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일보] 나영호 기자 = 군데군데 부서지고, 낡아서 앉기 힘들었던 시립 북부병원의 담장 쉼터가 병원을 출입하는 환자와 가족들에게 희망의 불꽃을 심어주는 5가지 컬러벤치로 바뀌었다.

300년 된 노쇠한 느티나무가 덩그러니 놓여 있던 방배동의 보호수 공간은 하늘을 바라보며 쉴 수 있는 쉼터와 스트레칭을 위한 힐링의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이는 모두 지난 7월14일부터 17일까지 펼쳐진 ‘72시간 도시생생 프로젝트’를 통해 서울시와 한화 그리고 시민들이 직접 도심내 방치된 공간을 치유하고 재생한 결과물이다. 우리주변에 시민들의 관심을 받지 못하고 소외됐던 동네 쉼터, 보호수 주변, 그리고 일부 병원 내 공지와 같은 공간들이 9개팀이 펼치는 72시간의 아름다운 도전을 통해 활기찬 공간으로 변신하고 있다.

26일 오후 3시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는 72시간 동안 구슬땀을 흘리며 자투리 공간에 불꽃 아이디어를 담아낸 시민들에게 상장과 상금을 수여하는 ‘72시간 도시생생 프로젝트’ 시상식이 개최된다.

시민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통해 도시의 소외된 공간을 휴식처로 탈바꿈시키는 이 프로젝트는 한화그룹이 후원하고 서울시가 주관하는 민관협동 우수 공익사업이다.

이날 시상식에서도 시립병원 주변과 보호수 주변 그리고 신영동 등 낡은 마을쉼터 공간 총 8곳을 재탄생시킨 시민 참여팀들에게 상장과 상금이 전달될 예정이다.

서울시는 한화와 3년째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올해는 ‘불꽃 아이디어로 활기찬 쉼터를’이란 미션으로 시민참여 8팀을 공모로 선정했고, 한화에서는 실험적인 변화와 비전을 제시하기 위해 초청작가팀으로 참여했다.

크게는 ‘사업보국’의 창업이념을 작게는 지역사회와 ‘함께 멀리’의 가치를 실천해 온 한화는 지난 2014년부터 서울시와 손잡고 시설이나 문화가 부족하거나 도심 속 버려진 채로 있는 공간들을 찾아, 72시간(3일)동안 특색 있고 활력이 넘치는 공간으로 바꾸는 작업을 시작했다. 서울시가 2013년부터 시작한 프로젝트였던 ‘72시간 도시생생 프로젝트’는 한화와 함께하며 더욱 규모감있고 전문적으로 진화했다.

서울시는 대상지 선정과 관계된 사업의 전반적인 행정업무를, 전문가와 팀을 이룬 참여 시민들은 대상지에 대한 리뉴얼 아이디어와 실제 공사를, 그리고 한화는 공사비 전액 지원과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홍보를 담당하며 사업의 질이 전반적으로 높아졌다는 것이 건축·조경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평가다. 특히 조성 이후에도 해당 장소에서 꾸준한 문화행사를 서울시와 한화가 개최함으로써 이 프로젝트는 본래의 목적을 넘어 지역상권 활성화와 해외 관광객 유치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2014년 서울시와 한화그룹과 사업 홍보를 위해 전략적으로 조성한 이대역 앞 ‘한화 썸타는 계단’은 홍콩의 유명 여행잡지에 ‘한국에서 꼭 가봐야 할 명소’로 소개되기도 했다.

또한 한여름 밤의 청계천과 아름답게 어우러지는 60여개의 LED꽃등이 켜지는 청계천 삼일교 하부의 ‘불꽃길’, ‘단일 장소 중 가장 면적이 넓은 계단벽화’로 한국기록원의 인증을 받은 원효대교 아래 ‘불꽃 계단(이상 2015년에 조성)’에서는 가족과 연인들을 위한 문화공연과 미니콘서트 등이 꾸준하게 펼쳐지며 시민들과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 밖에도 서울시와 한화는 지난 3년간 시민들과 함께 약 30곳의 장소를 지역과 주민의 필요에 조화될 수 있는 문화와 휴식의 공간으로 재탄생시켜 왔다.

올해는 시민팀들이 재탄생시킨 8개 장소에 추가로 보라매공원의 남문 공터를 리뉴얼할 예정이다. 국내 방위 산업 리딩 기업 한화는 역사적으로 공군사관학교의 의미를 간직한 보라매공원 남문에 ‘날개’를 주제로 시민들이 즐겁게 이용할 수 있는 쉼터를 조성하고 해당 시설물 일체를 공원 측에 기증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시 최광빈 푸른도시국장은 “3일 밤낮으로 진행되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 서울시 내 소외받는 공간의 변화와 변신에 대해 시민들의 높은 관심과 응원을 엿볼 수 있었다”며 “서울시와 한화가 함께 ‘72시간 도시생생 프로젝트’가 진행됐던 지역 주변 시민들의 참여와 협조에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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