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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녹색봉사단 미래숲 제16기 기고] ③ 쿠부치, 새로운 꿈의 인큐베이터

신용하
사막, 잔인하게 아름다운

일생 처음 가본 사막은 웅장하고 아름다웠습니다. 트래킹을 하면서 본 탁 트인 사막의 모습, 구름 한 점 없는 파란 하늘 아래 끝없이 펼쳐진 금빛 언덕들, 그 언덕 위에 바람이 그린 자국들. 하늘을 배경으로 연기같이 모락모락 피어나오는 모래바람. 이러한 매력적인 모습은 그동안 버려진 땅이라고만 여겨졌던 사막의 이미지를 깨기 충분했습니다.

사막을 푸르게 만들고, 황폐한 땅을 생명이 뛰노는 땅으로 만들고자 하는 마음으로 쿠부치사막에 오게 되었지만, 사막 역시 아름다운 대자연의 일부라는 것을 확인하는 역설적인 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거대한 모래언덕을 기어 올라간 끝에 나타난 푸른 초원의 모습을 보니 더 이상 사막이 확장되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금빛 모래가 곱게 쌓인 모습도 좋지만, 무엇보다도 지구는 깨끗한 물과 푸른 풀, 그리고 그 위에 다양한 생명들이 공존하는 모습이 더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나무심기, 그동안의 무관심에 대한 대가
사막에 들어오기 일주일 전, 사막화 방지의 필요성에 대한 여러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 중에서 가장 와 닿는 말은 “Homo Deus" 였습니다. 급속한 과학혁명을 토대로 우리들은 급기야 지구의 생사여탈권을 쥔 신적인 존재가 되었다는 것이었습니다. 우리들은 아직도 과거의 ”무한한 자연“이라는 개념 하에 자연을 계속 이용하여도 그만인 대상으로 생각해 온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한 무관심 혹은 무절제의 결과, 우리는 사막화와 기후변화 등 다양한 전 지구적 자연재해를 대하게 되었습니다.

성서의 아담이 모든 자연을 가꾸고 사랑하는 임무를 받았다는 것을 되새겨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는 자연을 방치한 죄의 대가를 치르고 있는 것입니다. 이제는 우리 모두 자연의 수호자로서의 사명을 되새기고, 다시는 과거의 죄를 되풀이하지 않겠다고 다짐할 때입니다. 그렇지만 사막에 나무를 심는 것은 생각보다 힘이 들었습니다. 발이 움푹 들어가는 모래밭을 건너 나무를 심을 장소로 가는 것부터 고역이었습니다. 신발 안으로 계속 들어오는 모래를 털어내며, 쏟아져 내리는 태양빛 아래를 걸어가며, 안락함을 추구하면서 무의식적으로 자연에 무리를 주었던 그 동안의 저의 생활을 되돌아보았습니다.

난생 처음 사막에 나무를 심어보았습니다. 축축한 흙이 나올 때까지 깊게 삽을 대어야만 했습니다. 모래언덕의 사면에 나무를 심을 구멍을 파다, 무심코 옆 모래를 치게 될 때면, 어김없이 마른 모래들이 마구잡이로 들어와 그간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고는 하였습니다. 하지만 자연의 파수꾼으로서의 역할을 방기한 저는 불평할 수 없었습니다. 무관심의 대가는 혹독하였지만, 다시 이 땅이 살아 돌아올 수 있다면 그 대가를 기꺼이 받아들이렵니다. 그런 생각으로 한 그루, 한 그루 심어나갔습니다.

쿠부치사막, 하나로 연결하는 땅
사막에 나무를 심으러 간다는 말에 주변 사람들은 신기하게 쳐다보면서도 헛수고라고 말하고는 했습니다. 사막에 나무를 심어도 조금만 나무가 자라면 주변 주민들이 이것을 캐 간다고 했습니다. 중국정부가 본격적으로 우리나라와 협력하지 않는다면 바위에 계란치기라고도 하였습니다. 그만큼 사막을 푸르게 하는 일은 나만의 노력뿐만 아니라, 내가 모르는 사람들의 관심과 협동도 필요한 일이었습니다.

“공유지의 비극”을 사람들의 선량한 마음만으로 해결할 수 있을지에 대해 경제학을 전공하는 저의 입장에서는 조금 비관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사막에 도착하니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 일의 필요성을 깊이 공감하고 있었습니다. 한국에서 함께 출발한 녹색봉사단원들은 물론, 중국에서 사막의 녹화를 진두지휘하는 대학생 친구들, 사막화 방지의 필요성에 공감하여 함께 식목하였던 중국과 일본의 여러 대학생들, 그리고 다라터치 현지의 어린이들까지.

이전에는 일면식도 없었던 우리들이 사막화 방지의 필요성에 공감하며 같은 장소에서 힘을 모아 나무를 심고 있다는 것에서 이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겠다는 희망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비록 이런 움직임이 작을 지라도, 쿠부치사막 한가운데 나무를 심었던 기억을 공유하는 우리가 사회의 주역이 될 즈음이라면, 이 움직임은 우공이산의 사건을 만들어 낼 수 있겠다는 자신이 들었습니다. 그 날이 올 때까지 저는 쿠부치사막에서 있었던 일들을 잊지 않기로 다짐했습니다.

자연에 대한 무관심의 무거운 대가, 나무를 심었던 밤에 다짐했던 환경보호를 위한 작은 행동들, 사막 한가운데 모닥불을 펴 놓고 나누었던 미래에 대한 이야기들, 사막화 방지를 위해 모인 많은 사람들의 하나가 된 움직임. 이런 기억들에 부끄럽지 않기 위해 앞으로 사막화 방지에 조금 더 관심을 가지고 실천하려 합니다. 자연의 파수꾼으로서.

<글 / 신용화>

iskimbest@hkbs.co.kr


김익수  iskimbest@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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