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지은 이름하나 열 제품 안 부럽다!

소비자에게 구매하고자 하는 제품 이름은 한편의 예고편과 같다. 두 단어 남짓 되는 짤막한 이름 안에 제품의 기능과 특징을 담는 데서 그치지 않고 나아가 호기심을 자극하고 구매욕구를 불러일으켜야 한다.

[환경일보] 오성영 기자 = 소비자에게 구매하고자 하는 제품 이름은 한편의 예고편과 같다. 두 단어 남짓 되는 짤막한 이름 안에 제품의 기능과 특징을 담는 데서 그치지 않고 나아가 호기심을 자극하고 구매욕구를 불러일으켜야 한다. 때문에 기가 막힌 이름 하나는 제품이나 브랜드의 정체성을 높이고 의도한 이미지를 소비자에게 확실하게 각인시켜 준다.

시장에서 네이밍 마케팅은 중요한 기업 전략 중 하나로 자리잡은 지 오래. 치열한 판매 경쟁 속에서 최근, 사람들의 입소문을 겨냥한 개성 넘치는 네이밍 마케팅이 화제가 되고 있다. 정식 명칭 대신 소비자들 사이에서 유행어처럼 번지던 기존의 애칭과 달리, 제품 기획 단계에서 이미 재미있는 제품명을 만들어 SNS상에서 유명세를 노리는 것이다.

세상에 없던 신개념 화장품을 지향하는 라벨영 화장품은 획기적인 네이밍 마케팅으로 동종업계에선 이미 유명인사다. 라벨영의 메인 제품인 쇼킹라인은 이런 라벨영의 정체성을 잘 갖추고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라벨영의 통통 튀는 네이밍으로 큰 인기를 누릴 수 있었던 이유는 기존 화장품들과는 다른, 이름만큼 독특한 제품 때문이기도 하다.

축 처진 모발에 볼륨을 채워 하루 종일 풍성한 헤어스타일을 연출하고 지속해주는 ‘쇼킹헤어뽕빨크림’과 흔히 닭살이라고 부르는 모공각화증을 빠르게 개선시켜 ‘꼬꼬솝’이라고 먼저 불린 ‘쇼킹바디바 꼬꼬버전’까지 이름만으로 제품의 기능을 각인시키고 확실한 콘셉트로 소비자들 기억 한쪽 구석을 차지한다. 또한 소비자들에게 꼭 필요한 제품을, 꼭 맞는 시기에 선보이며 꾸준히 마니아 층을 형성하고 있다.

돌아온 김장철로 삼성전자에서 최근 출시한 스텐드형 김치냉장고가 인기다. 삼성전자의 ‘김치냉장고 지펠 아삭’은 소비자들 사이에서 ‘아삭 김치냉장고’로 불리며 김치의 싱싱한 식감을 오랫동안 신선하게 보관할 수 있음을 강조해 큰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기존의 뚜껑형 김치냉장고에서 시작한 해당 모델은, 최근 각광받고 있는 스텐드형 냉장고 이미지가 부족했고 저장이 까다로운 식재료도 신선하게 보관할 수 있는 기능을 강조할 새로운 이름이 필요했다.

때문에 쉽게 불리면서 제품 속성을 잘 반영한 ‘김치플러스’가 채택됐다. 소비자들은 김치 말고도 다른 식자재를 보관하며 4계절 내내 김치냉장고를 사용하고 있었고 ‘김치플러스’는 세컨드 냉장 기능을 가장 잘 반영한 이름이 됐다.

오리온에서 지난 3월에 출시한 ‘꼬북칩’이 편의점 마다 매진 행렬을 이루면서 높은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 거북이 등을 닮아 처음 낙점된 재품명은 거북칩이었으나 더 개성 있고 귀여운 느낌의 꼬북칩으로 수정됐다. 네 겹의 바삭한 식감에 독특한 이름으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

해태제과가 지난 4월에 출시한 ‘빠새’는 빠삭한 새우칩의 줄임말로 출시 3개월 만에 판매량 300만 봉지를 판매했다. 줄임말과 강한 어감이 소비자들의 뇌리에 오래 남으면서 호기심에 이뤄진 첫 구매가 그치지 않고 만족스러운 품질로 지속적인 재구매를 이끌어낸 것으로 보고 있다.

업체 마케팅 관계자는 “SNS 파급력이 막강해지면서 소비자들 사이에 정보 전달 속도가 급속도로 빨라져 입소문이라는 말도 무색하게 됐다”며 “이러한 변화는 순간적인 소비심리를 자극하고 입에 착 붙어 기억에 각인되는 제품명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게 만들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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