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안전보건연구원 김장호 원장 인터뷰

[환경일보] 서효림 기자 = 사회의 구조와 기술의 발전은 산업현장에 큰 변화를 가지고 왔다. 급변하는 산업현장에서 사고와 질병을 예방하는 것은 근로자의 삶과 죽음을 가르는 중요한 일이다. 최근 시행된 ‘주 52시간 근무’의 시행 배경에 노동시간 1% 감소시 산재발생률은 3.7% 감소한다는 연구결과가 큰 이유가 됐다. 노동시간과 산재발생률의 상관관계를 연구한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은 노동자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기 위한 목표로 산업현장의 사고 예방 및 업무상 질병 예방 연구 등을 수행하고 있다. 산업안전보건주간(7월 1일~ 31일)의 마지막주, 산업안전보건연구원 김장호 원장을 만나 건강한 근로자의 삶을 지키기 위한 연구원의 업무와 그간의 성과에 대해 들어봤다.   <편집자 주>

매해 7월 1일부터 31일은 산업안전보건주간이다. 산업안전보건을 맞아 개최된 제51회 산업안전보건의 날 행사장을 찾은 산업안전보건연구원 김장호 원장

산업재해예방 연구 기능 갖춘 국책연구기관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은 정부의 효율적인 산업재해예방 사업수행 지원을 위해 조사·연구·기술개발 기능을 갖춘 국책 연구기관으로 1989년 7월 설립됐다. 안전보건환경에 맞춰 법규 제·개정 및 관련제도 개선을 위한 ▷안전보건 정책개발 연구, 업종별 유해·위험요인 조사와 분석을 통한 공학적 대책을 제시하는 ▷안전공학 연구, 직업성질환의 발생원인 규명을 위한 ▷직업성 질병 및 역학연구, 작업환경개선을 통해 유해인자로부터 노출을 최소화하기 위한 ▷직업환경 연구, 화학물질로 인한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화학물질 유해·위험성 연구 등을 수행한다.

이와 함께 근로자의 안전과 건강장해 예방을 위한 전문사업으로 직업성질환의 진단 및 예방, 발생의 원인규명을 위한 역학조사와 안전보건서비스기관의 측정 및 검진 능력 향상을 위한 정도관리를 수행하고 있다. 또한, 화학물질의 정보제공 등을 목적으로 한 화학물질 유해·위험성평가와 화학물질의 만성흡입에 의한 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만성흡입독성 시험·평가 사업과 함께 대형 화재·폭발사고 등 원인규명이 어려운 중대재해의 원인조사를 시행하고 있다.

정부 정책 수립 및 사회 이슈 대응 과제 수행

산업보건과 관련된 사회적 이슈에 대응하고 정부의 정책을 수립하기 위한 연구과제 수행도 연구원의 주요업무이다. 매년 약 70여건의 연구과제를 수행하고 있는데 그 결과는 정부의 산재예방정책 수립에 반영된다. 또한 연구의 결과는 SCI급 논문 게재를 비롯해 국내·외 학술대회 발표(연간 70여건)에 발표된다. 김장호 원장은 “산업예방연구의 양적·질적 향상을 위한 안전보건기술 특허 및 실용신안 등록, 연구결과 홍보를 위한 e연구리뷰·연구실용화리포트(R2P) 등 발간물 제작, 각종 세미나 및 포럼 개최 등 대·내외 환류(還流) 활동과 안전보건국제학술지 ‘SH@W(Safety and Health at Work)’ 발간은 수준 높은 연구성과 확대와 국내·외 산재예방 저변 확대에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변화 빠른 4차 산업혁명, 안전보건 수준 도약 기회

안전보건국제학술지 SH@W는 특히 창간 6년 만에 ESCI(Emerging Sources Citation Index)에 등재되는 성과도 거두었다. 김 원장은 "ESCI는 주요색인(SCIE, SSCI등)에 등재가 가능한 우수 학술지들이 등재되는 Web of Science의 색인(Index) 중 하나로 국제적 학술지로의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원은 국내에서 발생하고 있는 산업재해 현황통계 분석을 통해 국가 승인통계를 생산·제공하는 등 합리적, 효율적, 과학적 산업재해예방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김장호 원장은 “4차 산엽혁명 시대가 주도하는 디지털 시대의 신기술이 새로운 유해·위험을 유발할 수도 있지만 기술개발 및 향상을 목적으로 사용된다면 안전보건 분야의 기술수준을 한 단계 향상 시킬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 기대했다.

