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응시스템 점검, 안전의식개선 지속홍보 필수

3일 새벽 인천 영흥도 인근 해상에서 또다시 비극이 일어났다. 9.7t 낚싯배 한 척이 336t 급유선과 충돌 후 뒤집혀 13명이 숨지고 2명이 실종된 것이다.

충돌 때 바다에 빠진 8명중 4명과 선내 조타실 에어포켓에서 버티던 3명 등 7명만 극적으로 구조됐다. 참으로 안타깝고 슬픈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번 사고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조사 중이지만 전문가들은 몇가지 가능성을 언급한다.

첫째는 사고 발생지역이 암초가 있고 뱃길이 구불구불한 위험 상존 지역인데도 주의가 부족했던 것 아닌가 하는 추측이다.

낚싯배와 급유선 모두 레이더가 장착되어 있었고, 레이더만 제대로 봤어도 사고를 피할 수 있었는데도 상호 접근을 감지하지 못했다.

또 하나 급유선 선장은 낚싯배를 봤고, 같은 방향으로 진행하는 것을 알았다고 했다. 서로 먼저 가려고 과속을 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힘을 얻는 대목이다.

업계에서는 바다낚시인구가 300만명이 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10t미만 어선은 신고만하면 낚시어선업을 할 수 있다.

그러다 보니 영세어선들이 기본적인 안전장치를 갖추지 않은 채 불법영업을 하면서 안전사고 가능성은 심각한 수준으로 높아졌다고 하겠다.

사고의 70% 이상이 어선의 기계적 결함이나 관리미비로 발생했다. 인천 등록 540여척의 어선중 절반도 안되는 배들만 낚시어선업을 신고했는데, 이들 중에서도 불법은 적지 않게 발생해왔다.

작년만 해도 전국에서 약900여건의 낚싯배 불법행위가 적발됐다. 구명조끼 미착용이 200여건으로 가장 많고, 영업구역 위반, 입·출항 미신고, 정원초과의 순이었다.

특히 주말에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이동하면서 소위 ‘명당’을 차지하기 위해 과속 등 규정을 위반하는 일이 다반사라고 어선운영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세월호의 충격이 아직도 생생하게 국민들 마음속에 남아 있는 가운데 발생한 이번 사고는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먼저, 정부의 대응은 적절했는가에 대한 반성이다. 여러 가지 변수를 고려하더라도 해경 수중구조대가 사고 72분 뒤 도착해 30~40분 내 도착해야하는 ‘골든 타임’을 놓친 것 아닌가 하는 지적이다.

사고대응 시스템 전반에 대한 철저한 재검토와 보완이 필요한 대목이다. 사고선박은 출항 전 정원을 지켰고 승선명부도 제대로 작성됐다고 해경 측은 밝혔지만, 결과적으로 봤을 때 안전사고를 막기 위해 필요한 조치들이 여전히 남아있다고 하겠다.

해수로를 점검해 위험가능성이 높은 지역은 운항을 제한하거나 사전 경고등을 작동한다던가 하는 방법으로 안전운항을 유도해야 한다.

배의 성능에 대한 정기점검을 강화하고, 사고 시 승객 스스로 할 수 있는 대응조치도 제대로 교육해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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