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박현출 사장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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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일보] 김승회 기자 =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박현출 사장)의 유통관행 개선과 가락시장 현대화가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시점에 박현출 사장 취임 3년간의 소회를 들었다

박현출사장께서는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이하 ‘공사’)에서 농수산물 유통현장의 CEO로서 지난 3년간 많은 일들을 하셨는데 그동안의 소회는?

▷지난 2015년 4월 공사 사장(제15대)으로 부임하였고, 올해 4월 정해진 3년의 임기를 마치고, 지금은 후임 사장이 올 때까지 업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공사는 농수산물 유통 효율화와 안전 먹거리 공급 및 건강한 식문화를 창조하기 위하여 서울특별시에서 설립(1984.4.10)한 지방공기업입니다. 현재, 공사는 가락·강서·양곡시장 관리 및 서울친환경유통센터 운영을 담당하며 안심·고품질 농수산물 유통의 세계적인 선도기업으로 발돋움 하고 있습니다.

특히, 가락시장(543천㎡)은 국내 최초의 공영도매시장으로서 1985년 6월 개장 하였고, 유럽에서 가장 큰 프랑스 헌지스시장이나 미국 뉴욕시장, 일본 오따시장 보다도 더 많은 연간 250만톤(하루 8,233톤)을 거래하며 세계 최대 규모의 물량을 취급하는 도매시장으로 성장하였습니다. ※ 프랑스 헌지스시장(173만톤/년, 2,321천㎡), 스페인 마드리드시장(165만톤/년, 1,762천㎡, ), 이태리 로마시장(80만톤/년, 1,405천㎡), 미국 뉴욕시장(150만톤/년, 506천㎡), 일본 오따시장(94만톤/년, 387천㎡)

이는 전국 33개의 공영도매시장에서 거래하는 물량의 35%를 차지하고 농어민에게 안정적인 판로와 기준가격을 제공함은 물론, 서울시민이 소비하는 청과류 물량의 약 50%를 공급하며 우리나라 농수산물 유통의 중심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가락시장의 이러한 눈에 띄는 큰 성장에도 불구하고, 제가 처음 와서 보았을 때의 가락시장은 겨울에는 영하 15도까지 떨어지는 혹한 속에서 상품이 얼지 않도록 난로를 피우고, 여름에는 40도까지 올라가는 열악한 영업환경 속에서 소중하게 출하된 농수산물을 거래하고 있었습니다.

특히, 여름철에는 대형차량에 낱개로 실린 수박을 한통씩 손으로 만지며 선별하고 하역·진열하느라, 경매 대기 시간이 길어져 선도 저하 및 수취가 하락은 물론 시장 혼잡 비용과 운송 대기료 등 불필요한 물류비를 발생시키는 비효율적 관행들이 여전히 유지되고 있었습니다.

대한민국을 대표한다는 가락시장의 대외적 명분과는 달리 시장 내부의 낙후된 유통현장의 모습은 저로 하여금 많은 고민을 하게 만들었고, 그 해법을 찾아 하나씩 풀어 나가야 했습니다.

박현출 사장.

생산자·출하자와 소비자·시민을 위해서 노력한 것은?

▷우선, 생산자·출하자를 보호하기 위해서 국내 최초로 출하대금 정산회사(조합)를 중도매인 직접거래품목 뿐만 아니라 시장도매인까지 확대시킴으로써 투명한 유통시스템을 정착시켰습니다.

중도매인·시장도매인이 출하자에게 대금을 직접 지급하던 방식의 경우 개별 중도매인·시장도매인의 부도, 대금정산 지연, 감가정산 등이 발생할 우려가 있었으나, 정산회사 설립 이후에는 농수산물을 판매한 다음날 대금이 즉시 정산회사를 통해 일괄 지급됨으로써 출하자들의 대금 미정산 위험이 해소되었습니다.

또한, 개별 중도매인이나 시장도매인의 보증이 아닌 공사와 중도매인 및 시장도매인이 각각 50%의 지분을 출자하여 책임을 질 수 있도록 함으로써 그 동안 가장 우려가 컸던 출하대금의 안정성을 튼튼한 기반위에 올려놓았습니다.

