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수입자 증가했지만, 지상에서 유의미한 ‘강수’ 없어… 기술 축적 위안

[환경일보] 미세먼지에 대응하기 위해 추진된 인공강우 실험이 절반의 성공으로 끝났다. 강수입자가 증가하고 구름이 짙어지는 등의 변화를 보였지만 지상에서는 강수가 측정되지 않았다.

기상청 국립기상과학원(원장 주상원)과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원장 장윤석)은 지난 25일(금) 서해상에서 기상항공기(킹에어 350)를 이용해 인공강우의 미세먼지 저감 영향을 분석하기 위한 합동 실험을 진행했다.

기상항공기 관측 결과 구름 내부에서 강수입자의 크기가 증가한 것이 관측됐으나, 기상선박 및 지상 정규관측망에서 유의미한 강수 관측은 없었다.

비행 중 인공강우물질 살포 모습 <사진제공=기상청>

기상항공기에 장착된 구름물리 측정장비(구름 입자 및 강수 측정기)로 인공강우 실험 이후 구름 내부에서 강수입자의 크기가 증가된 것을 확인했다.

그러나 인공강우의 영향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 전라남도 영광 지역의 지상 정규 관측망과 기상선박에서는 강수가 관측되지 않았다.

다만 강수로 관측될 수준은 아니었지만 영광 지역에 위치한 모바일 관측차량에서 수분에 걸쳐 약한 안개비 현상이 있었으며, 기상선박 주위 해상에 비를 포함한 구름이 목격돼 정밀 분석을 하고 있다.

실험 전 구름의 모습(위)과 실험 후 구름의 달라진 모습. <사진제공=기상청<

이번 합동 실험에는 ▷항공기 ▷선박 ▷이동관측차량 ▷도시대기측정망 등 기상장비와 환경장비가 다양하게 활용됐다.

기상청은 ▷기상위성영상 ▷이동관측차량 관측정보 ▷수치예보모델 예측자료 등을 활용해 분석한 결과, 실험 당일 기상조건이 인공강우 실험을 하기에 적합하다고 판단해 오전 10시부터 영광 북서쪽 110㎞ 해상에서 인공강우 실험을 수행했다.

이번 합동 실험에는 항공기, 선박, 이동관측차량, 도시대기측정망 등 다양한 장비가 활용됐다. <자료제공=기상청>

기상항공기는 오전 10시경 인공강우 물질(요오드화은)을 살포한 뒤 구름 내부의 강수 입자 변화를 관측했고, 기상관측선은 인공강우 실험효과 관측을 위해 인공강우 실험 지역을 중심으로 기상관측을 수행했다.

국립환경과학원은 기상관측선에 장착한 미세먼지 관측장비와 내륙의 도시대기측정소 등에서 대기의 미세먼지 농도 변화를 연속적으로 관측했다.

정부는 이번 실험이 기상청과 환경부가 협업을 통해 인공강우를 이용한 미세먼지 저감 영향 연구에 첫발을 내딛은 것으로,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한 다양한 노력의 출발점이라는 점에서 위안을 삼고 있다.

기존의 인공강우 실험은 육상에서 제한적으로 진행됐지만, 이번 실험은 육지에서 약 110㎞ 이상 떨어진 서해상에서 광범위하게 수행함으로써 향후 인공강우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의 출발점으로 보고 있다.

인공강우 및 미세먼지 저감 효과에 대한 상세 분석 결과는 보다 과학적인 분석과 전문가의 자문을 거쳐 2월 말 기상청과 환경부가 합동으로 발표할 예정이다.

인공강우 실험은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다양한 시도 가운데 하나다. <자료제공=기상청>

기상레이더, 기상위성 관측자료를 활용한 구름 발달 분석, 인공강우 물질 살포 전·후 구름내부의 강수입자 관측자료 상세분석, 기상선박의 미세먼지관측자료 및 인근지역 도시대기측정망 관측자료 분석 결과가 발표될 예정이며, 향후 인공강우 실험 및 미세먼지 합동관측 추진에 대한 계획이 포함될 계획이다.

김종석 기상청장은 “인공강우 기술을 활용한 미세먼지 저감기술 확보를 위해서는 다양한 조건에서 지속적인 연구를 해야 한다”면서, “실험의 성공 여부를 떠나 이번 실험을 통해 우리는 또 하나의 인공강우 기술을 축적한 것이며, 이를 바탕으로 인공강우를 실용화할 수 있는 날을 앞당기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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