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사고 개선할 파격적 투자, 안전시스템개선 시급

지난 8월 여수국가산업단지(여수산단)에서 폭발사고가 발생했다. 10여km 떨어진 민가에도 폭발음이 전해질 정도였고 주민들은 불안에 떨어야 했다. 그런데 이런 사고들은 그동안 수시로 발생해왔다.

1967년 여수산단이 조성된 후 330여건의 크고 작은 안전사고가 발생했는데 특히 이곳엔 석유화학업이 밀집해 사고 발생시 큰 피해로 이어지곤 했다.

8월 2일 산단 내 공장 변전실에서 불이 났고, 10일 오전에도 여수산단 내 A정유사 2공장 안에서 폭발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7월 10일에는 B케미칼 1공장 플라스틱 원료 저장소에서, 5월 30일에는 C케미칼 1공장에서 안전밸브가 터져 가스가 누출되면서 화재가 발생했다.

사고발생 회사 측에서는 사과문을 발표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지만 그때뿐이고 뾰족한 대책이 없어 신뢰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지역주민들은 사고 회사는 물론이고 여수산단 전체를 대상으로 특별 안전보건감독을 실시하고 그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여수시는 산단 조성 후 321건의 안전사고로 인해 사망 133명, 부상 245명의 인명피해와 1천600억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하고 있다.

특히 최근 몇 년간은 매년 10건 정도의 안전사고가 발생해 갈수록 상황이 심각해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 이유로는 먼저 여수산단 입주기업 중에는 화학업체가 50% 정도를 차지하는데 가연성 화학제품을 주로 취급하는 업종의 특성상 가스누출과 화재, 폭발 등 안전사고 가능성이 크다는 사실이다.

두 번째는 공장 설비들이 대부분 40년이 넘어 노후한데도 시설보수에 대한 투자도 없고, 안전사고에 대한 별도의 교육이나 대책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유해 화학물질 유출사고가 여러 차례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대응 매뉴얼을 만들어 작업자들을 훈련시키고, 인근 주민들에게도 비상시 대처요령을 숙지시키는 등 안전시스템 구축을 위한 노력이 없다.

세번째 이유는 무책임한 재하도급이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2014년부터 3년간 여수산단에서 발생한 26건의 안전사고 중 20건이 작업자 부주의로 벌어졌는데 숨진 근로자 8명 중 5명이 하청업체 근로자였다.

대형 하도급업체들이 일감을 따낸 뒤 다시 작은 업체들이 재하도급하는 형태로 계약하면서 위험한 일을 떠맡기 때문이다.

최저가 입찰을 하면서 싼값에 도급을 받은 업체들은 공사기일 등을 줄이기 위해 고육지책으로 작업을 강행하다보니 결국 안전사고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호황을 누리는 산단 대기업들의 무책임한 횡포에 안전을 돌볼 여유조차 없는 재하도급사 근로자들은 지금도 온 몸을 불사르고 있다.

시위를 할 사람들은 이런 약자들인데, 그럴 시간조차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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