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사는 미래·행복한 도시, 수도권 동북부 거점도시 남양주

[환경일보] 김인식 기자 = ‘아침에 뱃볕이 먼저 든 곳은 저녁에 그늘이 먼저 들며, 아침에 핀 꽃은 먼저 시든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뜻을 품고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은 한때의 재해를 당했다고 하여 청원의 뜻을 꺾어서는 안 된다.’ 다산 정약용 선생이 아들에게 보내는 편지의 한 구절이다. 정약용 선생은 꿈을 잃지 않았던 지식인이다. 18세기 실학사상을 집대성한 한국 최대의 실학자이자 개혁가지만 오랜 시간 귀양살이를 겪어내야 했다. 하지만 유배지에서도 자신과 가족 그리고 나라를 위해 해배될 때까지 500여 권의 책을 저술하고 지식인들과 교류해 실사구시(實事求是)와 인본주의(人本主義)를 이룰 꿈을 잃지 않았다.

그동안 수도권 억제 정책에 따른 중첩된 규제로 소외되고 낙후됐던 남양주는 최근 새로운 꿈을 꾸고 있다. 함께하는 소통 행보를 보이는 조광한 남양주 시장은 ‘수도권 동북부 거점도시 남양주’라는 시정목표를 슬로건으로 새롭게 도약하는 수도권 중심지로의 발전을 약속하고 있다. <편집자 주>

조광한 남양주시장

Q. 취임한 지 100여 일이 지나고 있다. 그동안 어떤 시간을 보냈나

A. 시장으로 취임한 후 시간이 무척이나 빠르게 지나갔다. 취임 후 대부분의 시간을 시정업무 파악에 보내고 있었다. 속도보다는 정책의 방향성에 중점을 두고 목표와 전략을 수립하는 선택과 집중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동안 태풍도 두 차례나 왔고 집중호우도 발생해 안점 점검 및 재난 대비를 위해 지역 구석구석을 꼼꼼히 살폈다.

이와 더불어 직원 인사와 조직 개편을 고민하고 예산도 자세히 들여다보고, 시급한 민원에 대해서도 짚어봐야 했기에 매우 바쁜 다섯 달을 보냈다. 또한 많은 분의 면담 요청이 있어 시민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데도 많은 시간을 보냈다.

Q. 현재 남양주가 풀어야 할 과제나 개선점이 있다면

A. 남양주시는 훌륭한 자산과 잠재력을 갖고 있음에도 그동안 수도권 규제, 상수원보호구역이라는 명분 아래 개발제한구역이라는 틀에 묶여 오랫동안 소외되고 낙후돼 자족도시로서의 발전 가능성을 희생당했다.

잠은 남양주에서 자고 경제활동은 서울에서 하는 전형적인 베드타운이 됐다. 그래서 아침저녁 출퇴근 시간대 교통정체는 날로 심해지고 있고, 시민들의 삶의 질은 점점 나빠지고 있는 게 남양주의 현실이다. 또한 남양주는 1권역(화도, 호평), 2권역(진접, 별내), 3권역(와부, 다산) 등으로 나뉘어져 있어 통합성이 부족한 실정이다.

이제 민선 7기를 통해 남양주의 장점과 잠재력을 살려 남양주만의 특색과 생명력이 있는 미래형 자족도시로 나아갈 때이다.

Q.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문제는

A. 우선 교통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특히 철도가 문제다. 남양주시는 서울과 경계에 접해 있는 도시 중 광역철도가 없는 지역이다. 경의중앙선과 경춘선은 국철이지 광역철도가 아니다. 해결책은 7호선이나 분당선을 끌어와서 경춘선과 연결시키는 것이다.

광역철도와의 연결은 2021년 국가 철도망 계획에 포함돼야 하며, 중앙정부와 소통을 통해 해결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또 시 중심축인 4권역을 만들어야 한다. 분산돼 있는 기능은 그대로 유지하더라도, 1권역(화도, 호평), 2권역(진접, 별내), 3권역(와부, 다산)에 분산돼 있는 기능 중에 없는 부분들을 보완시켜야 한다.