최근, 안양도매시장에 있는 한 도매시장법인이 부도로 출하자 대금정산을 못하고, 아직도 해결이 되지 않고 있어 개별 도매시장법인에 의한 정산체계 또한 근본적으로 문제가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가락시장과 강서시장의 경우 출하자와 직접 거래하는 중도매인과 시장도매인은 이러한 염려를 근본적으로 해소했다고 보시면 됩니다.

이로써 출하자·농어민이 대금정산의 안정성을 확보한 가락·강서시장의 도매시장법인뿐만 아니라 중도매인 또는 시장도매인과의 거래에 있어서도 출하대금 정산 걱정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선택하여 출하할 수 있도록 도매시장의 대금정산 기반을 안전하게 조성한 것입니다.

그리고, 2017년도에는 출하자에게 부담이 전가되던 표준하역비를 더 이상 도매시장법인이 출하자에게 부담을 떠넘기지 못하도록 조례 시행규칙을 개정하여, 제도적으로 부류별· 품목별 상한선을 설정하여 운영토록 하였습니다.

한편, 도매시장의 가장 중요한 고객인 생산자·출하자의 편의 증진 및 권익 보호를 위한 농어업인 단체, 연합마케팅 조직, 농협·출하단체 등으로 생산자·출하자협의회를 구성(‘16.3)하고 가락시장 현대화사업, 거래제도 개선 등 유통환경 변화와 관련 지속적으로 협의하고 소통을 강화하였습니다.

또한, 도매시장별 정가수의매매 확대와 중도매인 직접거래품목 지정 등 탄력적인 거래제도 운영과 강서시장 시장도매인 증설로 출하자·농어민의 선택권을 확대하였고, 가락시장 실시간 반입물량과 가격정보 등 ‘원하는 정보’를 ‘원하는 시간’에 맞춤형 유통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연간 1억1천만 건 이상 이용(‘17)하며 생산 단계에서부터 소비 단계까지 정보이용자들의 이용편의를 높이고, 신속한 의사결정에 큰 도움을 준 것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소비자·시민을 위한 안전한 농수산물 공급 기반 조성과 언제든지 도매시장의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사이버몰 「가락24」 운영으로 온라인 쇼핑 토대를 마련하였습니다.

공사는 국가 공인 농산물 안전성 검사기관으로 지정 받아 잔류농약검사 뿐만 아니라 2015.6.부터는 농산물 중금속 안전성 검사장비와 전문 인력을 확충하였고, 검사 건수도 종전 일평균 27건(‘15년)에서 연구용역을 통하여 도출된 92건(‘17)으로 단계적으로 확대함으로써 안전성 검사건수가 연간 4만 7천 여 건, 등급표준화 검사건수는 26만 여 건을 실시(’17)하여 소비자 시민의 식탁에 오르는 농수산물 식품의 안전성을 확보하는 관문의 역할을 충실히 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특히, 최신 식품소비 트렌드 변화에 따른 소비자 쇼핑채널 다양화에 부응할 수 있도록 가락시장 공식 온라인 쇼핑몰 「가락24」를 2015.10부터 오픈함으로써 구매자가 직접 도매시장을 방문하지 않고도 신선한 농수산물을 바로 구매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연간 587억원의 매출을 달성(‘17)하며, 해마다 큰 폭으로 성장을 거듭해 소비자의 안전하고 편리한 쇼핑에 많은 기여를 하고 있습니다.

많은 일들 중 가장 힘들고 어려웠던 사업은? 

▷가락시장 현대화 1단계 사업으로 준공(‘15.2월)된  가락몰로  임대유통인(청과·수산·축산·건어·식품 등 1,138명)을 이전하는 사업이 가장 힘들게 진행됐던 것 같습니다.

가락시장의 도매권역 현대화 사업 추진을 위해서는 청과직판 상인 이전을 통한 시설현대화사업 부지 확보가 첫 번째로 필요했습니다.

단계별 순환개발 방식으로 진행되는 현대화사업은 공구별로 ‘퇴거’=>‘철거’=>‘건설’=>‘입점’의 사업이 순차적으로 이루어질 때 비로소 하나의 공구가 마무리 되고 다음 단계로 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가락몰 지하에 배정된 청과직판 상인 (661명)들이 ‘지하’라는 이유로 이전을 거부하는 가운데 다자간협의체(서울시·시의회·공사·청과직판)를 운영하고, 가락몰 이전 지원 및 현장설명회 등을 개최하며, 동시에 가락몰 물류를 개선하고 지원토록 하였습니다.

