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하는엄마들, 최근 제20대 국회의원 296명에게 동의서 전달
어린이생명안전법안 동의율 31% 불과

[환경일보] 심영범 기자 =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아이를 잃은 엄마들의 눈물젖은 목소리에 국회는 별다른 목소리를 내지 않았다.

시민단체 정치하는엄마들은 지난 10월21일 국회 앞에서 하준이 엄마 고유미님, 태호 아빠 김장회씨, 태호 엄마 이소현씨, 민식이 엄마 박초희씨, 민식이 아빠 김태양씨 그리고 태호유찬이법을 발의한 이정미 의원실, 하준이법을 발의한 이용호 의원실과 함께 '어린이생명안전법안 통과촉구 기자회견'을 진행했다고 13일 밝혔다.

기자회견일 10월21일부터 25일까지 5일 동안 태호아빠 김장회님과 해인엄마 고은미님, 해인아빠 이은철님과 함께 정치하는엄마들 활동가들은 296명의 20대 국회의원 모두에게 아이들 생명에 빚진 법안들을 정기국회에서 반드시 처리할 것을 약속하는 동의서를 전달했다.

이후 11월7일까지 18일동안 수차례 의원실 방문 수령 및 전화, 이메일 등으로 동의여부를 확인했다.

하지만 전체 국회의원 296명 중 63명만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민주당 전체 의원수 128명 중 63명 동의(당내동의율 49%) ▷자유한국당 전체 의원수 109명 중 7명 동의(당내동의율 6%) ▷무소속 전체 의원수 18명 중 7명 동의(동의율 39%) ▷정의당 전체 의원 수 6명 중 6명 전원 동의(당내동의율 100%) ▷민주평화당 전체 의원수 5명 중 3명 동의(당내동의율 60%) ▷바른미래당 전체의원수 27명 중 4명 동의(당내동의율 15%) ▷민중당 전체의원수 1명 중 1명 동의(당내동의율 100%) ▷우리공화당 전체의원수 2명 중 0명 동의(당내동의율 0%)에 그쳤다.

정치하는엄마들에서 어린이생명안전법안 20대 국회 내 처리 국회의원 동의서 1차 취합 결과 표 <자료제공=정치하는엄마들>

정치하는엄마들은 "1차 취합 결과 의원 전체 동의율 50%도 채 되지 않는 31.08%라는 저조한 결과는 어린이 생명 안전에 대한 정치권의 눈꼽만치도 없는 무관심과 안일함의 끝을 보여주고 있다"며 "그동안 국회에서 한음이법, 해인이법, 하준이법, 태호유찬이법, 민식이법이 왜 통과되지 않고 묻혀 있었는지 너무나 확실해졌다"고 울분을 토했다.

동의서 전달을 위해 정치하는엄마들 활동가들과 국회 본청과 의원회관을 오르내렸던 태호아빠 김장회씨는 "국회의원들이 너무 한심해서 할 말이 없다"며 참담한 심경을 감추지 못했다.

이 모든 과정에 힘을 보탰던 태호엄마 이소현씨는 "자식을 잃고 자식을 살려달라는 것도 아니고 남은 아이들을 최소한의 장치로 보호해주자는 취지로 태호아빠는 5일간 내내 정치하는엄마들과 함께 직접 발로 뛰었다"며 "이렇게 어린이생명안전 관련 사항들에 무관심한 이 나라가 정말 싫어진다. 어린이안전을 우선시 생각해본다면 절대 무리한 요구들이 아니다. 자식 잃은 부모들이 이렇게 발 벗고 나서지 않아도 마땅히 마련돼 있었어야 할 기본사항들이다"며 아동안전이 철저히 무시된 결과에 실망했다.

또한 "‘출산률 저조로 아이를 낳으면 적게는 50만원, 많게는 100만원이상도 주는 나라, 매달 양육비 10-20만원 지원해주는 나라이지만, 허울좋게 부모들에게 돈을 지원한다고 하기 전에, 아이들을 내어놓고 키울 수 있도록, 최소한의 안전장치가 마련돼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태어날 태호 동생을 어떻게 키워나가야할 지 모르겠다"며 두려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더불어 취합 결과를 마주한 하준 엄마 고유미씨는 "이 나라에 왜 국민들이 왜 정치를 지긋지긋해 하는지 이 꼴을 보라. 돈 아니고 표 안 되는 어린이 안전 같은 건 관심도 없는 국회에 피해자 가족 역시 진절머리가 난다. 하지만 울며 이 길을 가는 것은 남은 내 아이들과 내 이웃의 아이들 때문입니다"며 타는 심정을 전했다.

앞으로 정치하는엄마들은 국회가 어린이 생명안전과 관련된 모든 법들을 정기국회 내 통과하도록 법이 계류돼 있는 소위가 열리고 전체회의에 올릴 수 있도록 국토교통위원회, 행정안전위원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 촉구 행동 이어갈 계획이다.

또한 해인이가 떠난 지 3년만에 다시 용기 내어 해인이 가족이 올린 국민청원과 더불어 하준이, 한음이, 태호유찬이, 민식이 엄마아빠들이 한 마음으로 올린 국민청원에 함께 동참하며 아동 생명 보호를 위한 최고 행정기관으로서 청와대가 책임지고 온 힘을 다하도록 시민들과 요구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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