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 방류는 전 세계 원전에서 일상적으로 이뤄지는 일”

[환경일보] 27일 일본을 방문한 라파엘 마리아노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를 해양 방류에 대해 “기술 관점에서 볼 때 국제 관행에 부합하다”며 “해양 방류는 전 세계 원전에서 일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라고 말해 논란이 되고 있다.

올해 7월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오염수를 태평양으로 방류하려는 계획을 사실상 확정한 가운데 IAEA 사무총장의 발언은 일본 아베 총리의 방사능 오염수 방류에 더욱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이번 발언이 IAEA가 원자력업계를 옹호하는 국제기구라는 원래 취지에 부합한 것에 불과하다는 비판도 나온다.

1953년 미국 아이젠하워 대통령의 ‘평화를 위한 원자력(Atoms for peace)’ 제안을 계기로 1957년 만들어진 IAEA의 원래 취지는 핵무기에 대한 감시와 함께 핵기술, 특히 핵발전 기술의 기술 이전에 있었다.

IAEA는 조직의 목표에서도 ‘전 세계에 평화적 핵에너지 이용을 장려하는 것’을 분명히 하고 있다.

또한 지금까지 원자력계는 전 세계 원전을 통해 수많은 방사성 물질을 방류해왔다. 이번 IAEA 사무총장의 발언처럼 방사성 물질의 해양 방류는 일상적으로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새삼스러울 것이 없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역시 마찬가지이다. 월성 핵발전소를 비롯한 전국의 원전에서는 다양한 액체, 기체 방사성 물질이 방류되고 있다. 이로 인해 원전 인근 지역주민들의 갑상샘암 소송이 진행되고 있다.

따라서 IAEA 사무총장의 이번 발언을 계기로 우리나라 원전의 액체·기체 핵폐기물 방류를 더욱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후쿠시마 오염수에 비하면 적은 양이지만, 우리나라 역시 매년 태평양에 방사성 물질을 버리고 있기 때문이다.

정의당 이헌석 생태에너지본부장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문제는 매우 중요한 문제다. 앞으로 이 문제에 대해 더욱 집중적인 모니터링과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며 “우리 정부 역시 ‘일본 정부의 일이니 어쩔 수 없다’는 식의 소극적인 대응 말고 더욱 적극적인 대처를 해 나갈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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