그 결과 청과직판 상인 중 절반이 먼저 이전(‘16년 말) 하였으나, 나머지(330명)는 그대로 잔류하며 이전을 강력하게 반대하였습니다.

한편, 법원의 명도판결에 따라서 법원에서 청과직판 명도점포 강제집행을 예고(‘17.2~3월)하려고 하였으나, 청과직판 상인들이 집단으로 저항하며 방해하였고, 변화를 거부하며 생존권을 다투는 상인들의 저항이 결코 만만치 않았습니다. 이 과정에서 공사 직원들과도 물리적 충돌이 발생하는 등 갈등이 최고조에 달하기도 하였습니다.

이 와중에도 공사와 청과직판 미이전자 조합 간 이전협상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CEO면담 등을 통하여 가락몰 이전 합의를 도출(‘17.4.)하였습니다.

즉시 이전을 희망하는 경우 가락몰로 이전하고, 한시적 잔류 희망자(177명)는 임시부지(2차)를 경유하여 ’19.9월까지 가락몰로 입주키로 하였고, ‘18.1월 모든 상인이 이전함으로써 도매권역 건립부지가 확보되어 단계별 현대화사업의 원활한 추진이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이전에 협조 해 주신 임대유통인과 끝까지 하나 된 열정으로 일을 성공적으로 추진한 공사 직원들에게도 감사를 드립니다.

또한, 2009년도 수립되었던 가락시장 도매권역 현대화사업 보완 계획을 농림축산식품부와 기획재정부로부터 승인을 받아 유통환경 변화와 총사업비(기존 6,759억 원 => 변경 7,483억원) 및 사업기간(기존 ‘09~’18년 => 변경 ‘09~’25년) 현실화를 확정(‘16.12)함으로써 친환경 미래 도매시장으로의 발전 토대를 새롭게 놓았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건설할 도매권역 현대화사업(채소2동)의 경우에는 이와 같은 장애를 사전에 예방하고 원활한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 설계단계부터 80여 차례에 걸쳐 협의와 설명회 등을 실시하고, 대상 중도매인들의 동의(92.5%)를 확보하였습니다.

많은 우여곡절 끝에 가락시장은 임대상인의 이전을 완료하고 도매권역 현대화사업 부지를 확보하여 정상적인 추진여건을 마련했는데, 현대화사업을 먼저 시작한 노량진수산시장은 아직 상인들의 반대로 이전을 못하고 어려움에 놓여 있는 것 같다. 참고가 될 수 있는 성공적인 요인은?

▷청과 직판 이전과 관련하여 비슷한 상황에 놓인 노량진수산시장과 다른 결과를 낼 수 있었던 해결 동력을 정리 해 본다면, 그 해결 동력 중 첫 번째는 가락몰의 비전을 보여주면서 상인들을 지속적으로 설득하고 불편사항에 즉각 대처하며 문제 해결을 한 것입니다.

투자비용을 들여서라도 상인들의 요구사항을 최선을 다해 수용하였고, 향후 이전 이후에도 그 분들이 영업이 잘 될 것이란 확신을 갖도록 하였습니다.

두 번째, 원칙을 갖고 일관성 있게 행동하며 그 협상의 창구를 단일화한 것입니다. 서울시와 시의회 등에서 책임과 권한을 우리 공사에 모두 맡겨주었습니다. 만약 협상 창구의 단일화가 이뤄지지 않았다면, 어쩌면 지금까지 이전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을 수도 있습니다.

 세 번째, 공사의 의지를 적절한 방법으로 상인들에게 직접 보여준 것입니다. 주차장과 가공처리장의 신속한 철거는 물론이고 강제집행 예고 현장에 우리 직원 모두가 몸 사림 없이 함께 했습니다.

언행뿐이었다면 별 효과가 없었겠지만, 적절한 때 공사의 능력과 사업 추진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었습니다. 마지막 순간까지 고민했던 단전과 단수 조치의 예고도 그러한 의지 표현의 일종이었습니다.

끝으로 박 사장은 “청과 직판 집행부가 최종 결정을 내릴 수 있게 한 것입니다. 겉으로는 충돌할지언정 청과 직판 집행부 채널과의 연결이 끝까지 끊어지지 않도록 유지한 노력 역시 중요한 해결 동력이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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