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환경부‧미군에 기지내부 정밀조사 및 후속조치 요청

[환경일보] 서울시는 2018년도 용산미군기지 주변 지하수 관측정 62개소(녹사평역 41개, 캠프킴 21개)에 대한 오염도 검사결과 27개 관측정에서 지하수 정화기준을 초과했고, 벤젠은 최대 1170배를 초과했으며, 자유상유류(물보다 비중이 작아 지하수면 위에 떠있는 기름)가 지속적으로 검출됐다고 밝혔다.

2001년 용산미군기지 주변 녹사평역에서 유류오염 발견 이후 서울시는 용산미군기지 주변에 지하수 관측정을 설치해 정화작업과 오염도 조사를 하고 있다.

녹사평 BH-6 자유상유류회수 <사진제공=서울시>

지하수 정화작업 결과 오염도는 녹사평역 주변에서 벤젠 최고농도가 2004년 대비 40% 감소했고, 캠프킴 주변에서 석유계총탄화수소 최고농도가 2008년 대비 95% 감소했지만 여전히 지하수법에서 정한 정화기준을 크게 초과하고 있다.

지하수 정화기준은 벤젠 0.015㎎/L이지만, 녹사평역 주변 벤젠 최고 농도는 2004년 1956배 초과한 29.354㎎/L에서 2018년 1170배 초과한 17.557㎎/L에 달하고 있다.

또한 석유계총탄화수소이 기준 1.5㎎/L인데 반해, 캠프킴 주변 석유계총탄화수소 최고 농도는 2008년 6578배 초과한 9867.4㎎/L에서 2018년 292배 초과한 439.2㎎/L에 달한다.

녹사평 BH-6 자유상유류회수 <사진제공=서울시>

서울시는 미군기지 주변 지하수 정화작업 추진과 병행해 기지 외곽 민간지하수 및 지하철 유출수 등 총 45개 지점에 대한 수질모니터링을 통해 유류오염 확산을 감시하고 있으며, 다행히 오염 확산 징후는 없었다.

2004년부터 미군기지 주변 유류오염 지하수에 대한 지속적인 정화작업에도 아직까지 자유상유류가 검출되고 있고, 벤젠 등 유류성분이 기준을 크게 초과하고 있는 것은 과거 기지 내부에 누출됐던 유류가 현재까지도 기지 내부에 남아 있어 지하수 유동방향을 따라 녹사평역 등 미군기지 주변지역으로 흐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시 배광환 물순환안전국장은 “우리시는 기지주변 정화사업과 지하수 확산 감시 모니터링은 지속하면서, 국방부, 외교부, 환경부 등 관계부처와 협의해 반환 전 기지내부 정밀조사와 오염정화 및 SOFA 규정의 개정 등 모든 조치가 조속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녹사평 BH-7 자유상유류회수 <사진제공=서울시>

캠프 캐롤 주변 식수원 오염 우려

한편 녹색연합은 2008년 이후 전국 미군기지 주변지역 환경기초조사보고서 입수해 분석한 결과 “용산기지 포함해 현재 미군 측에 공여 중인 54개 기지 가운데 25개 주변지역이 심각하게 오염됐다”고 밝혔다.

특히 법에 따라 5년 마다 실시해야 하는 환경기초조사가 조사 주기를 제대로 지키지 않고 있으며, 특히 경북 왜관의 캠프 캐롤의 2012년 보고서는 ‘환경기초조사 주기를 5년 미만으로 조정해 지속적인 조사를 수행해야 한다’고 제기하고 있다.

보고서는 “조사지역 대부분은 상수도가 보급됐지만 일부 지역은 지하수를 생활용수 및 음용으로 사용하고 있어 지하수 사용 가구에 대한 수질분석을 주기적으로 실시해 지하수 오염 여부를 지속적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으며, 오염지하수에 대해서는 이용금지, 대체 상수원 제공 및 오염지하수확산방지 조치 등의 대책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힌다.

그러나 오염이 심각한 기지에 대해서 조사 주기를 단축하는 것이 아니라 5년 주기마저 지키지 않아 2012년 이후 6년이 지난 2018년에서야 조사됐다고 주장했다.

캠프킴 자유상유류 회수 <사진제공=서울시>

이에 대해 환경부는 “매년 미군기지 주변지역에 대해 환경기초조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지자체에 알리고 정화 조치를 요청하고 있다”며 “매년 2차례 지자체 관계자 설명회를 개최해 기지별 오염상황과 정화절차를 설명하고 정화 조치를 당부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지하수 오염 확산이 우려되는 미군기지 주변지역은 환경부에서 직접 오염확산 방지시설(캠프 캐롤, 광주비행장)을 설치‧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환경부는 “주한미군 공여구역주변지역 등 지원특별법 시행령 개정(2012.5) 이후부터, 매 5년마다 미군기지 주변지역에 대한 환경기초조사를 실시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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