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사회책임 부문 낙제수준 등급 받아

[환경일보] 심영범 기자 = 이른바 ‘물벼락 갑질’과 총수일가의 독선적 행위로 국민의 질타를 받은 대한항공의 '사회책임' 평가 등급이 낙제 수준으로 하락했다.

23일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은 ESG(환경·사회책임·지배구조) 등급 수시 조정을 통해 대한항공의 지난해 사회책임(S) 부문 등급을 기존 'B+'에서 2계단 낮은 'C' 등급을 매겼다고 밝혔다.

C등급은 기업지배구조원의 전체 7개 등급(S, A+, A, B+, B, C, D) 중 6번째 등급이다.

앞서 대한항공은 지난해에도 항공기 안전규정 위반·정비부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자회사 불공정하도급 거래 행위로 등급이 조정된 바 있다.

기업지배구조원이 밝힌 이번 대한항공의 등급 하향 조정 사유는 근로자 권익을 침해한 부당 행위, 근로자 안전보건 관련 위험 등 크게 2가지다.

부당 행위에는 특수관계인의 근로자 및 협력사 근로자에 대한 폭행과 폭언, 협력업체 및 근로자의 조직적 밀수 동원 등이 포함됐다.

대한항공은 지난 4월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물벼락 갑질’ 사건이 폭로된 이후 진에어의 외국인 임원 불법 등기,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의 밀수·탈세 혐의,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횡령·배임·사기 혐의 등 사건이 잇따라 드러났다.

아울러 조 회장의 아내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도 직원들에게 폭언을 일삼고 손찌검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은 바 있다.

덧붙여 대한항공은 고용노동부 등이 실시한 기내 측정에서 독성물질이 검출된 적이 있어 등급 하향 조정에 반영됐다.

기업지배구조원은 "사회책임경영 측면에서 회사의 지속 가능성을 상당히 훼손할 우려가 있는 사안이 발생해 등급에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한항공은 외형적인 사회책임경영 체계는 갖췄지만 총수 일가의 전횡으로 이해관계자 전반에 대한 책임경영 체계가 양호하게 기능한다고 보기 어렵고 근로자 안전보건에 대한 상시조사 및 피해예방 체계의 부실도 우려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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