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일보] 나영호 기자 = 잉여물질이 넘쳐나는 요즘 우리는 얼마나 많은 물건들을 소유하며 살아가고 있는지 주변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많은 소유물 중에서도 특히 책은 보관하자니 먼지가 쌓이고, 버리기도 아까운 물건이다. 집집마다 여러 권씩 쌓여있는 책들은 이사 때마다 힘들게 끌려 다니다가 한계에 다다르면 결국 효용성을 잃고 재활용쓰레기로 버려진다.

사람의 인생을 바꿀 수도 있는 한 권의 값진 책이 분리수거 쓰레기통으로 들어가는 안타까움을 개선하기 위해, 서울특별시 동부공원녹지사업소에서는 야외 열린 책장 ‘생각하는 책 나무’를 보라매공원에 설치 한다고 밝혔다.

‘생각하는 책 나무’는 시민들 기증으로 책을 모으고, 시원한 나무그늘 아래에서 자유롭게 책을 읽도록 하는 도서 리사이클 프로젝트다. 이 프로젝트는 공원에 나무를 심는 마음을 담아 ‘책 나무’라는 명칭을 붙였고, 그 의미를 보여주기 위해 화분에 새싹이 돋아나는 모양으로 책장을 디자인했다.

동부공원녹지사업소에서는 직원들을 비롯해, 인근에 위치한 농심 직장 어린이집과 일반 시민들 총143명이 기증한 책 421권을 책 나무에 비치하고, 향후 지속적으로 시민들 기증을 통해 도서를 교체 및 확충해 나갈 계획이다.

컴퓨터와 스마트폰 발달로 인해 책 읽는 문화가 퇴보하는 시대에 공원 내 시원한 나무 그늘 아래 독서쉼터에서 책 한권 읽는 여유를 즐기는 것은 분주한 도시 생활 속 에코힐링이 될 것이다.

오는 15일 17시 보라매공원 열린 책장 오픈 기념으로 인근주민들이 참여해 재능기부 행사가 열린다. 독서의 즐거움을 알리는 동작 문인협회 회원들의 시낭송을 비롯해 동작구 청소년 오케스트라의 멋진 클래식 공연도 펼쳐질 예정이다.

서울특별시 동부공원녹지사업소 이춘희 소장은 “공원에 심은 ‘책 나무’를 계기로, 도서 재활용 선순환 시스템과 공원에서 책 읽는 문화가 업그레이드되길 바라며, 향후 공원에 작가 초청 인문학특강 실시 및 학생 독서 감상문 쓰기 대회도 개최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책 나무’에 도서 기증을 희망하는 시민들은 누구나 가능하며, 기증문의는 동부공원녹지사업소로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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