예를 들면 디바이스를 활용한 근로자 개인의 건강관리 모니터링을 통해 IoT 헬스케어 기술 기반의 근로자 건강증진 서비스를 지원할 수 있으며 또한 빅데이터를 활용해 직업성질환 취약군을 파악하고 특정 산업의 위험요인을 선제적으로 감지해 사업장 집단 역학조사를 실시해 노동자의 질병예방과 건강관리 사업을 펼칠 수 있다. 김 원장은 “신기술을 활용한 안전보건 서비스 개발 등의 관련 연구를 점차적으로 확대·수행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스마트 공장 노동자 건강보호 방안 제시

그는 특히 스마트공장 노동자에 대한 환경 연구를 강조했다. 대기업 분 아니라 중소기업에 대한 스마트 팩토리 구축지원 사업이 활발히 진행되면서 작업공정의 변화, 로봇과의 협업, 인공지능의 도입 등으로부터 새롭게 나타날 수 있는 유해·위험요인을 예측할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연구원은 이를 위해 ‘스마트공장 노동자 보호를 위한 안전보건기준 마련연구’를 수행해스마트공장 노동환경을 조사하고 산재예방을 위한 안전보건 기준을 제시하기 위한 연구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최근 연구원은 3D 프린터 사용 증가에 따라 “3D 프린터 사용자에 대한 초미세입자 노출평가”를 연구하고 있다. 또한 세계적인 기술력을 자랑하는 반도체 산업에서 새로운 공정의 적용과 새로운 물질을 사용하는 등 제품 개발 기술의 고도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때 발생하는 직업성 질환 발생 현황과 안전보건관리체계를 조사해 전자산업 노동자의 건강보호 방안을 제시하려고 한다.

다양한 국제 협력 통해 위상 제고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은 WHO가 지정한 산업보건분야 협력센터로 올해 4월 아시아지역 개발도상국 연구원들을 대상으로 유기화합물과 중금속 관련 산업보건, 건강장해 및 보건기술을 전파했다.

연구원은 국제산업안전보건연구원장 회의인 Sheffield Group의 회원으로 국제적 안전보건연구기관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지난 6월 독일 본에서 개최한 국제산업안전보건연구원장 회의에 참석해 연구정보를 교류하고 공동연구 기반 구축 등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또한 올해부터 3년간 진행될 독일 사회보험조합(DGUV)와 예방문화 선행지표 개발을 위한 한국-독일 공동연구를 추진하고 있으며 가까운 나라인 일본 노동안전위생종합연구소(JNIOSH)와 연구교류협정(MOU)를 체결하여 정기적 교류를 통해 산업현장 재해감소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또한 세계보건기구 WHO와 협력하여 매년 아시아지역 개발도상국인 베트남, 캄보디아, 몽골 등의 연구자를 대상으로 초청연수를 실시하고 있다. 그는 “연구원은 WHO가 지정한 산업보건분야 협력센터로 아시아 개발도상국의 연구수준 향상과 업무상 질병 예방에 관한 연구원의 노하우를 전수해 국제적 위상을 높이고 있다”고 자부심을 나타냈다.

글로벌 안전보건정책 연구기관 도약 위해 노력

연구원은 일본 노동안전위생종합연구소(JNIOSH)와 연구교류협정(MOU)를 체결하여 정기적 교류를 통해 산업현장 재해감소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김장호 원장은 안전보건공단의 미션을 “일하는 사람들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는 것”이라 말했다. 이런 공단의 미션을 달성하기 위한 연구원의 비전은 ‘산재예방정책을 선도하는 안전보건연구기관’이다. 김 원장은 지속·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사고사망재해와 업무상질병 감소를 위한 연구를 비롯하여 산업구조와 노동시장의 변화 등 노동환경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연구개발을 체계적으로 추진하고자 『연구 아젠다(KORA, KOSHA OSHRI Research Agenda)』를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아젠다 설정 기본방향은 ▷안전보건 현안 해결 ▷안전 보건 토대 강화 ▷지속가능한 안전보건 가치 창출의 3개 분야로 현재까지 7개의 아젠다(대분류)와 이의 실현을 위한 36개의 세부 아젠다(중분류)를 마련했다. 산업안전보건연구원 연구 아젠다 KORA(안)은 올 하반기에 연구원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돼 국민, 노·사·정·학계 관계자의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 최종 확정할 계획이다. 그는 마지막으로 “연구원은 ‘산재예방정책을 선도하는 안전보건연구기관’으로서 국가의 산업안전보건정책의 씽크 탱크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안전보건 이슈와 법·제도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와 국제교류 및 협력 강화를 통해 글로벌 안전보건정책 연구기관으로 도약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다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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