용유에 바삭바삭하게 튀겨낸 뒤 새콤달콤한 소스를 곁들여 중국식 탕수를 만들면 아이들도 무척 좋아한다.
전이 남았다면 찌개에 넣어 맛을 내도 좋고 생선전, 표고버섯전 등을 한 번에 모아 모듬 전골을 만들어도 궁합이 잘 맞는다.
전골은 은근한 육수에 마늘, 국간장, 소금, 후추로 간을 맞춰 끓이며 즉석에서 먹으면 풍미가 더욱 좋다.
<김치 모듬전 전골 만들기>
1. 냄비에 남아 있는 여러 종류의 전들을 넣고 적당량의 물을 넣는다.
2. 김장김치도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서 넣는다.
3. 추석에 남은 한우 국거리도 100g 정도 넣는다(국거리가 없을 시 생선구이를 첨가해도 무방).
4. 국물을 끓이면서 다진 파와 마늘을 넣고 고추장과 소금으로 간하며 얼큰하게 끓인다.



▷나물
전이나 튀김 못지않게 많이 남는 음식이 나물 반찬이다. 나물은 특히 쉽게 상하기 때문에 더욱 신경쓰이는 반찬이다. 이런 나물들은 잘게 썰어 찬밥과 같이 끓이면 영양 만점의 죽을 만들 수 있다.
또 밀가루와 달걀을 넣고 엉길 정도로 반죽해 빈대떡 지지듯 지져먹어도 색다른 맛을 즐길 수 있다.
이외에 나물을 잘게 썰어 밥과 생선(남은 조기), 계란과 전분 가루를 넣어 반죽해서 기름에 부치면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주먹밥으로도 변신이 가능하다. 나물 무침에 손도 대지 않던 아이들이 전으로 부치면 처음 본 음식인 듯 반기며 좋아한다.
밥 한 공기 양과 잘게 썬 나물, 참기름, 깨소금 등을 섞어 한 입 모양으로 뭉쳐주면 바로 완성된다. 간편하게 주먹밥으로 만들면 아이들 한끼 식사로도 제격이다. 주먹밥은 나물 등 채소를 먹지 않는 아이들에게도 효과적이다.



▷잡채
명절 음식 중 빼놓을 수 없는 음식이 바로 잡채다. 잡채는 손이 많이 가는 음식으로 평상시 자주 만들기는 힘들지만 가족이 모이는 명절엔 빠지지 않는 음식이다. 한번 만들면 여러 재료가 첨가돼 소량을 요리하기란 여간 힘들지 않다. 특히 식어서 굳어진 잡채는 다른 요리가 불가능 할 듯도 보인다. 이런 잡채도 분식점 인기메뉴인 김말이로 만들 수 있다.


<잡채 김말이 만들기>
1. 남은 잡채를 꺼내 팬에 기름을 두르고 중불에서 살살 볶는다.
2. 김밥용 김을 펴고 볶아진 잡채를 김 위에 얹고 두껍지 않게 김밥처럼 말아준다.
3. 김말이 옷을 입힐 튀김가루를 물을 넣어 적당한 농도로 만든다.
4. 자른 김말이에 튀김옷을 입혀 적당한 온도로 바삭하게 익혀준다.


▷북어
차례나 제사상에 올렸던 북어는 주로 북어국을 끓이는 경우가 많은데 가시를 발라내고 강판에 긁어 보푸라기를 만들어 반찬으로 활용해도 괜찮다.
소금, 설탕, 참기름을 넣고 무치면 부드러우면서도 고소한 맛이 노약자들의 밑반찬으로 제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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