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체 연구 기초, 발효산업에서 식품의 맛, 색, 향기 생성 관여
효모 자원 수집, 안전성 분석 통해 다양한 산업 분야 활용돼야

국립농업과학원 농업연구사 
김정선

효모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술 발효와 같은 발효 식품이나 발효 효소 등이 떠오른다. ‘효모’의 영어표기는 yeast로 미생물의 한 종류로써 살아 있는 생물체를 지칭하는 단어이고, ‘효소’는 enzyme으로 생체 내에서 일어나는 화학반응을 촉매해 주는 단백질 등의 화합물을 뜻하지만, 이 둘이 모두 발효와 관련되고 건강에 이롭다는 인식 때문인지 일상에선 혼동돼 사용되기도 한다.

식품 발효를 위해 첨가되는 살아 있는 미생물이 효모이고 그 효모의 대사작용으로 인해 발생한 화합물이 효소인데, 둘 다 발효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는 이유로 효모에서 나오는 효소를 효모와 같다고 할 수는 없는 일이다. 발효에 있어서 연관성은 있지만 엄연히 효모와 효소는 구분되기 때문에 그 둘을 명확히 할 필요는 있다.

인간 생활에 꼭 필요한 존재 '효모'

약 5000년 전부터 제빵과 양조 등 발효에 사용돼 온 효모(yeast)는 gist 또는 gyst에서 유래한 단어로 거품을 의미한다. 그 어원과 같이 빵 제조 시에 효모는 발효 거품으로 빵을 부풀려서 빵의 풍미와 식감을 끌어 올려주고, 양조 시에는 당을 발효해 알코올과 탄산가스를 생성함으로써 포도주, 맥주, 과일주 등 여러 종류의 발효주를 만드는 데 이용된다.

아로마 효모 <사진제공=김정선 농업연구사>

이처럼 효모는 고대부터 이미 인간 생활에서 없어서는 안 될 역할을 하고 있었지만 1600년대에 들어와서야 그 중요한 존재가 바로 효모였다는 사실이 밝혀지기 시작했다. 그중 최초로 알려진 효모가 사카로마이세스 세레비지애(Saccharomyces cerevisiae)라는 종인데 일반적으로 효모라고 지칭하면 사카로마이세스라고 인식될 정도로 널리 알려진 효모이며, 그 높은 발효능과 알코올 저항성 등 많은 특성으로 인해 사카로마이세스를 중심으로 효모의 산업화가 이뤄지고 있다. 

다양한 종의 효모 활용한 연구 이뤄져야

양조용 효모 <사진제공=김정선 농업연구사>

사카로마이세스처럼 널리 알려지진 않았지만 그 종 외에도 와인의 Pichia, 맥주의 Dekkera, 럼의 Schizosaccharomyces 등 다양한 효모가 발효주의 산도나 효소 활성 등에서 영향력을 갖고 있다. 양조 발효에서의 역할뿐만 치즈의 향과 질감, 소시지의 맛과 색, 제빵에서 2차 대사산물이나 효소 생산, 독성 곰팡이 억제 등에 관여해 다양한 효모가 여러 가지 식품에서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알려져 있다.

이러한 효모들은 단세포 진핵생물로 유전체 연구의 기초가 됐으며 이 유전체 연구를 바탕으로 효모를 이용해 비타민, 항산화물질 등을 생산하거나 발효 산업에서 식품의 맛, 색, 향기 생성에 관여하면서 우리 생활 속에서 활용되고 있다.

최근에는 일반인도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건조 효모 제조법을 개발하거나 축산업에서 사료 첨가제로 사용하기 위한 연구 등 활용 분야를 넓혀서 실생활에 가까운 연구가 계속되고 있지만, 여전히 다양한 종의 효모를 활용한 연구는 부족한 편이다. 다양한 종의 효모를 활용하기 위해서 계속적으로 효모 자원을 수집하고, 그들이 생산하는 유용 물질에 대한 특성과 안전성을 분석해 지금처럼 한 단계 한 단계 연구를 지속해 나간다면 안전하고 유용한 효모가 더욱 다양한 산업에서 활용될 수 있는 날도 머지않을 것으로 기대한다.

<글 / 국립농업과학원 농업연구사 김정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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