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사대상 30개 중 11개 제품, 위생기준 부적합
치사율 20~30% '리스테리아 모노사이토제네스' 검출

족발, 편육 등의 제품 소비가 늘고 있는 가운데, 일부 제품의

위생관리가 허술한 것으로 드러났다.

[환경일보] 김원 기자 = 최근 1인가구 및 혼술·홈술족이 늘면서 간단한 조리과정을 거치거나 바로 섭취할 수 있는 돈육가공품(족발 및 편육)이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일부 제품에서 기준치를 수백만배 초과하는 대장균군이 검출돼 소비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한국소비자원(원장 한견표)이 시중에 유통·판매 중인 족발 및 편육 30개 제품(냉장·냉동 족발/편육 24개, 배달 족발 6개)을 대상으로 위생 및 표시실태를 조사한 결과, 다수의 족발·편육 제품에서 식중독균·대장균군 등이 검출돼 위생관리 강화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대상 30개 중 11개 제품(냉장·냉동 족발 6개, 냉장·냉동 편육 4개, 배달 족발 1개)에서 식중독을 유발할 수 있는 ‘리스테리아 모노사이토제네스’와 식품 오염의 척도가 되는 ‘대장균군’ 등이 검출됐다.

식중독 세균인 리스테리아 모노사이토제네스는 저온 및 산소가 거의 없는 환경에서 생존할 수 있어 냉장·냉동실에서도 증식이 가능하다.

면역기능이 정상인 건강한 성인은 감염 가능성이 낮지만 임산부·신생아·노인 등 면역력이 취약한 계층은 감염 위험이 높으며 고열, 오한, 근육통, 복통, 두통, 정신혼동 등의 증상을 보이는 ‘리스테리아증 (Listeriosis)’ 의 경우 치사율이 20~30%에 달한다.

냉장·냉동 족발 14개 중 1개 제품에서 식중독균인 ‘리스테리아 모노사이토제네스’가 검출됐고, 5개 제품에서는 ‘대장균군’이 기준치보다 최소 3.7배~최대 123만배, 2개 제품은 ’세균수‘가 기준치보다 최소 1.6배~최대 270만배 초과 검출됐다.

냉장·냉동 편육 10개 중 3개 제품에서 ‘대장균군’이 기준치보다 최소 1.7배~최대 23배, 2개 제품에서 ‘세균수’가 기준치보다 최소 580배~최대 2만1천배 초과 검출됐다.

또한 배달족발 6개 중 1개 제품에서는 ‘대장균’이 기준치보다 17배 초과 검출돼 전반적인 족발 및 편육 제품 제조·유통 시 위생 관리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대상 절반이 '표시기준' 어겨

냉장·냉동 족발/편육은 축산물 표시기준에 따라 제품명, 축산물 가공품의 ‘유형’, ‘내용량’, ‘멸균·살균·비살균제품’ 등을 표시해야 하지만 냉장·냉동 족발/편육 24개(족발 14개, 편육 10개) 가운데 12개 제품(족발 6개, 편육 6개)이 표시기준을 지키지 않았다.

11개 제품은 ‘멸균·살균·비살균 제품’ 표시를, 5개 제품은 ‘축산물 가공품의 유형’ 표시를 누락했고, 일부 제품은 ‘내용량’, ‘영양성분’ 등을 기재하지 않았다.

2014년부터 2017년 6월까지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CISS)에 접수된 족발 및 편육 관련 위해사례는 총 215건으로 매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위해증상이 확인되는 184건을 분석한 결과 ▷설사‧구토·복통 등 ‘소화기 계통 손상·통증’ 관련 사례가 139건(75.6%)으로 가장 많았고 ▷두드러기·가려움 등 ‘피부 관련 손상·통증’ 35건(19.0%) ▷‘치아 손상’ 7건(3.8%) ▷‘알레르기’ 3건(1.6%) 순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은 족발 및 편육 제품의 안전성 확보와 소비자 위해사고 예방을 위해 기준 미준수 사업자에게 ▷위생관리 강화 및 표시기준 준수를 권고했고 해당 업체는 이를 수용해 일부 제품은 판매를 중단하고 제조· 유통단계의 위생관리 강화 및 표시사항을 개선하기로 했다.

또한 식품의약품안전처에는 ▷족발 및 편육 제품 제조·유통 단계의 위생·안전관리 및 표시사항 관리·감독 강화를 요청할 계획이다.

아울러 소비자에게는 족발 및 편육 제품 구입 및 섭취 시 ▷포장에 기재된 적정온도에 맞게 냉장 또는 냉동 보관할 것 ▷유통기한 내 섭취할 것 ▷되도록 가열 후 섭취할 것 ▷식중독 증상(구토, 설사, 복통 등) 발생 시 병원에서 진단을 받고 음식물과 같은 증거물은 비닐봉투에 보관 후 보건소에 신고할 것 등을 당부했다.

저작권자 © 환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