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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환경부가 되찾을 야성(野性)
조경규 환경부장관이 신년사를 내놨다. 초심으로 돌아가 외부상황에 흔들리지 말고 맡은 바 임무에 최선을 다하자고 환경부 직원들에게 당부했다.

시급한 환경현안의 우선 해결, 환경정책의 현장 집행력 강화, 폭넓은 경청과 소통도 강조했다. 매우 어려운 때 고심하고 내놓은 흔적이 보인다. 그런데 조 장관이 내놓은 비전이 환경부 직원들과 관계자들에게 얼마나 와 닿을지는 의문이다.

일단 금년 우리 국민들의 최대 관심은 혼란에 빠진 정국의 수습과 대통령선거, 그리고 경제회복이다. 환경은 저 멀리 있다. 미세먼지와 화학물질에 관심을 보이지만, 그건 본인들과 가족의 건강과 관련한 문제다.

환경관련 설문조사결과들을 보면 환경권은 주장하지만, 책임은 회피하는 모양새로 국민들의 환경에 대한 관심은 낮아진 것을 알 수 있다. 무책임한 정치권의 책임도 적쟎지만 지난 정부에 이어 이번 정부 역시 환경을 뒷전으로 하면서 오히려 환경부 장관까지 나서 경제를 거들었던 것도 한몫을 했다.

무책임하게 허가했던 케이블카 사업이 문화재위원회에 의해 취소되는 굴욕도 겪었다. 정체성이 흔들리면서 환경부 내부에서도 갈등이 심화되고 근무의욕이 저하되는 일도 벌어졌다.

어떻게 해야 다시 환경을 외치며 일할 맛 나는 환경부를 만들 수 있을까. 가장 우선할 것은 그동안 경제 우선의 국정논리에 휘둘려 잃어버린 환경부의 야성(野性)을 찾는 일이다.

환경부의 역할은 규제다. 브레이크다. 그저 속도 높여 달리겠다는 경제 폭주열차를 적절히 늦추는 일이다. 소신 있는 규제와 더불어 필요한 것은 융통성이다. 환경부가 규제를 통해 홀로 환경을 지키겠다는 생각은 접어야 한다.

국익을 우선으로 모든 분야의 ‘친환경성’을 높이도록 기여하겠다는 원칙을 세워야 한다. 경제와 사회 여건에 따른 환경의 변화를 지속적으로 파악 예측하고 적절한 기준을 제시해야 한다.

환경행정상 현장 지도 단속권을 가진 지방자치단체들 대부분은 예산, 조직, 전문성에서 열악하고, 중앙정부의 지침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 지자체 환경관리 현황을 정확히 파악하고 현실적인 개선방법을 찾아야 한다.

언론, 시민단체 등과의 소통은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지금 같은 방식으론 개선이 어렵다. 마음에 맞는 몇 사람 불러다 놓고 자문 받고 서명해서는 얻을 것이 없다. 많은 이해관계자들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고, 진정성을 갖고 투명하고 열린 소통의 장을 마련하고 장관도 같이 들어야 한다.

‘잘해보겠다’는 립 서비스 보다 구제역이나 AI 피해 매몰지 몇 곳을 파내 토양오염현황이 어떤지, 어떤 조치가 필요한지 밝히면 국민들이 더 신뢰하지 않을까. 환경부가 어쩌다 이렇게 눈치나 보는 약골이 됐는지 안타깝다.

편집부  iskimbest@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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