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측, “홈플러스 경영진 배불리기 위해 외주직원 1800여명 해고했다”
홈플러스 측, “양사간 계약기간 준수했으며 일방적 해고 아니다”

[환경일보] 심영범 기자 = 홈플러스가 최근 경비업체 5곳과 계약을 연장하지 않기로 한 데 이어 일부 외주업체들과의 계약도 모두 해지하겠다고 노조 측에 통보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이에 영세·중견 외주 보안용역업체 직원 1500명을 포함해 매장 내 베이커리 외주판매업체, 콜센터 외주업체, 홈플러스 자체 건식 매장 헬스플러스 외주업체까지 용역 직원 약 1800여명이 올해 12월31일부로 일자리를 잃게 된다.

더불어 140여개 점포 직영 직원들은 약 2000명이 수행했던 보안·베이커리·건강식품 매장 업무까지 떠맡아야 한다. 홈플러스는 보안용역업체 직원을 모두 해고하고 홈플러스 직영 직원들을 3~4명씩 뽑아 보안업무를 맡기겠다는 뜻을 노동조합에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마트산업노동조합 홈플러스지부와 홈플러스 일반노동조합원들은 15일 오전 홈플러스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노동조합은 “지난 10월말 홈플러스가 매장 보안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전체 보안업체들에게 12월31일부로 계약해지할 것을 일방통보”했다며 “이는 보안업체직원 1500여명에 대한 해고통보와 다를 바 없으며 하루 아침에 생존권을 박탈하는 갑질”이라고 강력히 규탄했다.

주재현 위원장은 규탄발언을 통해 “이번 계약해지는 직원들의 근무조건 저하시 노동조합과 협의하게 되어 있는 단체협약을 위반한 명백한 불법이며 일방적 구조조정”이라고 성토하고 “홈플러스 직영 노동자들이 먼저 나서서 1500명 보안직원의 생존권과 마트 안전을 지키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이번 사태는 경영진 누군가의 출세를 위해 벌어진 일”이라며 “자기 출세를 위해 직원을 자르고 비용을 줄이는 행태를 두고 보지 않을 것이며 오늘을 시작으로 강력한 투쟁에 돌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미연 홈플러스일반노동조합 수석부위원장은 “홈플러스 경영진은 경영을 잘해서 회사를 살려보겠다는 생각은 없이 매장을 팔고 인력을 줄이고 비용을 줄일 생각만 한다”고 성토했다.

아울러 “구체적으로 부천상동점 매각을 신호탄으로 인력감축도 모자라 이제는 외주업체까지 자르고 그 자리를 직영 직원들로 채우려 한다. 직영 직원부터 자르기는 어려우니 손쉬운 외주직원부터 자르는 것이다. 앞으로 그 칼날은 직영 직원에게 향하게 될 것”이라고 울분을 토했다.

김기완 마트노조 위원장은 “수많은 직원과 고객들로 북적대는 마트에서 안전을 책임져야 할 부서를 없애고 노동자의 목숨을 하찮게 여기는 재벌횡포를 끝내야 한다”며 보안업체 동료노동자들에게 “용기를 내자, 노동조합으로 뭉치자,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마트노조로 뭉쳐 함께 싸우자”고 호소했다.

정미화 홈플러스지부 서울본부장은 “사장님의 경영철학은 무엇이냐? 골병 들어가는 직원들은 보이지 않느냐? 얼마나 더 일해야 하고 등골이 휘어져야 하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외주직원을 해고하고 그 업무를 우리에게 떠넘기는 것은 일하다 죽으라는 것과 똑같다. 경영진의 배를 불리기 위해 건강하게 일할 우리 권리를 빼앗지 마라. 더 이상 가만 있지 않고 똘똘 뭉쳐 싸울 것이다”고 덧붙였다.

노조 측은 “홈플러스는 11월13일 보안업체 계약해지 외에 베이커리 외주판매업체, 콜센터 외주업체, 헬스플러스(홈플러스 자체 건강식품 매장) 외주업체들과의 계약도 모두 해지하겠다고 노동조합에 통보했다”며 “3개 업체, 200여명이 넘는 외주직원들을 모두 계약하지 하고 이 업무들 역시 직영 직원들에게 맡기겠다는 것으로 보안업체 직원까지 포함하면 1800여명에 달하는 외주직원들을 연말까지 해고하겠다는 대규모 구조조정 계획을 일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몇몇 경영진의 성과와 이익에 눈이 멀어 1800여명을 동시에 계약해지하고 그 업무를 직원들에게 떠넘기려는 인력구조조정으로 규정하고 이에 맞서 단호히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한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홈플러스 측은 “양사간 계약서에 명시된 계약기간을 준수하는 것이며 계약기간 중 해지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각 점포에 배치된 협력사 소속 보안팀장들의 전문성을 유지하기 위한 방안을 지속 검토해왔으며 각 점포에 파견 근무중인 협력사 소속 보안팀장들을 최소 140명 이상 홈플러스 소속 정규직 직원으로 특별 채용하고자 한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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