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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어린이, 생활화학제품에 무방비 노출사고예방 위한 어린이보호포장 대상품목 턱없이 부족

[환경일보] 가정에서 흔히 사용하는 생활화학제품 관련 어린이 안전사고가 줄지 않고 있지만, 사고예방에 효과적인 어린이보호포장 대상 품목이 주요 선진국에 비해 너무 적다는 지적이다.

만 5세 미만의 어린이가 일정 시간 내 내용물을 꺼내기 어렵게 설계·고안된 포장 및 용기는 아이들이 먹거나 피부에 접촉되는 것을 막기 때문에 선진국에서는 일반화 된 반면, 우리나라는 고작 5개 품목만 대상에 포함됐다.

최근 3년간(2015년~2017년)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생활화학제품 관련 만 14세 이하 어린이 안전사고는 총 200건이며, 특히 만 5세 미만 어린이 안전사고가 179건(89.5%)으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사고가 많이 일어나는 품목은 ▷세정제가 69건(34.5%)으로 가장 많았고 ▷방향제(31건, 15.5%) ▷습기제거제(29건, 14.5%) ▷합성세제(19건, 9.5%) 등의 순이었다.

사고유형은 ▷음용 155건(77.5%) ▷안구접촉(39건, 19.5%) ▷피부접촉(4건, 2.0%) 등이었고, 위해부위 및 증상은 ▷소화기계통 장기손상 및 통증(153건, 76.5%) ▷안구손상(38건, 19.0%) ▷피부손상(7건, 3.5%)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만 3~4세 어린이 59.2%는 스스로 생활화학제품 용기를 개봉한 경험이 있고, 36.4%는 내용물을 쏟는 등 사고위험에 노출됐으며, 14.2% 먹거나 피부접촉으로 병원치료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어린이 59% 스스로 용기 개봉

만 3~4세 어린이를 키우고 있는 부모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296명(59.2%)은 자녀가 스스로 생활화학제품 용기를 개봉한 경험이 있었다.

개봉한 생활화학제품은 세제류(32.4%), 접착제류(23.5%), 방향제류(16.6%), 염료·염색류(7.0%) 등이었고, 내용물 형태(제형)는 젤·에멀션형(28.6%), 액상형(27.2%), 가루형(17.9%) 등의 순이었다(중복응답).

자녀가 스스로 생활화학제품을 개봉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부모 296명 중 202명(49.4%)은 단순개봉으로 끝난 반면, 149명(36.4%)의 자녀는 내용물을 쏟는 등 사고위험에 노출됐고, 58명(14.2%)의 자녀는 피부접촉 또는 음용 등으로 가정 내 응급조치나 병원치료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중복응답).

응급조치나 병원치료를 유발한 생활화학제품은 방향제류(19건, 32.8%), 세제류(13건, 22.4%), 접착제류(6건, 10.3%) 등이었고, 형태(제형)는 젤·에멀션형(22건, 37.9%), 가루형(18건, 31.0%), 캡슐형(7건, 12.1%) 등이 많았다.

사고유형은 피부접촉이 37건(63.8%)으로 가장 많았고, 흡입·음용(19건, 32.8%), 안구접촉(2건, 3.4%)의 순이었다.

5개 제품만 어린이보호포장 대상

우리나라는 ‘화학물질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이하 화평법)’ 및 ‘위해우려제품 지정 및 안전·표시 기준’에 따라 세정제, 코팅제, 접착제, 방향제, 부동액 5개 품목에 대해 특정 화학물질이 일정 함량 이상 함유된 액상 제품에만 어린이보호포장을 의무화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어린이 안전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가루·에멀션·젤형 생활화학제품은 어린이보호포장 대상에서 제외됐다.

또한 캡슐형 합성세제 등 안전사고가 많이 발생하는 제품도 제외되는 등 대상 품목이 한정적이고, 화평법 외 다른 법률로 관리되는 조리기구·식기 세척제, 자동차 연료첨가제, 착화제 등도 적용대상에서 제외돼 관리의 사각지대에 놓였다는 지적이다.

우리와 달리 유럽연합 등 주요 선진국에서는 화학물질을 인체 유해성에 따라 분류하고 급성독성, 피부부식성, 특정표적장기독성, 흡인유해성 등을 가진 화학물질이 일정 함량 이상 포함된 모든 소비자제품은 품목 및 내용물의 형태(제형)와 상관없이 어린이보호포장을 의무화하고 있다.

따라서 어린이 안전사고의 사전예방을 위해 우리나라도 어린이보호포장 대상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소비자원은 이번 조사결과를 토대로 어린이 안전 확보를 위해 환경부 등에 어린이보호포장 대상 생활화학제품의 확대를 요청하고, 소비자에게는 ▷가정 내 생활화학제품은 어린이 손이 닿지 않는 곳에 보관할 것 ▷어린이보호포장 제품은 사용 후 반드시 다시 밀폐할 것 등을 당부했다.

이정은 기자  press@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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