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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락가락 미세먼지 농도, 이유는 따로 있었네10곳 중 7곳은 지상 비해 측정소 농도 낮아 '과소평가'
'20m 이하' 규정 초과 측정소 단계적으로 이전 추진

[환경일보] 미세먼지가 전국적으로 심각한 가운데 그동안 정부의 미세먼지 측정치가 시민들의 체감하는 미세먼지 오염도를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사실인 것으로 드러났다. 측정소가 지나치게 높아 미세먼지 오염도가 과소평가 된 것이다.

지난해 10월 환경부 국감에서 더불어민주당 송옥주 의원은 미세먼지를 측정하는 도시대기측정소의 측정구 높이가 지나치게 높아 측정치가 시민들이 느끼는 체감오염도와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환경부는 지난해 11월부터 12월 말까지 전국의 측정소 10곳을 대상으로 측정구가 2m 전후인 이동측정차량을 이용해 5~22일 동안 도시대기측정소와 지상의 미세먼지 농도를 비교분석했다.

그 결과 PM10의 경우 10곳 중 7곳에서 대기측정소보다 지상의 미세먼지 농도가 더 높게 나왔다.

특히 측정구 높이가 24.6m로 가장 높은 서울 서대문구 측정소(11.12~19)에서 차이가 가장 컸는데, 측정소에서는 32㎍/㎥인 반면 지상에서는 41㎍/㎥로 측정돼 28%의 차이를 보였다.

미세먼지 측정소 대부분이 규정보다 높은 곳에 위치해, 시민들이 실제로 마시는 공기에 비해 미세먼지 오염도가 낮게 측정되고 있다.

대구 수성구 측정소는 18m 높이의 측정구에서 40㎍/㎥이 나왔지만 지상에서는 48㎍/㎥로 나타나 20%의 차이를 보였고, 측정구 높이가 20m인 부산 기장군 측정소는 25㎍/㎥가 나온데 비해 지상은 29㎍/㎥로 측정돼 16% 차이를 보였다.

측정소와 지상의 농도 차이가 예보 발령을 결정짓기도 한다. 경기 군포시 측정소의 경우 지난해 12월23일 측정소에서는 93㎍/㎥으로 분석돼 환경기준(100)을 만족했지만 지상에서는 102㎍/㎥로 하루 평균 환경기준을 초과했다.

다음날에도 측정소는 75㎍/㎥로 예보기준으로는 ‘보통’이었지만 지상에서의 농도는 84㎍/㎥로 나쁨 구간에 있었다.

서울시 강동구(11.28)와 용산구(12.15) 측정소의 농도는 각각 75㎍/㎥로 예보기준으로 ‘보통’이었으나 지상에서의 농도는 각각 85㎍/㎥와 87㎍/㎥로 ‘나쁨’ 구간에 있었다.

정부 측정치는 보통이거나 환경기준을 만족한 반면, 시민들이 실제로 마신 공기는 환경기준을 초과한 나쁜 공기였던 것이다.

미세먼지 농도에 따른 기준 <자료제공=송옥주의원실>

고도 올라가면 농도 낮아져

일반적으로 고도가 올라갈수록 잘 확산되기 때문에 미세먼지 농도는 떨어진다는 것은 알려진 사실이다. 하지만 정부가 도시대기측정소와 지상(이동측정차량)의 농도를 비교분석한 실태조사를 통해 차이가 공식적으로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참고로 PM2.5의 경우 높이 차에 의한 오염도 차이의 경향성이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았는데, 이는 PM2.5가 체류시간이 길고 주로 2차 생성에 의해 만들어지기 때문에 측정소 높이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함께 비교분석했던 가스상물질은 PM2.5 특성과 유사한 측면이 있어 높이에 따른 오염도 차이 경향성이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았다.

한편 현행 대기오염측정망 설치·운영지침에 따르면, 측정구 높이는 원칙적으로 사람이 생활하고 호흡하는 높이인 1.5m에서 10m 사이에 설치해야 한다.

불가피한 경우 외부조건의 영향이 최대한 적은 곳을 택해 높이를 조정할 수 있고, 그렇더라도 30m를 초과해서는 안된다.

하지만 전국에 미세먼지를 측정하는 도시대기측정소 총 264개(2016년 말) 중 설치지침의 원칙인 1.5~10m 규정을 지킨 곳은 17.4%인 46곳에 불과하다.

전국 측정소의 측정구 높이는 평균 14m로, 아파트 6층 높이에서 측정해 왔던 셈이다.

경기 파주시 운정 측정소와 울산 울주군 화산리 측정소는 측정구 높이가 3m으로 가장 낮은 반면, 서울 마포구 측정소는 28m이고 경기 수원시 천천동 측정소는 27m, 경기 화성 동탄동 측정소는 26m로 지나치게 높다.

규정에 맞는 측정소 17.4%에 불과

환경부는 실태조사를 토대로 측정구 높이 문제를 개선하고자 대기오염측정망 설치·운영지침을 지난 10일 개정했다.

도시대기측정소의 측정구는 원칙적으로 1.5~10m를 유지하되, 불가피한 경우라도 20m를 초과해서는 안 되고 10~20m 사이라도 예외 요건을 만족해야 하며 평가위원회의 승인을 받도록 했다.

이에 따라 2017년 말 기준 20m를 넘는 기존 측정소 20곳은 단계적인 이전을 추진하고 신규 측정소는 규정에 맞게 설치할 계획이다.

이중 5곳은 2020년이 지나야 이전하게 되고 또 다른 6곳은 아직 계획조차 확정하지 못한 상황이다.

환경부 홍동곤 대기정책과장은 “지난해 국감에서 미세먼지 측정구가 높다는 지적이 있어 실태조사를 진행했다”면서 “관련 지침을 개정한 만큼 20m를 초과하는 측정소는 단계적으로 이전해 체감오염도와의 차이를 최대한 줄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송옥주 의원은 “환경부의 실태조사 결과 지금까지의 미세먼지 측정치가 시민의 체감오염도와 차이가 크다는 점이 확인됐다”며 “지침이 개정된 만큼 미세먼지 측정이 정확하고 체감오염을 반영할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경태 기자  mindaddy@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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