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치의 원조 파파라치는 유명정치인이나 연예인의 사생활을 찾아 사진을 찍
어 매체 등에 제공하는 직업적인 사진사들이다.
그러나 이런 파파라치는 지금 크게 관심의 대상이 아니다. 최근 들어 이
파파라치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강력한 신종 포상금족이 등장했기 때문이
다.
교통법규 위반차량을 신고해 돈을 버는 이른바 ‘카파라치’가 생겼다가 올
부터 포상금이 없어지면서 사라지는가 싶더니 이어 쓰파라치가 등장하고 요
즈음은 그 아류작과 신종들이 하루가 다르게 속속 등장하고 있다.
얼마전 등장한 슈파라치는 유통기한이 지난 상품을 파는 슈퍼마켓을 골라
신고를 하고 보상금을 받는 신종직업으로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
다. 이름은 슈퍼마켓+파파라치의 합성어. 그런가 하면 자파라치는 불법자판
기를 신고하고 포상금을 챙기는 족속을 일컫는다. 불법자판기 설치 사진 신
고는 3만원에서 많게는 8만원까지 포상금을 받을 수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전문적으로 포상금만을 노리는 ‘포상금사냥꾼’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들은 쓰레기불법투기 신고, 토지형질변경 신고, 의약분업 신고 등으로 포
상금을 탈 수 있는 영역을 다양하게 개발하는 한편 전국을 활동무대로 삼
고 있다.
더군다나 ‘카파라치’붐을 타고 우후죽순처럼 생겨난 포상금족 양성 전문
학원과 인터넷 사이트(www.posang.co.kr)들로 다양한 포상금을 탈 수 있는
방법 등을 설명해주는 등 성황리에 영업중이다.
현재 지자체와 정부부처 등에서 포상금이 걸려있는 제도는 20여가지. 그러
나 포상금 사냥꾼들이 노리는 제도는 이중 10가지. 그에 따라 부르는 속칭
도 다양하다. 쓰레기 불법 투기를 신고하는 이들은 ‘쓰파라치’, 노래방
의 불법 영업 신고는 ‘노파라치’. 얼마전 대선 기간에는 선거 범죄를 신
고하는 ‘표파라치’들이 활발하게 활동했다.
유원지 부근 음식점들의 무허가 토지 형질 변경을 신고해 포상금을 타가는
‘땅파라치’가 있는가 하면 증권거래소나 코스닥시장의 불공정거래를 신고
하는 ‘주파라치’(주식+파파라치)들도 등장했다.
이들 포상금 사냥꾼들은 정부가 지난 2000년부터. 부족한 단속 인력을 만회
하고 법을 지켜야 한다는 사회적인 경각심을 확산시키기 위해 실시한 제도
들이다.
그러나 3년이 지난 현재 포상금제도는 원래 의도와는 달리 돈벌이 수단으
로 변질되고 있어 수정 또는 폐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각 지자체는 포상금 사냥꾼이 많아지는 것을 막기위해 지난해부터 한 사람
이 연간 100만원 이상 포상금을 타가지 못하게 규제하고 있지만 친구나 친
척 등 타인 명의로 연달아 신고할 경우에는 속수무책이다.
포상금 제도가 이렇게 변질되어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되고 있는 것은 불신
사회를 조장할 우려가 크고 신뢰와 믿음이 바탕이 되는 사회를 방해한다는
점에서 개선 또는 폐지되는 것이 마땅하다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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