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도 받아보지 못한 고국의 고마움, 참 마음 따뜻한 남구

[울산=환경일보] 오부묵 기자 = 울산 남구는 “다함께 더가치 마따동” 민관협력사업으로 주민스스로가 지역사회의 복지문제 인식하고 해결방안을 제시한 첫 번째 성공사례를 17일 소개했다.

울산 남구의 마따남구사업, 해외까지 도움의 손길이 연결

남구는 주민 스스로가 만드는 복지공동체마을 조성을 위한 “마따남구(마음이 따뜻한 남구)”의 세부사업으로 2016년부터 14개동을 5개 권역으로 묶어 찾아가는 복지전담팀을 설치해 복지사각지대 발굴 및 사례관리사업을 하고 있다.

그 중 긴급을 요하거나 정신건강과 안전의 문제가 복합적으로 발생했을 때 남구청 희망복지지원단에서 고난도 사례관리를 벌인다.

지난 5월 남구청 희망복지지원단에 외교부를 통해 미국 댈러스 영사관에서 전화 한통이 걸려왔다. 미국에서 불법체류중인 후두암 4기 최씨의 치료가 시급해 마지막 연고가 있었던 울산에서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을 찾아달라는 내용이었다.

남구청 희망복지지원단은 귀국일정이 정해질 때까지 발 빠르게 움직였다.

우선 어르신이 있을 거처가 필요해 무거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위원 중 요양병원 종사자의 도움으로 요양병원에 입원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지난 5월 21일 남구청 희망복지지원단과 최씨가 처음 무거동 행정복지센터에서 만났다. 댈러스 영사관 직원과 동행해 도착한 최씨는 요양병원의 도움으로 병원 주소로 주민등록을 재등록했다. 최씨는 미국에서도 불법체류자 신분이었지만, 우리나라를 떠난 지 20여년이 지났기에 주민등록마저 말소가 된 상태였다.

동 행정복지센터 복지담당자와 협의해 주민등록을 살려야 했으나 10만원 가까이 되는 과태료 납부가 선행돼야 했다. 사실 공적지원에서는 이렇게 꼭 필요한 돈이지만 지원할 수 없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하지만 남구는, 법적·제도적으로 지원받을 수 없는 위기가정을 위해 “나눔천사”를 통해 도울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해 놓았기에 보다 쉽게 연계할 수 있었다.

이후 무거동 행정복지센터는 기초수급자 신청 및 의료비 긴급지원 등 맞춤형 복지서비스를 원스톱으로 진행했다. 또한, 울산대학교병원 사회사업실과 긴밀히 협의해 수술일정을 잡고 무료간병도 연계했다.

한편, 최씨는 울산 동구 현대중공업에 다니다 실직과 생계의 어려움으로 20년 전 미국으로 이민을 갔으며, 시민권을 얻지 못해 불법체류 신분으로 생활하다 후두암판정을 받게 됐다. 처와 이혼 후 자녀들과도 연락을 끊긴 상태라 미국에서 로 바오로 봉사단의 도움으로 겨우 생계를 유지했다고 한다.

이런 최씨에게 고국으로 돌아온다는 것은 마지막 희망이었다. 최씨는 “미국에서 시간은 너무나 고통스러웠다. 더 잘 살아보려고 간 긴 시간 동안 병을 얻고, 돌아올 길마저 막막했는데 남구청에서 손을 뻗어줬다. 남구청 희망복지지원단 오영주(고난도 사례관리사) 선생님이 울산대학교병원까지 일주일에 2번씩 찾아와 나를 살펴줬고, 무거동에 제가 알지 못하는 많은 분들이 저를 위해 모금을 해주시고, 주소를 둘 곳을 마련해 줬다. 비록 수술로 나는 목소리를 잃었지만 많은 분들 덕분에 희망을 다시 얻었다”라고 말 대신 종이에 마음을 전달했다.

김진규 남구청장은 “건강을 회복하고 우리 남구민이 되신 분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또한 그 분을 돕기 위해 돈을 모으고, 해결 방법을 함께 고민해준 우리 남구민에게도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며, “복지가 탄탄한 남구를 위해 ”마따남구“사업에 총력을 다 하겠다. 앞으로도 우리 구민들이 서로가 서로의 복지울타리가 될 수 있도록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환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