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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녹조로 생각해보는 ‘과유불급’서울특별시보건환경연구원 김진아 연구원

서울특별시보건환경연구원
김진아 연구원

[환경일보] 최근 혼탁수 유입 사고에서 보듯 우리가 평소 ‘물’ 쓰듯 사용하는 ‘물’은 결코 당연한 것이 아니다. ‘깨끗한 물과 위생’은 2016년 국제연합(UN)이 선정한 ‘지속가능개발목표(SDGs, 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중 하나로 지구촌이 힘을 모아 달성해야 할 중요한 목표이다.

몇 해 전부터 날씨가 따뜻해지면 더욱 빈번하게 발생하는 환경 문제가 있다. 바로 강과 하천, 호소(湖沼)에서 발생하는 ‘녹조’이다. 녹조는 높은 수온(水溫)과 질소(N), 인(P) 등 영양염류의 과다유입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한강 하류 친수 구역(행주대교~잠실대교)에도 7월말부터 지속된 폭염과 팔당댐 방류량 감소로 인해 8월6일~8월13일까지 조류경보 ‘예비’ 단계가 발령됐다.

남조류 4종 <사진제공=서울특별시보건환경연구원>

녹조를 구성하는 식물성플랑크톤인 조류는 수생태계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1차 생산자이다. 하지만 조류가 성장하기 유리한 환경이 조성될 때 대량으로 증식해 수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친다. 특히 조류 중 남조류의 개체수가 증가하면 물속에 용존산소(DO)가 고갈돼 물고기가 폐사되기도 한다. ‘마이크로시스티스(Microcystis)’와 같은 남조류는 냄새물질을 분비할 뿐만 아니라 ‘마이크로시스틴(Microcystin)’이라는 신경독소를 분비해 인체에 유해하다. 우리나라는 대부분 강과 하천, 호소(湖沼) 등을 상수원으로 활용하고 있기 때문에 조류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조류가 여름철에 왕성하게 성장하는 이유는 일조량이 증가해 수온이 상승하고 광합성 반응이 활발하게 일어나기 때문이다. 또 우리나라 기후 특성상 여름에 비가 집중적으로 내려 논밭이나 지표면에 있는 오염물질이 비와 함께 강과 하천으로 다량 유입된다. 이를 ‘비점오염원’이라 하는데, 여기에는 조류의 성장에 영양분 역할을 하는 인(P), 질소(N) 등의 영양염류가 다량 포함돼 수계의 부영양화를 일으켜 녹조 현상을 초래한다.

더위가 이어지면서 녹조 현상이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녹조 문제가 우리의 실생활과 수생태계에 큰 영향을 끼치는 상황에서 녹조 저감 대안을 다음과 같이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하·폐수처리시설 및 가축분뇨처리시설 등의 점오염원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 하수처리장은 하수에 다량으로 포함된 인(P)과 질소(N)를 제거해 방류하고 있다. 최근 서울시는 물론 전국의 하수처리장은 녹조 현상의 주된 원인으로 알려진 인(P) 농도 저감을 위해 ‘총인처리시설’을 도입하고 있다. 둘째, 체계적인 비점오염원 관리가 필요하다. 우선 초기강우에 대한 처리 대책을 수립하고, 저류시설과 녹지와 물길이 어우러진 식생수로(Bio swale) 등의 설치가 필요하다. 셋째, 빗물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도시의 물순환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 예를 들어 투수성이 낮은 아스팔트 대신 빗물을 흡수할 수 있는 도로 포장재와 보도블록을 적용할 수 있다. 향후에는 개발 전 자연 상태의 물 순환 체계를 훼손하지 않고 자연형 투수시설과 빗물을 저장할 수 있는 저영향개발(LID, Low Impact Development)로 도시 개발의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 이를 위해 저영향개발(LID) 관련 법률과 제도를 만들어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교육 및 홍보를 강화해야 한다.

녹조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환경부는 1998년부터 「물환경보전법」에 따라 ‘조류경보제’를 시행하고 있다. ‘조류경보제’는 조류 발생 상황을 주기적으로 관찰해 일정 수준 이상의 조류가 발생할 경우 경보를 발령한다. 서울시도 잠실수중보 상류 상수원 구간(미사대교~잠실대교)에 대해 ‘조류경보제’를 운영하고 있다. 2016년부터는 잠실수중보 하류를 수상스키와 같은 여가 활동을 위한 친수활동구간(잠실대교∼행주대교)으로 추가 지정했다.

‘조류경보제’ 운영 기간에는 매주 한강 물을 채취해 유해 남조류의 세포수 합이 2회 연속으로 기준치 이상일 경우 경보를 발령한다. 조류경보는 ‘예비’, ‘관심’, ‘경계’, ‘조류대발생’ 총 4단계로 발령하는데, 경보가 발령되면 단계에 따라 수표면 물청소를 하고 하수처리와 조류 분석 주기를 강화한다. 또 방송을 통해 한강에서 낚시, 수상스키, 수영 등 수상레저 활동 자제를 권고하고 식용 어패류 어획을 금지하는 등 시민의 안전을 위한 행동 요령을 홍보하고 있다.

서울특별시보건환경연구원은 ‘조류경보제’ 운영을 위해 지난 4월부터 주기적으로 한강 친수활동구간에 조류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있다. 7월 첫째 주에 한강 수질을 분석한 결과 일부 지점에서 유해 남조류의 세포수가 최대 2435cell/mL까지 검출됐다. 이는 예비 단계인 1만cell/mL의 5분의 1 수준이다.

다행히 아직까지 걱정할 수준은 아니지만, 시민들도 깨끗하고 안전한 물을 즐기고 보호하기 위한 노력에 동참해야 한다. 최근 녹조 문제로 천덕꾸러기 신세로 전락한 조류를 보며 우리가 자연의 섭리를 왜곡한 대가를 치르고 있는 것은 아닌지 과유불급(過猶不及)의 의미를 되새겨 본다.

<글 / 김진아 서울특별시보건환경연구원 연구원>

이채빈 기자  green900@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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