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플라멩구 해변에서 슈퍼박테리아가 검출됐다는 보도가 있어 해양 종목

출전선수들의 불안이 최고조에 달했다. <사진=국가대표 요트팀 진홍철 코치>

      


[환경일보] 서효림 기자 = 지카 바이러스와 치안·환경오염의 우려 속에 막을 올린 ‘2016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이하 리우올림픽)’이 개막 일주일이 됐지만 여전히 논란이 줄어들지 않고 있다.

박테리아 검출로 수상종목 불안 가중

 

지난 7월에는 플라멩구 해변을 포함한 리우 지역 5개 해변에 항생제 내성을 가진 슈퍼박테리아인 ‘카바페넴 내성 장내세균(CRE)’이 검출됐다는 CNN의 보도가 있었다. 플라멩구 해변은 올림픽 요트경기장을 포함하는 지역으로 해양 스포츠 경기인 조정, 카누, 요트 대표팀 불안이 최고조에 달했다.

이처럼 지난달까지만 해도 리우에서는 심각한 수질 오염으로 수상 종목 경기 자체가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이에 따라 대한체육회는 선수단 파견 전 모기에 의한 황열 예방접종과 말라리아 예방약 복용, 오염된 물과 음식에 의해 감염될 수 있는 A형 간염과 장티푸스 예방접종을 실시했다.

조정·카누 경기장 오염 특히 심각


수질이 가장 좋지 않다는 평가를 받은 곳은 조정과 카누경기가 열리는 호드리고 호수 라고야 경기장이다. 미국 조정대표팀은 박테리아 보호 재질로 이뤄진 경기복을 착용하는 등 각국 수상경기 선수들이 바이러스와 사투를 벌이고 있다.

 

2명의 선수와 1명의 지도자를 파견한 대한조정협회 관계자는 “오염이 심한지 직접 확인하지는 못했지만 문제는 없다는 보고를 받았다”며 “경기장 수질오염 수치를 확인하고 체육회의 지침에 따라 예방접종을 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결선진출을 목표로 하는 카누대표팀은 남자카약 1인승(K-1) 200m에 조광희 선수와 2인승(K-2) 200m에 조 선수와 짝을 이루는 최민규 선수가 출전했다.

카누, 조정경기가 열리는 라고야 경기장의 수질이
가장 좋지 않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진=카누대표팀 최민규선수>

 

대한카누연맹 관계자는 “경기 후 바로 샤워를 하고 물이 묻은 손은 경기 종료 후 바로 세척을 하는 등 대책을 세우고 있다”며 “전반적으로 문제가 없을 것이라 판단하지만 조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민규 선수는 “환경 문제로 모든 나라의 선수들이 불편해 하고 있다”고 현지 상황을 전했다.

특히 요트 선수들은 내항에서 열리는 조정·카누 경기와는 다르게 선수가 직접 파도에 맞서면서 몸이 물에 닿아 더 큰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지적이다.


요트 경기는 구아나바라만에 있는 마리나 다 글로리아에서 열리는데 지난해 8월 같은 곳에서 열린 올림픽 테스트 이벤트에 출전했던 한국 요트 윈드서핑 선수 조원우 선수가 고열과 구토 증세를 보여 병원에 실려가는 일이 발생한 바 있다.


요트대표팀 진홍철 코치는 “1년 전엔 바닷물이 검정색과 푸른색 투톤이었다. 흰색 요트가 기름막에 뒤덮여 갈색으로 변할 정도였다”며 “올림픽을 앞두고 브라질 당국이 인력과 장비를 투입한 결과 많이 나아졌다지만 바람이 불면 여전히 악취가 난다”고 전했다.


 

파도와 직접 맞서는 요트선수들은 물과 직접 닿아 위험에 가장 크게
노출돼 있다. <사진=대한세일링연맹>

 


리우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수질 오염과 관련된 비난 여론이 퍼지자 대규모 수질 개선에 나섰다. 올림픽 이전까지 오염물질의 80%가량을 제거하겠다고 공언한 조직위는 인력을 대거 투입해 오전과 오후 두 차례에 걸쳐 쓰레기를 걷어 올리고 있다. 그러나 이것 또한 일시적인 효과일 뿐 여전히 미봉책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리우시민들이 쏟아내는 하수는 여전히 바다로 흘러들어가고 있으며 비가 내리면 육지의 쓰레기가 유입되는 것도 속속 확인되고 있다.


리우 교훈 삼아 평창 대비해야

일각에서는 이는 비단 리우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생활하수의 유입과 무단 방류는 우리나라에서도 계속되고 있다. 지난 6월에는 생활하수 900톤을 무단방류한 인천환경공단이 벌금 500만원에 약식기소되고 이를 확인한 날 인천시 서구 경서동 공촌천에서는 잉어 등 폐사한 물고기 수백마리가 발견되기도 했다.

우리나라는 2018년 평창올림픽을 환경올림픽으로 치르겠다고 천명하고 전방위 홍보에 앞장서고 있다. 그러나 경기장을 신설하는 과정에서 수만 그루의 나무가 사라지게 됐고, 이로 인해 환경단체와의 마찰을 빚기도 했다. 이미 환경오염과 경관훼손의 우려를 겪은 평창올림픽이 리우올림픽을 교훈삼아 어떤 대책을 내놓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shr8212@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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