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매한 표현 바로잡고 위해성 제대로 알려야 피해자 줄여

궐련형 전자담배(가열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이 지난 1년새 급증하고 있다. 편리하고 멋있어 보인다는 이유도 있겠지만, 일반 담배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해롭다는 상식이 한 몫을 했다.

그런데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국내 판매중인 궐련형 전자담배의 배출물에 포함된 니코틴·타르 등 11개 유해성분을 분석한 결과 일반 담배와 마찬가지로 포름알데히드·벤젠 등 발암물질 5종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특히 타르의 경우 일반담배보다 1.2~1.5배 더 많이 검출돼 경종을 울리고 있다. 전체 담배 배출물중 니코틴과 수분을 제외한 나머지 성분을 총칭하는 타르가 많다는 것은 일반 담배와는 다른 유해성분이 그만큼 더 많을 개연성이 높다는 의미다.

담배제조업체들은 타르함량이 높다고 해서 유성이 크다고 보기는 어렵고 타르 외 다른 유해물질은 오히려 일반담배보다 검출량이 적다는 사실을 부각시키고 있다.

그런데 이번에 비교된 유해성분은 주로 태울 때 발생되는 물질이어서 가열해서 피우는 궐련형 전자담배에서는 적게 나올 수밖에 없다. 또한, 한 개비 담배 당 유해물질함량이 적다고 해서 건강에 해롭지 않다는 주장은 무리다.

미국에서 장기간 많은 흡연자들을 추적한 연구에서는 저니코틴·저타르 담배와 일반담배 흡연자의 폐암발생률이 비슷하다는 결과가 나왔다.

담배의 유해성은 흡연량 및 횟수, 흡입 깊이에 달라지는데 중독물질이 덜 들어간 경우 오히려 담배를 더 많이, 더 자주 피워 누적노출영향이 더 커지기 때문이다.

아무리 담배의 유해물질을 줄였다고 해도 흡연과 관련한 각종 발병율과 사망률을 줄일 수 있다고 보장할 수는 없다.

미국에서 담배와 관련해 30년간 진행된 피해소송은 모두 담배회사의 승리로 끝났고, 미국 주정부들이 나서 담배의 유해성이 일부 인정된 것도 30여년 전에 불과하다.

담배포장에 살벌한 사진과 문구를 넣고, 담배값을 인상하고, 각종 해악을 계속 알리는데도 큰 변화는 찾아볼 수가 없다. 금연 캠페인을 그토록 시행해왔지만 별 성과는 거두지 못했다.

아무리 위해성을 노골적으로 표현한다 해도 일단 맛들이면 끊기가 어려울 정도로 중독성이 높아서 일까.

TV나 신문, 인터넷, 옥외광고물 등 매체를 이용해 전자담배의 위해성을 상설 홍보하고 계도해야 한다. 학교 교육과 교양강좌에서도 금연의 필요성을 가르쳐야 한다.

흡연과 건강과의 상관관계에 대한 깊이 있는 연구도 계속하고 알려야 한다. 마치 유해성이 없는 것처럼 교묘히 지어진 ‘전자담배’ 명칭도 ‘가열담배’로 바로 잡아야 한다.

어떤 방식이건 간에 담배는 담배다. 모두 해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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