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환경일보] 하기호·박현우 기자 = 부산광역시에서 1996년부터 생곡쓰레기매립장 조성공사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쓰레기매립장에 지난 2016년 12월16일 토사를 운반하던 덤프트럭이 전복된 사고가 발생해 현재까지 전복된 상태로 덤프트럭을 방치해 놓은 현장을 취재했다.

발주처 부산광역시청 건설본부, 감리사 (주)한국종합기술, 시공사 KR산업으로, 현재 생곡쓰레기매립장 2-1단계 조성공사가 진행 중이며 2021년까지 공사가 예정된 곳이다.

이번 사건은 2016년 4월5일부터 2019년 3월20일까지 진행되는 하단지구 침수지 정비사업(시공사 협성건업(주)) 공사 현장인 사하구 하단동에서 토사를 생곡쓰레기매립장으로 반입하면서 사고가 발생했다. 

이에 덤프트럭 K운전기사는 “현장 관리자의 지시로 운반했다가 트럭이 전복됐다”며 “매립장내에 신호수가 있었다면 사고가 발생하지 않을 상황이었다”라고 말하면서 덤프트럭의 수리비를 KR산업에 요청한 상황이었다.

취재진이 알아본 봐 생곡쓰레기매립장 토사운반 설계에는 매립장 임시야적장에 토사·골재를 야적한 후 현장에서 소운반하도록 돼 있었다.

현장에서 운반 설계대로 임시야적장으로 토사를 운반했다면 발생하지 않을 안전사고가 발생 한 것에 대해 KR산업 S소장은 “토사운반 설계에는 소운반하도록 돼 있으나 동절기·우기철을 대비해 일부 토사를 보관하기 위해 일부 덤프트럭이 임시야적장이 아닌 매립장 안으로 토사를 운반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라고 변명했다.

그러곤 “생곡쓰레기매립장 내 작업 시 사용되는 장비에 대해서만 신호수 등 안전관리가 적용되고 다른 여러 사업장에서 반입되는 토사 운반 트럭에 대해서는 신호수 등의 안전관리에 대해 책임이 없다”며 “사고 당일 오전에 하단에서의 토사 반입을 알지 못했으며 협력업체 누군가가 매립장으로 운반하라는 말에 덤프트럭들이 매립장 안으로 이동해서 운전자의 과실로 사고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덤프트럭의 운전자 과실로 사고가 난 것에 대해서는 사실상 KR산업에 모든 책임은 없으며, 일부 협성건업(주)에서도 책임이 있으므로 서로간의 협상을 통해서 사고처리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협성건업(주) S소장은 “사고가 일어난 곳은 다른 현장이므로 생곡쓰레기매립장 덤프트럭 전복사고에 대해서는 협성에서는 책임질 이유가 없다”며 잘라 말했다.

협성건업(주)에서도 KR산업과 마찬가지로 자신들의 현장 내 작업 시 사용되는 장비에 대해서만 신호수 등 안전관리가 적용되고 다른 여러 사업장에서 반입되는 토사 운반 트럭에 대해서는 신호수 등의 안전관리에 대해 책임이 없다는 입장이다.

(주)한국종합기술 책임감리단장은 “이 사고에 대해서 회의를 통해 계속해서 대책마련을 하고 있다. 현재 부산안전보건공단 부산지역본부나 노동청에서는 신고접수가 되지 않아 1월4일에 강서경찰서로 신고했으며 다음 날 오전 10시40분경에 경찰이 현장 방문해 조사를 하고 갔다”고 말하며 사고대책 마련이 조금씩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매립장 운반설계에는 임시야적장에 토사·골재를 야적한 후 현장에서 소운반하도록 돼 있으나 예산문제로 지금까지 토사를 덤프트럭이 바로 매립장 내로 운반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시공사가 처음 공사를 수주를 할 때 예산문제를 알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뒤늦게 예산 타령을 하는 것은 책임감리로서 비판받을 만하다고 업계는 입을 모았다.

이러한 문제들에 대해 부산광역시청 건설본부 H감독관은 “생곡쓰레기매립장 덤프트럭 전복사고에 대해서 이미 감리단이나 KR산업에 이 사고가 빠른 시간 안에 해결될 수 있도록 지시했으며 지금까지 토사를 운반하는 덤프트럭들이 매립장으로 바로 운반하고 있다는 사실은 모르고 있었다”고 하면서 “지금은 당초 설계대로 현재 임시야적장에 토사를 운반한 뒤 현장 내 트럭으로 소운반하도록 지시했다”고 말했다.

이와 같이 당초 설계대로 토사를 임시야적장에 운반한 후 임시야적장에서 쓰레기매립장 내로 소운반했으면 덤프트럭이 토사를 운반하다가 전복되는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임에도, 공사 진행 예산상의 문제로 지금까지 덤프트럭이 매립장 내로 토사를 운반했다는 것은 안전사고에 대한 인식 부족과 안전 불감증으로 인한 결과로 일어난 일임이 명백하다.

이에 생곡쓰레기매립장 조성공사와 관련된 발주처, 감리단, 시공사 모두가 안전사고에 대한 철저한 관리와 교육이 필요하다는 안전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hakiho3083@hanmail.net , parkhw@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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