쇼핑 시설과 엔터테인먼트 시설, 첨단산업시설 등 경제 자족 기능이 있는 지역을 추가로 조성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규제의 개혁 및 완화가 절실하다. 그동안 남양주시는 여러 가지 규제에 허덕이고 있었다. 현실에 맞지 않는 규제는 시의 발전을 막아 결과적으로 지금의 현실을 만들었다. 대표적인 사례가 그린벨트와 상수원 보호구역이라는 족쇄다. 이 족쇄를 풀지 않는 한 남양주 변화와 발전은 없을 것이다. 우리가 지금 안고 있는 규제를 우리 스스로가 어떻게 돌파하느냐가 우리가 성공하느냐 못 하느냐의 지름길이고, 남양주가 살아나느냐 못 살아나느냐를 판가름 짓는 중요한 요인이라 생각한다.

Q. 목민심서 저술 200주년을 맞아 다산 정약용 선생의 정신을 계승하자는 목소리가 높다. 시대 흐름에 맞게 다산정신을 계승하기 위한 정책이 있다면

‘목민심서, 시대를 말하다’ 개막식

A. 최근 남양주시 조안면 능내리 다산 유적지에서 ‘제32회 다산문화제’가 열렸다. 묘소와 문도사에서 헌화 및 헌다례 개막행사를 시작으로 유치부, 초중고 재학생, 일반인이 참여하는 미술대회, 백일장, 서예, 사진촬영 등 다산문예대회와 문화예술, 실용과학, 청렴봉사, 사회복지 등 4개 분야에 현저한 공적이 있는 우수한 인재를 선발해 시상하는 다산대상 시상식, 조선시대 육의전 체험, 대역죄인 점박이를 잡아라 등 즐기고 체험할 수 있는 다채로운 행사가 사흘간 개최돼 많은 시민이 참여했다.

다산유적지는 정약용 선생이 태어난 곳이자 아내 홍씨와의 회혼례(결혼한 지 60주년)를 앞두고 돌아가신 곳이다. 정약용 선생은 자찬묘지명(自撰墓誌銘)​에서 자신의 호를 열수(옛 한강의 별칭)라고 했듯이 고향 남양주에 대한 사랑이 깊었다.

정약용 선생은 관직생활(1783~1800)과 전남 강진에서의 유배생활(1801~1818)을 제외하고는 주로 고향에서 생활했다. 생전에 경세유표, 목민심서, 흠흠심서로 대표되는 500여 권의 경집(經集)과 문집(文集)을 저술했다. 특히 정약용 선생은 관리(공무원)가 지녀할 덕목과 펼쳐야 할 정책 방향을 ‘목민심서’에 제시했으며, 특히 애민, 봉공, 율기를 강조했다.

지난 2012년 유네스코에서는 ‘백성의 삶을 윤택하게 하고자 했으며, 지속발전의 가치를 추구했던 정약용의 삶과 업적이 유네스코의 이념과 일치한다’고 인정해 세계기념 인물로 선정했다. 정약용 선생의 사상은 민본애민이다. 앞으로 남양주 시정에 정약용 선생의 철학과 사상을 입혀 시민들이 편하고 살기 좋은 도시로 만들겠다. 또한 정약용 선생의 생가가 있는 지역을 기반으로 세계적인 인문학 중심지로 발전시켜 남양주의 도시가치를 높이겠다.

Q. 시대와 환경이 변하면서 이제 어떤 분야든 저탄소 녹색성장은 빼놓을 수 없는 화두이다. 남양주시의 녹색 정책을 소개하면

A. 올해 초 미세먼지주의보 발령 횟수는 지난해 비해 약 2배 이상 급증했고, 폭염과 폭우의 영향도 점점 커지고 있다. 그래서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이러한 기후변화 등 시민 건강을 위협하는 환경오염에 대처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우선, IoT(사물인터넷) 기술을 활용해 미세먼지 줄이고 있다. 국립환경과학원의 미세먼지 배출원 분석결과 우리 시는 건설공사 등 비산먼지가 43.8%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시간으로 미세먼지 및 소음 측정이 가능한 IoT 간이 측정방식의 센서 설치를 통해 효율적인 미세먼지 저감 조치를 취하고, 내연기관차량으로부터 발생되는 배기가스 배출을 줄여 대기환경을 개선하고자 운행차량개선 분야에 매년 100억 원을 투입해 향후 5년간 배출가스가 없는 전기차 4000대와 수소차 150대를 공급하고 원활한 운행 지원을 위해 수소충전소 3개소와 전기차 급속충전기 120기를 보급할 계획이다.

