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4청소년 기후행동,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진행
“기후변화 대응 강화, 체계적인 기후변화·환경교육” 요구

5월 24일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청소년기후행동이 진행됐다. <사진=오동재 객원기자>

[세종문화회관=환경일보] 오동재 객원기자 = 5월24일 서울엔 올해 첫 폭염주의보가 발령됐다. 폭염특보 적용이 5월로 확대된 2015년 이후 두 번째로 빠른 기록이다. 광화문의 온도는 33℃에 달했고 체감온도는 36℃까지 올라갔다. 

이날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은 '524 청소년 기후행동' 집회 참여를 위해 모인 청소년들로 가득했다. 이들은 더위 속에서 2시간 넘게 정부의 기후변화대응 강화를 외쳤고, 기후변화·환경 교육확대를 요구했다.

“기후변화대응, 한국만 예외인가요?

정부의 기후변화대응을 촉구하는 청소년들의 목소리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시작은 스웨덴의 16세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의 1인 시위였다. 지난해 툰베리는 스웨덴 정부의 기후변화대응을 외치며 매주 금요일 홀로 국회의사당 앞을 찾았다.

툰베리의 시위는 전 세계 청소년들의 동참으로 확대됐고, ‘기후를 위한 학생파업(school strike for cliamte)’이 매주 금요일마다 전 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지난 3월 15일엔 전 세계 2379개 도시에서 188만여 명이 동참했다.

청소년들의 목소리는 한국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5월24일의 청소년 기후행동은 3월15일의 기후행동에 이은 두 번째 행사였다.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모인 학생들은 서울시 교육청으로 행진을 이어갔다. <사진=오동재 객원기자>

학생들은 “4대 기후악당국가에서 탈출하기 위해 정부가 노력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모았다. 김서경(문현고) 학생은 “한국의 석탄화력 발전 비중이 지난해 38.7%에서 41.9%로 상승했으며, 한국의 온실가스배출 증가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1위”임을 강조했다. 이어 “이런 수치보다 더 심각한 것은 놀라울 정도로 무심한 사람들의 반응”이라며 “기후변화를 얘기할 때마다 책임을 다른 사람에게, 그리고 미래에 전가하는 모습을 흔하게 본다”고 우려했다.

손진오(영등포고) 학생도 “많은 사람들이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인지 못하고 있다”며 청소년을 비롯한 시민들의 책임의식 부재를 우려했다. 이어 “한국이 기후변화 4대 악당이란 소리를 들으면서 다른 국가에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기후변화를 더 늦기 전에 마주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락영(민사고) 학생은 “기후변화는 사실이며, 우리에겐 주어진 시간이 없다”고 우려했다. 그는 “작년 여름 한국은 사상 최악의 더위를 겪었고, 강원도 횡성은 비공식적으로 43℃까지 올라갔다”고 언급했다. 이어 “올해 한국은 유례없이 빠르게 폭염주의보가 발효됐다”며 “실질적인 기후변화대응 활동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기후변화 · 환경문제 대응방안, 교육과정 반영돼야

청소년들은 기후변화와 환경교육을 교육과정에 반영할 것을 교육청에 요구했다. 김서경(문현고) 학생은 “시민과 학생들을 기후변화의 방관자로 만든 것은 한국의 교육시스템”이라며 “수능만을 위한 피라미드구조의 입시경쟁에선 기후변화와 환경에 대한 문제의식이 설 곳이 없다”고 우려했다. 이어 “우리나라의 학교 시간표 편성은 입시과목 중심이기 때문에 환경교육은 우선순위에서 밀려난다”며 “결국 2009년 201명이었던 환경전문 교사가 2018년에는 31명으로 1/6로 줄어들었고 교육의 기회는 사라지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 교육청 앞에 도착한 학생들이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다. <사진=오동재 객원기자>

오연재(성미산학교) 학생은 “그럼에도 환경교육을 교육과정에 반영하기 위한 노력이 미비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많은 국가들이 UN의 ‘지속가능발전교육’ 목표에 따라 행동지침을 보급하고 있지만 한국은 우리가 태어나기 전부터 환경교육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으면서도 체계를 잡지 못한 상황”이라고 비판하며, “심지어 2013년 환경교육진흥법을 제정했음에도 현재의 교육은 법률과 상반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우려했다.

덧붙여 “미세먼지의 원인이 도대체 무엇이고 오늘과 같은 더위가 왜 점점 심해지는지, 해결방법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되는지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지루한 시간이 되더라도 올바른 정보를 학생들에게 제공하는 것이 교육의 의무”라고 주장했다.

오연재(성미산학교) 학생은 "다른 나라처럼 학생들이 매주 모이긴 힘들지만 , 오늘 진행된 두 번째 기후행동이 큰 진전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다음 청소년 기후행동은 9월에 이어질 예정이다. <사진=오동재 객원기자>

청소년들은 광화문에서 시작해 교육청까지 행진을 이어갔고, 교육청에 ▷체계적 환경교육 도입 ▷청소년의 사회참여 장려를 요구하는 서한을 전달했다. 다음 청소년 기후행동은 오는 9월에 이어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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