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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동물원에서 ‘코아티’ 결핵 폐사관리 사각지대 체험동물원, 인수공통질병 무방비 노출
관람객들 타액, 비말 노출··· 감염 규모 파악 불가능

[환경일보] 체험동물원에서 결핵에 감염된 동물이 동물체험에 동원된 것으로 밝혀졌다. (사)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가 이상돈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4월 일산의 체험동물원에서 체험용으로 사용하던 코아티가 결핵 감염으로 폐사한 사실이 밝혀졌다.

자료에 따르면 폐사한 코아티에 대해 2019년 4월 서울 모 수의과대학에 병성감정을 의뢰한 결과 속립결핵(miliary tuberculosis, 결핵균이 혈액으로 들어가 장기에 결핵성병변을 만든 상태) 판정을 받았고, 해당 대학이 국립환경과학원에 다시 병성감정을 의뢰한 결과 간, 비장, 폐, 신장, 장 등 5개 샘플 모두에서 소 결핵균(Mycobacterium Bovis)이 검출됐다.

소 결핵균은 사람에게도 결핵을 일으킬 수 있는 인수공통 전염병균이다. 결핵은 폐를 비롯한 장기가 결핵균에 감염돼 발생하는 호흡기 감염병으로, 우리나라는 감염병 예방법에서 제2급 감염병으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의 ‘결핵환자 신고 현황 연보’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2019년 결핵 신환자수는 23만821명으로, OECD 36개 회원국 중 결핵 발생률은 1위, 사망률은 2위를 기록하고 있다.

결핵균은 감염 동물과의 직접적 접촉뿐 아니라 감염 동물의 기침에 포함된 작은 침방울, 침으로 오염된 사료 등으로도 전파될 수 있다.

그런데 해당 시설은 동물과 관람객이 가까운 거리에서 밀접하게 접촉하는 무경계·근거리 전시형태의 대표적인 체험동물원이다.

해당 업체에서 코아티는 관람객과 불과 몇 센티미터 떨어진 구조물에서 전시되는 구조였으며, 먹이주기 체험에 상시적으로 사용됐기 때문에 관람객이 타액, 비말 등에 그대로 노출됐다.

언제 감염되는지 확인도 불가능해 얼마나 많은 관람객이 감염된 동물에 노출됐는지 가늠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관람객들은 결핵에 감염된 동물의 타액, 비말 등에 그대로 노출됐고 누가 감염됐는지 파악조차 불가능하다. <사진제공=어웨어>

폐사 후 후속조치도 엉망

사건에 대한 대처도 인도적인 방법과는 거리가 멀었다. 남은 코아티 2마리를 결핵 감염 여부에 대한 검사 없이 안락사 시켰다.

또한 분리된 사육장 없이 같은 방에 라쿤, 미어캣 등 여러 종의 동물을 구획해 사육하고 있음에도 다른 동물의 감염 여부에 대한 추가 정밀조사도 없었다. 결핵은 감염돼도 무증상인 경우가 많은데도 그동안 방문했던 관람객에게 감염 가능성에 대한 안내도 없었다.

해당 동물의 감염 사실은 감염병예방법에 따라 환경부, 농림축산식품부, 질병관리본부, 경기도 등 많은 관계기관에 통보됐지만 관련 규정이 미흡해 적극적인 조치는 없었다.

현재의 법률은 가축과 야생동물에서 법적으로 지정한 인수공통감염병 발생 시 관련 부서에 통보하도록 규정하고 있을 뿐, 동물원에서 인수공통감염병 예방 및 관리를 위해 준수해야 할 사항에 대해서는 규정하고 있지 않다.

동물원 및 수족관의 관리에 관한 법률(이하 동물원수족관법)은 동물원 등록 시 보유 생물의 질병 및 인수공통 질병 관리계획과 안전관리계획 등을 제출하도록 명시하고 있으나 형식적인 수준에 불과하다.

또한 보유 생물이 사람 또는 신체에 위해를 일으키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고 선언적으로 명시하고 있을 뿐, 질병 관리와 예방을 위해 동물원에서 준수해야 할 사항은 따로 규정하고 있지 않다.

2019년 기준 환경부에 등록된 동물원 110곳 중 절반 이상의 시설이 체험형 동물원, 실내동물원 등 동물을 만지고 먹이를 주는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여기에 야생동물카페, 이동동물원 등 등록되지 않은 시설들도 성업 중이다.

어웨어는 “이번 사고를 국가는 무너진 동물원 관리 시스템에 들어온 적색경보로 받아들여야 한다”며 “동물에게 고통을 줄 뿐만 아니라 국민의 생명까지 위협하는 체험동물원은 폐지돼야 한다. ‘동물을 만지는 장소’에 지나지 않는 자격 미달 동물원은 운영할 수 없도록 제도를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코로나19로 인한 변종 바이러스 감염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지만 정작 발병 우려가 큰 체험형 동물은 관리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지적이다.

이정은 기자  press@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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