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냄새에 민감한 것 아니냐’ 피해자 탓하는 환경청 담당자

[환경일보] 10일 환경부 소속기관 국정감사에서 대구 경상여고 악취사고에 대한 대구지방환경청의 안일한 대처가 도마에 올랐다.

자유한국당 강효상 의원은 인접 산단에서 발생한 유해대기오염물질로 인한 원인불명의 연기·악취에 시달리고 있는 대구 경상여고 악취사고에 대해 환경 당국의 무성의한 태도를 질타했다.

대구지방환경청과 대구교육청 자료에 따르면 경상여고는 지난 2017년부터 이미 8차례 이상 비슷한 사고가 발생했고, 2년 동안 179명의 학생·교사들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이 과정에서 대구지방환경청 관계자는 “유독 학생들이 냄새에 민감하고 예민한 것 같다”며 피해 학생들과 선생님에게 잘못을 전가하는 태도를 보였다.

강 의원은 “대구지방환경청은 대기오염물질 악취로 인한 경상여고 사태를 3년째 방치하면서 언제까지 천편일률적인 점검 단속만 반복할 것인가”라며 “늘 악취와 가스 유출에 노출된 학교에 자식을 보내는 부모님들의 마음을 생각해야한다”고 질타했다.

이어 강 의원은 “안일한 환경공무원의 인식에 대한 태도 개선으로 가시적 성과가 나타날 수 있도록 청장직을 걸고 대처하라”고 주문했다.

이에 정경윤 대구지방환경청장은 “반복되는 경상여고 악취 사고에 대해 엄중함을 인식하고 유관기관과 함께 철저한 공동조사를 실시하겠다”라고 답변했다.

정경윤 대구지방환경청장(왼쪽)과 생태전문가 방혜정씨가 강효상 의원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환경일보DB>

한편 강 의원은 전국 최대 두꺼비 산란지인 망월지의 생태공원 조성을 촉구하는 질의도 이어갔다.

강 의원은 “망월지가 한국내셔널트러스트에서 꼭 지켜야 할 자연문화유산으로 지정됐고, 도심에 위치한 큰 서식 산란지는 망월지가 유일무이함에 따라 보전과 아울러 교육적인 시설로 잘 발전시켜야 하는데 적절한 방안을 제시해달라”고 말했다.

이날 참고인으로 출석한 생태계 전문가 방혜정씨는 “망월지는 자생지로서 전국 최대이므로 그 자체가 보전돼야 하며 생태공원, 생태복원사업을 통해 그 주변까지 완전한 서식지 보전지역으로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이에 정 청장은 “지자체, 시민단체의 도움에 감사하며 환경청에서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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