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쁘다며 검증 안 된 식물 대규모 식재, 지속적인 모니터링 필요

[환경일보] 생태계 교란의 위험성 등이 아직 검증되지 않은 ‘핑크뮬리(Pink Muhly Grass, 학명 Muhelenbergia capillaris)’가 대중의 큰 인기를 얻으며 식재면적이 전국에 축구장 15배 규모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환경부에 따르면 전국의 지자체와 공공기관 주도의 핑크뮬리 식재 규모는 총 11만1988㎡(3만3876평)에 달하며, 이는 축구장 면적의 15.7배에 달하는 규모다.

개인이 직접 수입해 식재한 것까지 감안하면 국내에 식재된 핑크뮬리는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핑크퓰리가 생명력이 강하고 수입 시기가 짧아 국내 생태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우려하고 있다. <사진제공=신창현의원실>

핑크뮬리가 가장 많이 식재된 곳은 대전 금강변으로 단일면적 1만7000㎡(5142평)에 달했으며, 다음으로 경기도 양주시 나리공원 일대에 1만1660㎡(3527평)순으로 확인됐다.

핑크뮬리는 북아메리카 원산 벼과 식물로 미국, 멕시코 등지에 분포하고 있으며 국내에는 들어온 지 4년 가량 됐다. 원예종으로 수입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관광지를 중심으로 빠르게 식재되고 있다.

하지만 이를 두고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전문가들은 핑크뮬리가 국내와 기후·환경이 다른 곳에서 자란 외래식물이고, 억세 종류 특성상 생명력이 강한데다 수입 시기가 얼마 되지 않아 국내 토종식물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파악도 되지 않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확산 속도가 너무 빠르다는 지적이다.

환경부는 이에 대해 아직 별도의 모니터링을 실시하지는 않았지만 분포 및 확산 양상, 국내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으며, 위해성이 클 경우 생태계 교란 생물로 지정할 것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신창현 의원은 “아직 검증이 되지 않은 식물을 예쁘다는 이유만으로 무분별하게 식재하는 것은 우려스러운 일”이라면서 “국내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치는지 여부를 환경부가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환경부는 가시박, 단풍잎돼지풀 등 14종을 생태계교란 식물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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