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저감 성공해도 인접국가 등에 미칠 영향 먼저 살펴야

인공강우(人工降雨)는 비 씨앗이라고 할 수 있는 응결핵 또는 빙정핵이 적어 구름방울이 빗방울로 성장하지 못하는 구름에 인공적으로 응결핵을 뿌려 구름입자가 뭉쳐 내리게 하는 것이다.

보통 온도가 0℃ 이하인 한랭구름에는 빙정핵으로 요오드화은(AgI)이, 냉각물질로 드라이아이스가 활용된다.

1946년 미국 제너럴 일렉트릭(GE)사는 항공기를 이용해 영하로 내려간 상태에서 얼지 않고 있는 물방울인 과냉각수적이 포함된 양떼구름에 드라이아이스를 살포해 인공 비를 내리는데 최초로 성공했다.

1947년엔 얼음결정과 비슷한 결정구조를 가지고 있는 요오드화은을 태워 발생하는 연기를 과냉각수적에 넣어주고 그 증기가 냉각돼 빙정핵의 역할을 하게 하는 인공강우 항공실험이 성공하기도 했다.

그러나 인공강우는 기본적으로 수증기를 포함한 적절한 구름이 있어야 가능하다. 구름 한 점 없는 곳에서 비를 내리게 할 수는 없다. 드라이아이스나 요오드화은을 이용하는 방법은 엄밀히 보자면 인공증우라고 하는 것이 맞다.

전문가들은 인공증우 실험이 성공하면 약 10~30% 강수량을 증가시킬 수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 미국 항공우주국은 전기장으로 대기입자들을 교란시켜 수증기를 끌어 모으는 방법으로 구름이 없는 곳에서 인공강우 연구를 진행 중이다.

대통령의 강력한 미세먼지 대책수립 촉구 발언 이후 3일이 지난 1월 25일 기상청 국립기상과학원과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은 서해상에서 기상항공기를 이용해 인공강우의 미세먼지 저감 영향 분석을 위한 실험을 진행했다.

기상항공기는 오전 10시경 인공강우 물질인 요오드화은을 살포한 뒤 구름 내부의 강수 입자 변화를 관측했고, 기상관측선은 인공강우 실험효과 관측을 위해 인공강우 실험 지역을 중심으로 기상관측을 수행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의 기대와 우려 속에 진행된 이 실험은 ‘절반의 성공’으로 평가된다. 강수입자가 증가하고 구름이 짙어지는 변화를 보였지만 지상에서는 유의미한 수준의 강수가 측정되지 않았다.

환경부는 이번 실험이 인공강우를 이용한 미세먼지 저감 영향 연구에 첫발을 내딛고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한 다양한 노력의 출발점이라는 점에 무게를 두고 있다.

그런데 인공강우를 위해 공기 중에 뿌리는 요오드화은 및 드라이아이스 등 응결제가 환경에 미칠 부정적 영향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연구된 바가 없어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중국이 동북방향으로 이동하는 구름을 이용해 인공강우를 시도할 경우, 한반도에 구름이 사라져 심각한 사막화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경고도 있다.

인공강우 연구는 인접 국가 및 전 지구적으로 미칠 수 있는 영향을 먼저 면밀히 살피면서 추진돼야 할 것이다. 당장 급한 미세먼지 잡겠다고 하다가 더 큰 문제가 만들어지는 우를 범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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