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콩으로 대량 생산, 아파트 알뜰시장에서 '수제품' 둔갑시켜 판매
조리시설 바닥에 '쥐' 사체, 동물 배설물 등 방치, 위생상태 엉망

아파트 알뜰시장에서 중간 판매상인이 판매를 위해 콩국과 식혜를 진열해 놓은 상태   <사진제공=서울시>

[환경일보] 임효정 기자 = 여름철 시민들이 즐겨 먹는 콩국과 식혜를 비위생적으로 제조해 고의로 유통기간, 제조일 등 표시하지 않고 아파트 알뜰시장 판매상에게 조직적으로 대량 판매한 2개 업체가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이하 ‘특사경’)에 적발됐다.

특사경은 고온다습한 기온에 상하기 쉬운 콩국, 식혜 등을 위생 감시가 허술한 새벽 3시에서 8시까지 재래시장 도로변에서 냉장시설도 갖추지 않고 대량 유통‧판매하고 있는 사실을 포착했다.

적발된 업체들은 식품위생법에 따른 표시사항을 부착할 경우 공장에서 만든 제품임을 인식한 소비자가 구매를 꺼려할 수 있어 표시 없이 판매했다.

수입산(중국산, 미국산) 콩으로 콩국을 만든 뒤, 수도권 주변 약 40여 명의 아파트 알뜰시장 판매업자에게 무표시 상태로 판매했다.

또 일부 알뜰시장 판매업자는 마치 집에서 좋은 재료를 사용해 소량만 만든 제품인 것처럼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들 업체는 제조시설의 비위생적인 관리와 유통과정에서의 문제 등으로 일반세균이 콩국은 2300만~1억6000만/ml 검출됐으며, 식혜는 기준치 보다 140배에서 1900배까지 초과했다.

이 같은 불량제품을 장기간 판매할 수 있었던 것은 당국의 감시가 허술한 새벽시간에만 유통했기 때문이라고 특사경은 설명했다.

제조업체의 위생관리는 매우 부실했다. 경기 양주 소재 ‘A업소’는 콩국을 제조하는 제조시설 바닥에서 쥐의 사체가 발견 됐다.

제조시설 내 조리기구 밑 바닥에 쥐 사체가 있을 정도로 위생관리가 엉망이다.   <사진제공=서울시>

제조에 사용된 기구류의 세척 상태가 불량해 파리, 모기, 벌레 등이 서식하는 한편, 벽면은 거미줄과 곰팡이가 상당했다.

또한 종사자가 콩국물을 담을 때는 맨손으로 콩국물 병을 직각으로 잡고 콩국물 통에 푹 담가 채우는 등 위생관리라는 개념조차 없어 보였다.

이들이 판매한 제품에서 일반세균이 2300만~1억6000만/ml 검출됐으며, 2015년 5월 경부터 현재까지 약 4만8900병(1000㎖/병) 상당을 판매했다.

서울 동대문구 소재 ‘B업소’의 경우 식혜를 제조 판매하면서 영업장 제조시설 내 식품오염 우려가 있는 동물 배설물까지 있었으며, 식혜를 담을 때 종사원은 위생장갑이나 위생복을 착용하지 않고 맨손으로 깔때기를 이용해 바닥에서 병입하는 등 비위생적으로 취급했다.

위생장갑, 위생복 없이 맨손으로 종업원이 식혜를 담고 있다. <사진제공=서울시>

이들이 생산한 제품에서 일반세균이 기준의 최저 140배, 최고 1900배 초과해 검출됐으며, 2009년 11월 경부터 현재까지 약 24만8348병(15000㎖/병)을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사경은 적발된 2개 업체 영업주를 형사 입건하고, 이와 별도로 알뜰시장에 무표시 제품을 유통 판매한 약 40여명의 중간 유통업자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다.

강필영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장은 “콩국과 식혜는 고온다습한 계절적 특성상 쉽게 상하기 때문에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은 식품 섭취 시 식중독 발생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며 “아파트 알뜰시장 등에서 판매되는 무표시 제품은 제조일자, 유통기한, 원산지 등을 전혀 알 수 없어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으니 제품 구입 시 꼼꼼히 표시기준을 살펴보고, 표시가 없는 제품은 구매하지 않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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