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기포털 검색어 상위를 놓치지 않는 것이 공기청정기다. 바꿔 말하면 대한민국의 공기질 상태가 양호하지 않다는 의미다. 언제부터인가 기상예보에 거의 빠지지 않고 미세먼지 농도가 등장한다.

며칠 전에도 기상청은 서울 등 한반도 서쪽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 '나쁨'수준이며 동쪽은 '조금 나쁨'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세먼지는 일상에서 고려할 대상이며 국민들의 주요 관심사중 하나가 됐다.

작년 시월 중순엔 수도권 지역에 예년보다 열흘 이상 빨리 미세먼지가 침투해 며칠간 뿌옇게 흐렸고, 일부 지역에선 고농도 미세먼지가 측정되면서 외출자제 권고도 나왔다.

미세먼지의 입자크기는 머리카락 굵기의 1/7정도, 초미세먼지는 1/30정도다. 납이나 수은 같은 중금속과 각종 유해물질이 포함된 미세먼지는 호흡기나 폐에 직접 침투할 수 있어 1급 발암물질로 분류되어 있다.

비공식발표이긴 하지만, 2015년 전국 초미세먼지 농도는 연평균 26.5㎍/㎥로 우리나라 법정 관리기준인 25㎍/㎥를 초과한 수치다. 세계보건기구(WHO)의 권고기준이 10㎍/㎥ 임을 볼 때 우리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매년 추위가 시작되는 10~11월부터 중국의 화석연료난방이 늘면 미세먼지 역시 급증하고, 설상가상 가뭄이 이어지면 상황은 더 악화된다. 창문 닫고, 물 뿌리고, 경보체제 살피고, 외출을 자제하고 마스크를 쓰는 것이 대책이라니 답답한 노릇이다.

미세먼지도 문제지만, 실내공기 역시 만만치 않다. 미국 환경보호청(EPA)에 따르면 실내공기는 외부 공기에 비해 오염도가 100배 이상 높고 오염물질의 폐 전달률은 1000배가량 높다. 면역력 약한 아이들과 호흡기 질환자들은 오염 공기에 취약해 실내공기를 특히 깨끗하게 유지해야 한다.

실내환경은 삶의 공간이며, 건강과 직결되는 장소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실내공기에 무관심하다. 그래서 실내공기 개선을 위한 정보가 제대로 제공돼야 하고, 국민의식수준을 높이기 위한 바른 교육도 필요하다.

공기청정기 또한, 필수 가전제품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요즘 다양한 제품들이 출시되고 있지만, 청정 기능은 눈으로 확인이 불가능해 제품에 표기된 국가시험기관측정 청정능력과 에너지소비효율 등급, 이산화탄소 발생량을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아직까지는 성능을 가시화시키는 방법이 개발되지 않아 자칫 과대광고로 인한 잘못된 제품선정도 있을 수 있다. 간혹 빛의 색으로 실내공기질 상태를 알려주는 제품도 있지만, 10㎛ 이상 큰 입자들에 국한하기 때문에 초미세먼지와는 상관이 없다.

자칫 공포분위기를 확산시키는 무책임한 보도와 공포마케팅으로 인해 제 기능을 못하는 공기청정기 제품들이 팔려나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설치 시에도 실제 사용 면적과 에너지 소비효율을 확인해야 하는데 사용공간보다 2~4배 이상 큰 용량을 선택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전문가들의 권고가 있다.

개개인의 자발적 노력도 중요하고 정부 역시 국민의 환경복지를 충족시킬 바른 지침을 서둘러 개발 보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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