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일보 = 서효림 기자] 사상 초유의 선거구 공백이라는 난관에도 불구하고 제20대 총선에 출마하는 예비후보자들의 움직임은 후끈하다. 거센 바람에 흔들리는 선거판에 녹색의 미풍이 불고 있다. 예비후보등록을 마친 후보자들 가운데 환경 관련 경력을 가진 예비후보자들이 있어 눈길을 끈다.

 

녹색표방 만들어진 정당…국내 최초 동물권 도입

 

동작 갑에 출사표를 던진 이유진(녹색당) 예비후보는 서울시 원전하나줄이기 정책과 영덕의 탈핵 운동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맡았다. 녹색당은 지난 2012년 탈핵과 에너지 전환, 그리고 생태적 지혜를 표방하면서 만들어진 정당이다. 이 예비후보는 제21차 기후변화협약당사국총회 당시 제출한 한국의 감축목표에 대해 감축량 채택방식이 개도국이 채택하는 방식을 고수했다는 점에서 국제 사회의 비난을 면치 못할 것이라며 “개발도상국 수준의 미흡한 목표”라 강하게 비판했다.

또한 녹색당은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동물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동물권 선거운동본부’를 구성했다. 동물권은 단순한 애완동물의 권리 보장이 아닌 인간과 동물이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사회에 대한 논의를 말한다. 이를 위해 헌법적 차원에서 국가의 '동물보호의무'를 명시 △생태적 도시 정책 △공장식 축산을 동물복지축산으로 전환 △동물학대 제로 사회 △야생동식물 서식지의 보존과 복원 등 5대 정책을 발표했다.

 

 

시민운동가 출신 녹색정치인…지구 생명 지킬 전략 준비

 

'대한민국 제1호 녹색정치인’이라는 수식어를 갖는 은평을 김제남(정의당) 예비후보는 국회 입성 전 탈핵을 요구하는 시민운동의 현장을 함께 한 녹색운동 출신의 국회의원으로 이를 바탕으로 원전 안전대책을 촉구하고, 기후변화 위기에 대응해 온실가스를 감축하고 재생에너지를 확대하는 정책의제와 법안을 만들었다. 지난해 10월에는 에너지 복지, 기후변화 대응을 강화하기 위한 에너지법, 국민 수용성 강화하는 에너지이용 합리화법, 소규모 FIT(발전차액지원)제도 재도입을 위한 신에너지 및 재생에너지 법, RPS제도에 따른 과징금을 신ㆍ재생에너지 촉진에만 사용토록 하는 전기사업법의 일부법률개정안을 발의해 관심을 모았다.

김 예비후보는 “핵발전소 위협으로부터의 안전, 자연에서 얻는 재생에너지, 방사능 등으로부터 오염되지 않은 먹거리, 중국발 미세먼지로부터 깨끗한 공기, 기후위기로부터 지구생명을 지키는 일은 시민의 삶과 밥을 지키고, 우리 아이의 미래를 지키는 일”이라며 압축성장 과정에서 생긴 새만금 개발, 핵폐기장 등 거대 이슈 뿐 아니라 생활 속의 의제를 해결해 가는 녹색후보로서의 전략을 준비하고 있다.

 

지속가능한 미래 도시…시민 참여에서 답 찾다

 

수원 갑 이재준(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는 (사)녹색환경연구소장을 지낸 행정전문가이다. 이 예비후보는 수원 장안구의 2선 현역의원인당 이찬열 경기도당 위원장에 경선 도전장을 냈다.

지난 2013년 수원에서 열린 ‘생태교통수원 2013’ ICLEI(자치단체 국제환경협의회) 및 유엔 HABITAT(인간주거계획) 등과 함께 수원시 행궁동 일원에서 열린 행사로 주민들이 자가용 이용을 자제하고 자전거 등 무동력·친환경 동력수단과 대중교통을 이용해 생활하는 과정을 기록했다. 개최과정에서 일부의 반대와 우려에도 불구하고 성공적으로 막을 내린 생태교통시범사업은 지속가능한 미래도시의 모습을 보여주며 수원시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계기가 됐다.

또, 도시의 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으로 ‘주민참여’를 제시하며 도시재생의 핵심으로 주민의 역량을 꼽았다. 이 예비후보는 “낙후된 원도심‧구도심을 재생하기 위한 각종 사업들을 추진함에 있어 가장 핵심이 되는 것은 주민들이 참여하여 주민스스로 도시재생을 해나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총선 공약을 구상할 때도 구민의 불편을 토론을 통해 만들어 내는 ‘백가지 상상 프로젝트’를 준비해 현실과의 괴리감 줄이기에 나섰다.

그는 녹색도시전문가답게 친환경적인 첨단산업단지 조성·공장이전을 통한 주거환경 개선등을 제안했다. 고품격 화장실산업 집적단지도 눈길을 끌고 있다. 수원시는 故심재덕 전 시장을 시작으로 깨끗한 화장실문화를 꽃 피운 바 있다.

 

탄소배출권 도입 앞당긴 환경전문가…지역발전 위해 출사표

 

한국환경공단의 초대 이사장 출신인 박승환(새누리당)예비후보는 옛 한국환경자원공사와 환경관리공단이 통합된 공단의 이사장을 맡으며 녹색성장의 선봉에 섰다. 그 시기는 세계의 많은 나라들이 성장과 환경의 균형점을 찾는 지속가능한 성장을 추구하던 시기이다.

임기 중 신재생에너지, 그중에서도 폐기물 플랜트 분야를 중점 연구해 과거 소각하거나 매립하는 식으로 처리했던 생활쓰레기를 RDF(Refuse Derived Fuel)라는 고형연료로 바꾸거나 음식물쓰레기 등 유기성 폐기물이 숙성될 때 생성되는 메탄가스를 이용해 에너지를 만드는 기술을 확보했다. 박 예비후보는 “날로 엄격해져 가고 있는 환경규제는 제약이 아닌 기회”라고 하며 새로운 규제와 함께 발전하는 시장과 정부의 지원을 강조했다. 같은 맥락에서 탄소배출권 거래제의 빠른 도입을 이끌었다.

환경공단의 ‘글로벌 환경전문기관 성장’에 역점을 둔 박 예비후보는 국내 환경산업체들의 해외 진출을 위해서는 공단의 전문성과 역량에 대한 신뢰를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해외국 정부와의 네트워크를 강화하기 위해 정부 간 협력관계의 바탕이 되는 양해각서(MOU)를 21건 체결하기도 했다.

16대째 선대부터 동래에 살고 있는 동래 토박이인 박 예비후보는 법률·경제·환경분야의 경험과 실무능력을 바탕으로 지역발전을 위한 노력을 준비하고 있다
.

 

저작권자 © 환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