아울러 대기환경 오염원의 하나인 노후 경유차량에 대해 매년 2500대씩 조기폐차를 지원함으로써 운행차량으로부터 배출되는 이산화탄소 등을 대폭 줄여나갈 것이다.

Q. 남양주 전체 면적의 37%가 개발제한구역인 데다 상수원보호구역으로 묶여 있다. 환경적 측면과 사회·경제적 요건을 고려했을 때 상수원보호구역으로서의 남양주는 어떠한 입장인가

A. 1975년 팔당 상수원보호구역 지정 당시에 비해 사회‧경제 여건이 크게 변화했다. 최근에는 기술 발전으로 최첨단 하수처리기술이 도입됐음에도 환경부의 상수원 물 관리정책은 40년 이상 변화가 없어 조안면 주민들은 그 흔한 중국집 하나 없이 아직도 규제에 신음하고 있다.

물론, 정상적이고 합리적인 규제는 준수해야 하지만 시대에 맞지 않는 40여년 전 낡은 규제는 합리적으로 바꾸려는 노력을 적극적으로 할 것이다.

우선 우리 시는 전국 최초로 상수원보호구역 내 하수처리시설의 방류수 수질을 먹는 물 보다 깨끗하게 처리하는 고도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수도권은 한강을 기준으로 남과 북, 서울을 기준으로 동과 서의 발전과 시민의 삶의 질이 불균형적이다. 상수원 지역주민의 일방적인 희생과 아픔을 외면하는 물 관리정책에서 균형성장정책으로 패러다임의 변화가 필요하다.

규제개혁 없이 남양주시의 발전은 요원한 일이다. 시정을 수행함에 있어서 규제완화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이를 위해서 모든 역량을 집중해 나갈 것이다.

Q. 시민들과의 소통은 어떻게 하고 있는가

A. 소통에 있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예의’이다. 양방향의 소통에서 특히 예의가 중요하다. 우스갯소리로 상식 위에 규칙이 있고 규칙 위에 법이 있고 법 위에 헌법이 있고 헌법 위에 떼 법이 있다고 할 정도로 목소리를 높이면 해결된다고 생각한다. 점잖게 가만히 있으면 피해를 보고 다소 억지를 부려야 나의 권익을 찾을 수 있다는 생각이 우리 사회 저변에 깔려 있다. 이러한 인식을 극복하면서 시민들이 모두 납득하고 공감할 수 있는 소통법을 찾기 위해 고민하고 노력하고 있다.

민주주의의 가장 기본은 다양성에 대한 존중이다. 다양성을 존중하면서 그것을 어떻게 효율성으로 전환시키느냐가 사실은 management(관리)이다. 다양한 집단지성의 힘을 믿고, 시민들과 예의를 갖춘 의견 교환 과정에서 서로를 배려하고 공감대 형성을 통해 논의하고 소통하겠다.

Q. 시정경영 철학과 향후 계획은

A. 앞으로 합리성을 가지고 시정경영에 몰두하고자 한다. 보편적 상식이 사회 전체의 문화패턴으로 자리잡았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다.

앞으로 만들고 싶은 남양주시의 모습은 따뜻함 속에 건강하게 성장하는 도시이다. 경제적으로 자립하고, 생활의 편의성을 높이며, 모든 구성원이 소통하고 화합하는 도시, 시민이 더 활짝 웃고 잘 사는 좋은 남양주를 만들겠다.

이를 위해 3050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2030년도에는 수도권 동북부 거점도시로서의 인프라를 완전히 갖추고, 2050년도에는 전국기초자치단체에서 NO.1 도시가 되도록 하겠다.

성장을 이끌어 줄 가장 큰 원동력은 시민 모두의 ‘공감’과 ‘동참’이다. 우리 후대에게 물려줄 깨끗하고 아름다운 도시, 꿈이 실현되고 가족이 행복한 도시 구현을 위한 경쟁력 있는 남양주를 만들어가는 일에 인내심을 갖고 지켜봐주시길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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