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50년까지 세계 인구는 90억명 이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약 35년 후엔 20억 명 분의 식량이 더 필요하다고 한다. 그러나 기후변화로 인해 물 부족현상은 계속 심화되며, 식량 생산용 토지 역시 충분치 못한 상황이다.

농업으로 인한 질소의 과다 사용은 담수 생태계를 파괴하고 바다에서 생물이 생존할 수 없는 데드존 지역을 형성하면서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이런 배경에서 인류가 생존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식량기술개발이다. 만약 1960년대 이용하던 전통적 농업기술을 계속 이용했다면, 지금 인구의 식량 확보를 위해 남미 면적의 두 배에 달하는 우림지대가 훼손됐을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GMO(유전자변형생물체) 기술이 열대우림을 구했다는 것이다.

GMO는 대표적인 생명공학기술이다. 현재 당뇨병 치료제로 사용되는 인슐린도 GMO 생산물로서 1982년 최초 상용화 이후 전 세계 당뇨병 환자들의 희망이 되고 있다. GMO 활용기술은 의학, 식품 등 다양한 산업에서 널리 활용되고 있다.

생명공학을 통해 밀과 쌀 수확량 증대, 농약 사용 감소, 질소 고정 등을 기대할 수 있다. 비타민A 결핍을 막기 위해 만들어진 ‘황금쌀’처럼 어린이들의 목숨을 구할 수 있는 GMO 기술도 있다.

그런데도 잠비아에서는 2002년 정부가 GMO 작물에 독성이 있다는 소문을 믿고 옥수수 원조를 거부해 수천 명의 잠비아 국민들이 굶어 죽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GMO는 안정성, 표시제 뿐 아니라 표현까지도 유전자 ’변형’과 ‘조작’이라는 단어를 두고 이견을 보이고 있다. 현재 상업화된 GM농산물은 국제적으로 공인된 엄격한 평가기준에 따라 70개 항목 이상의 인체 및 환경위해성 평가와 심사를 거쳐 안전성이 검증된 바 있다.

우리나라를 포함해 미국 유럽 등 60개 이상 국가에서 사료 또는 식품용으로 사용되고 있다. GM종자의 세계 종자시장 점유율도 증가해 2015년 현재 35% 이상을 차지하는 등 고부가 종자산업의 주역으로 부상 된지 오래다.

그간 GM종자의 개발과 상업화는 기술력을 선점한 선진국의 다국적 기업이 독점했으나, 이제는 세계 각 국가 간 첨단기술 경쟁의 각축장이 되고 있다.

아직도 엄청난 양의 식량이 부족한 상황임을 고려한다면 막연한 불안감을 조장해 GMO 생산을 막는 것은 무책임한 행위로 볼 수 있다. 지난 20여년 동안 한 건의 문제도 발생하지 않았던 사실과 현재 인류가 처한 식량위기 등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

우리나라는 OECD 회원국 중 인구대비 식량자급률이 가장 낮은 나라다. 농업생명공학기술의 국제 경쟁력 확보는 우리 농업의 생존과 미래 세대의 먹거리와 직결되어 있으며, 기후변화 시대 농업의 고부가 첨단 산업화를 위한 핵심 대안이다.

간기업의 R&D 기반이 부족한 우리의 경우 국가 차원의 투자를 통해 다양한 농업기술 개발에 노력해야 한다. 생명공학에 대한 이해 부족과 부정적 여론에 밀려 연구개발 투자를 주저할 경우 생명공학 기술경쟁력의 상실은 물론 결국에는 기술종속국으로 전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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