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사, 초미세먼지 등이 기승을 부리면서 실내 거주 시간이 늘고 있다. 문제는 실내공기질도 건축자재 등으로 인해 안전을 보장하기 어렵다는 사실이다.

가정의 필수품인 가구는 접착제와 방부제 사용으로 폼알데하이드, 휘발성유기화합물질 등을 품고 있어 확인이 필요한 대상이다. 오염된 실내공기는 두통, 어지러움증, 피로 등을 유발하고 비염, 기관지염, 기관지 천식 등 호흡기 질환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가구를 선택할 때도 디자인, 가격과 더불어 친환경성도 따져봐야 한다는 의미다. 공인기관으로부터 환경마크 인증을 받은 가구는 납, 카드뮴, 수은 등 유해물질 함유량이 일정 수준 이하인 페인트를 사용하고, 폼알데하이드 등 실내공기 오염물질 방출량이 인체에 무해한 수준이어야 한다.

이런 배경에서 친환경이라 할 수 없는 제품들로 소비자들을 현혹시키는 행위도 벌어지고 있다. 상당수 가구업체들은 ‘E1’ 등급을 받은 가구를 친환경가구라 홍보하지만, 그 표시는 유통을 위한 최소 조건에 불과하다.

작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환경부 종합감사에서도 E1 등급 제품을 친환경가구라며 국민을 호도하는데도 실태파악 조차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원목가구와 달리 톱밥을 고온·고압으로 쪄내는 가공목재들은 접착제를 사용하며, 이 과정에서 포름알데히드가 방출된다.

단위 면적당 방사되는 포름알데히드를 측정해 SE0(~0.3㎎/L), E0(0.3~0.5㎎/L), E1(0.5~1.5㎎/L) 등급 등으로 구분하고 있는데 E2등급은 국내 유통이 불가하므로 업계에서 그럴싸하게 홍보하는 E1등급은 가구유통을 위한 최소조건이며 이를 친환경가구라고 표시하는 행위는 ‘그린 워싱(녹색위장)’ 행위로 볼 수 있다.

한국에 진출해 성장하고 있는 한 외국 가구업체는 친환경가구로 소비자들에게 다가서고 있다. 이 업체가 사용하는 목재의 50%는 재활용 나무이며, 목재의 채취·가공·유통 전과정을 추적하고 관리하는 국제삼림관리협의회(FSC) 인증을 받은 숲의 나무를 사용한다.

이 업체가 만드는 대부분 가구는 E0 수준이며, 기업 자체의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 친환경가구를 만들어 낸다는 점도 특징이다. 이런 분위기에 따라 국내 가구업계 역시 과감한 도전을 시작하고 있지만, 갈 길은 멀다.

일본은 E0보다 더한 슈퍼E0를 쓰도록 강제하고, 독일을 비롯한 스웨덴, 덴마크 등 유럽 국가들은 E1 이하의 자제 사용을 금지하고 있으며, 학생용 가구는 무조건 E0등급 이상 사용토록 강제한다. 우리와 많이 비교되는 부분이다.

좋은 나무를 사용했어도 가구로 만드는 과정에서 접착제 등 각종 화학물질이 첨가되기 때문에 친환경 가구는 가구소재, 접착제, 마감재, 코팅제 4가지 기준을 모두 만족해야 한다.

친환경가구를 선택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정부기관이 부여하는 환경마크 인증제품을 고르는 것이다. 더불어 중소 가구업체들이 공공기관 조달시장에 접근하고 판로를 개척할 수 있도록 친환경가구들을 공공기관의 친환경상품 의무구매 대상으로 지정하는 등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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