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생량저감·재질단순화 위한 자발적협약 필수

우리나라에서 사용되는 일회용컵은 연간 260억개에 달한다. 이것도 정확한 수치는 아니다. 누구도 정확한 사용량을 제시하지 못할 정도로 많은 양이 사용되고 있다.

2000년 이후 우후죽순격으로 생겨난 커피전문점에 비례해 일회용컵 또한 기하급수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매장 안에서 사용된 일회용컵은 제대로 처리된다 치더라도 매장 밖에서 버려지는 경우는 사실상 처리가 불투명하다. 추정키로는 수도권에서만 하루 평균 100만개 이상이 버려지고 있다.

설상가상 재활용이 어려운 일회용컵 종류도 계속 만들어지고 있다. 다양한 색깔을 입힌 종이컵은 화학약품으로 잉크를 제거하는 등 별도의 공정이 필요해 사실상 재활용이 어렵다.

컵 입구에 비닐을 압착한 플라스틱컵은 비닐이 플라스틱에 완전히 붙어 분리가 되지 않는 경우다. 패스트푸드점의 아이스크림컵은 재활용이 어려운 폴리프로필렌(PP) 재질이다.

발생량을 줄이고 재질을 단순화하는 것이 일회용품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가장 우선 사항인데 그러기 위해선 업체와 매장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환경부가 16개 커피전문점, 5개 패스트푸드점, 자원순환사회연대와 함께 1회용품을 줄이고 재활용을 촉진하기 위한 자발적 협약을 체결했다.

1회용컵의 재활용 촉진을 위해 다양한 재질의 플라스틱컵, 유색 종이컵 등의 문제를 개선해 나간다. 플라스틱컵의 경우 협약 참여 사업자간 협의를 통해 재질 단일화를 추진했다.

재활용 과정에서 분리 선별을 쉽게 하고 재활용 제품의 품질도 높이기 위한 목적이다. 또한 재활용 과정에서 탈색 등 별도의 공정이 추가돼 비용이 상승하고 재활용제품 가격 하락의 원인이 되는 유색 또는 전면 인쇄된 종이컵은 사용을 억제했다.

텀블러 등 개인컵을 사용하는 소비자에게 음료수 가격의 10% 수준의 가격할인 혜택을 주도록 했다. 할인금액은 100~400원 수준인데 이용자들의 협조가 얼마나 되는 지 면밀히 파악하고 보완할 대목이다. 텀블러 사용에 따른 혜택 역시 실효를 지켜봐야 한다.

전문 재활용업체를 통한 회수·재활용은 자발적협약에서 의무적으로 이행하도록 규정했다. 일회용컵 및 뚜껑·빨대·컵홀더 등 부속품을 분리 선별해 회수·재활용하고 이행 실적을 제출케 해 회수를 촉진한다.

환경부는 자원순환사회연대와 함께 각 매장별 협약 이행실태를 점검·확인할 계획이다. 협약 성실이행 업체는 우수업체로 지정 홍보하는 등 지원방안을 마련하고, 업계와의 공조를 강화한다.

이번 조치들이 실효를 거두길 기대한다. 무엇보다 친환경 소비문화 정착을 위해 시민사회와 일반 국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고 다양한 아이디어를 얻도록 노력해야 한다.

환경부 직원들이 365일 현장에서 발로 뛰어야 가능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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