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첼 카슨 '침묵의 봄'에 견줄 만한 21세기 환경 명저, 박석순 옮김(어문학사)

환경과 빈부의 두 세계(어문학사, 박석순 옮김)

[환경일보] 김민혜 기자 = 20세기 ‘침묵의 봄’에 견줄 만한 21세기 환경 명저가 나왔다.

이 책의 주제는 가난이 환경의 최대 적이며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가 환경을 지키는 소중한 제도라는 것이다. 이것은 환경문제의 원인이 부유한 삶을 목표로 하는 산업문명이라는 지금까지의 사회적 통념을 완전히 뒤집는 것이다.

지난 20세기 환경 명저로 꼽히는 라이첼 칼슨의 <침묵의 봄>이 과학기술과 인류문명의 발달에 대한 환경비관론적 경고였다면, 이 책은 과장된 환경비관론에 대한 통렬한 비판과 과감한 도전으로 일관하고 있다.

독자는 이 책을 통해 지난 20세기 전 세계를 지배했던 비관론적 환경이념이 21세기로 접어들면서 크게 변화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책이 20세기 ‘침묵의 봄’에 견줄 만한 21세기 환경 명저로 평가받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 책은 출판되자마자 월스트리트 저널에 대서특필되는 등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가난과 부, 그리고 환경을 전 지구적 시각으로 조망하고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의 환경 우위를 입증한 점이 세계적인 주목의 주요 원인이었다.

저자는 ▷환경, 비관론에서 낙관론으로 ▷기아 없는 지구는 가능할까? ▷물고기와 공유지의 비극, ▷지구는 더워지고 있는가? ▷물, 풍요 속의 빈곤 ▷화석연료, 범죄자인가 램프의 요정인가? ▷영원히 사라지는 생물종 등을 주요하게 다루고 있다.

책의 내용은 선진산업국을 중심으로 입증되고 있는 환경 유턴(U-Turn) 이론과 일맥상통한다. 유턴 이론은 초기 산업화가 진행되는 동안 오염이 가중되어 환경의 질이 저하되지만 경제성장이 일정 수준에 도달하면 환경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환경과학과 기술이 향상되어 환경이 다시 회복된다는 것이다. 이 책 전반에 걸쳐 다양한 분야에서 나타나는 환경 유턴의 실증적 사례를 볼 수 있다.

저자는 지난 1960년대 미국 캘리포니아 버클리대 환경과학 프로그램 정착에 주도적 역할을 했고, 이후 미국 국립과학위원회에서 국가에너지 연구팀을 이끌었고, 17년간 에너지환경연보의 편집장으로 활동한 잭 홀랜더(Jack Hollander) 교수다.

역자는 국립환경과학원 원장을 역임한 이화여대 환경공학과 박석순 교수다. 박석순 교수는 2013년 학교로 복직한 후 매년 ‘환경 재난과 인류의 생존 전략’, ‘부국환경론’, ‘환경정책법규 원론’ 등의 저서를 출간하고, 이번에는 이 책을 역서로 내놓았다. 복직 후 이화여대 연구처장, 산학협력단장, 연구윤리센터장, 기업가센터장, 기술지주회사 대표이사 등 바쁜 일정을 소화하면서도 책에 대한 열정은 계속되고 있다.

저자는 미국에서 오랜 기간 에너지 환경 분야를 연구하고 국가 정책에 참여해온 만큼, 책의 내용 중 상당 부분을 에너지 분야(화석연료, 태양 에너지, 원자력 발전)에 할애하고 있다. 저자는 여기서 21세기 인류에게 주어진 에너지 자원과 기술의 현실을 과학적인 증거와 함께 보여주고 있다. 지금 우리가 특별히 주목해야할 내용이다. 그 외 물, 대기, 기후변화, 식량, 인구, 수산 자원, 교통, 생물 멸종 등과 같은 세계적인 주요 환경 이슈에 관해서도 책의 주제를 뒷받침하는 실증 사례와 탁월한 이론적 접근을 보여주고 있다.

박석순 교수는 지난 11월29일 이화여대 신공학관에서 이 책의 출판기념회 및 제3회 ‘정태길루시아 환경장학금 수여식’을 개최했다. 정태길루시아 환경장학금은 박석순교수가 지난 2007년 수상한 한국과학재단 이달의 과학자상 상금을 모태로 돌아가신 어머님을 추모하며 후학 양성을 위해 설립한 상이다.
 

*저자 : 잭 홀랜더(Jack Hollander) 교수

*옮김 : 이화여대 환경공학과 박석순 교수

*출판사 : 어문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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