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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에서 본 환경세상 ⑦] 미국 대평원에서 생각해보는 온실가스 감축최준영 국회기후변화포럼 운영위원
최준영 국회기후변화포럼 운영위원
환경일보 객원기자

[환경일보] 미국 중부의 옥수수밭은 끝이 없었다. 미네소타주와 아이오와주의 대평원에서 드문드문 서 있는 거대한 풍력발전기와 그 밑의 옥수수밭은 기후변화에 대한 미국의 대응전략을 상징적으로 드러내는 것처럼 느껴졌다. 미국에서 생산된 옥수수의 40%는 에탄올 생산에 활용되고 있으며, 이렇게 생산된 에탄올은 미국 내 사용되는 휘발유에 의무적으로 혼합돼 사용되고 있다. 10%가 포함된 E10의 경우 별도 표기도 없이 일반화됐으며 모든 차량에서 아무 문제없이 사용되고 있다. 이제는 E15를 넘어 E85까지 주유소에서 공급되고 있다.

끝없이 펼쳐진 옥수수밭을 바라보면서 '기후변화 대응은 과연 어떻게 이뤄져야 하는 것일까'라는 생각이 새삼 들었다. 교통부문 온실가스 감축의 경우 차량운행을 축소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더 효율이 높은 엔진의 개발, 더 적은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연료의 사용 등 여러 가지를 고려해볼 수 있을 것이다. 이 가운데 어떤 것이 가장 바람직한 것일까. 아마 각 국가별로, 지역별로 상황에 맞는 방안을 선택하는 것이 최선의 길일 것이다.

미국의 경우 넘쳐나는 옥수수를 처리하기 위해 1978년 에너지정책법을 통해 갤런당 40센트의 보조금을 지급하기 시작했다. 이후 2007년 에너지 독립 및 안보법 제정을 통해 에탄올을 포함한 바이오연료의 의무혼합제, 즉 재생에너지기준(RFS) 프로그램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연료공급자는 미국 환경청(EPA)이 연도별로 할당한 일정 비율을 충족시켜야 하며, 직접 달성하지 못할 경우 온실가스 배출권과 유사한 재생인증번호(RINs)를 시장에서 구매해야 한다. 결국 미국은 농업과 차량연료라는 상반된 분야의 연결을 통해 나름의 방식대로 온실가스 감축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물론 미국의 이러한 방식에 대해 과연 바이오에너지, 특히 곡물을 사용한 바이오 연료가 과연 바람직한 것인지에 대한 의문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곡물재배 과정에서 토지이용에 직·간접적인 변화가 발생할 뿐만 아니라 실제 곡물을 이용한 에탄올 생산과정 전체를 고려할 때 온실가스가 오히려 증가한다는 연구도 제기되고 있다. 그렇지만 미국의 입장에서 보면 어차피 생산되는 옥수수를 활용함으로써 농업부문의 안정적 수요처를 창출하고, 수입되는 원유의 비중을 감소시킴으로써 에너지 안보에 도움이 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옥수수 에탄올의 사용은 합리적 대안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산림을 훼손하며 설치되고 있는 태양광 발전소를 보면서 ‘이것이 과연 최선인가?’를 묻는 사람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좁은 국토, 높은 인구밀도, 절대적 수준의 에너지 해외의존이라는 조건을 보유한 우리에게 가장 적합한 온실가스 감축정책은 과연 무엇일까? 당위가 아닌 현실을 고려한 기후변화 정책을 다시 고민할 때가 된 것이 아닐까.

<글 / 최준영 국회기후변화포럼 운영위원, 환경일보 객원기자>

이창우 기자  tomwaits@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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