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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속 우주를 담다···‘양향옥의 한지 회화’[서양화가 김중식이 만난 뻔FUN한 예술가 ㊺] 양향옥 작가
참 따뜻합니다 162x97cm 한지에 분채채색 2018
양향옥 화가는 전통한지를 소재로 독특한 작품세계를 구축해가고 있다. 치자로 곱게 물들인 한지 위에 한지조각을 겹겹이 붙여 풍요로운 색을 구현함으로써 인간 내면의 세계를 보여준다.

[환경일보] 예술의 언어는 모두가 곧 삶의 언어이다. 그만큼 모든 예술작품은 작가의 정신적 필연성을 담보로 한다.

양향옥은 늘 꿈꾸고 부서지며, 인간의 영혼과 우주의 근원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는 작가다. 그의 작품 역시 적나라한 삶의 흔적으로, 인간적인 순수한 욕구와 영성을 반영한다.

작품의 주 모티브는 ‘마음속의 우주’라고 할 만하다. 빛과 색의 언어로 번안된 비정형적인 그의 그림들은 모두가 만다라이다.

만다라 속에서 마음과 우주는 하나이고, 마음의 한 자리가 삼라만상 대자연의 오묘한 빛이 스며드는 성전(聖殿)이 된다. 비가시적인 영성의 빛을 물감과 한지로 떠올려 보여주는 것이 그의 그림들이다.

당신이 꽃입니다 72.5x90.5cm 한지에 분채채색 2016

양향옥의 그림 속에는 달이 태양을 품기도 하고, 음이 양을 안고 돌며 희로애락의 얼룩들이 꽃으로 피어나고, 나아가 그 꽃의 자리가 마음과 우주의 자리가 되기도 한다. 한 티끌이 시방세계를 다 품어 안을 수 있다는 역설의 진리, 생명융화의 인식이 그의 그림을 받쳐주고 있다.

화가에게 있어 백색 캔버스 역시 우주이다. 무궁한 시 공간을 품고 있는 침묵의 세계, 그 침묵의 세계에서 색과 형상의 언어를 건져 올린다. 양향옥은 그의 비전을 드러내는 방식으로 물감을 칠한 바탕 위에 한지를 붙이고, 다시 그리고, 또 덮는 식의 조형어법을 구사한다.

달이 태양을 품었어요 162x130cm 한지에 분채채색 2006년

아무리 드러내려고 해도 다 드러나지 않는 것이 마음과 우주의 신비라고 한다면, 양향옥은 ‘드러내기와 감추기의 이중성’을 오히려 적극적인 방식으로 수용하면서 자신의 작업을 양식화(樣式化)해간다.

한지 오려 붙이기와 한지를 물에 담가 구긴 뒤 그것을 펴 붙이는 작업, 물감 위에 한지를 반복적으로 중첩하여 붙이고, 때로 원초적인 색을 떠올리는 작업에 이르기까지 작가는 드러내면서 감추고 감추면서 드러내는 접근방식을 통해 예술 자체의 가능성, 특히 회화예술의 가능성을 탐색하고 있다.

당신이 꽃입니다 135x162cm 한지에 분채채색 2007

양향옥의 작품들은 이 같은 부단한 탐색의 일면들이고, 마음과 우주의 원형적인 것, 즉 그 속살을 드러내고자 하는 열망이 묻어 있는 삶의 흔적들이다. 늘 작은 것들에 감사하고, 사소한 것에 깊이 감동하는 작가의 ‘영혼 일기’라고 보아도 무방하다.

작가가 감지하고 있는 만큼의 영성을 함께 음미할 수 있다면, 나아가 지상의 언어 그 너머의 깊은 울림을 예감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족한 것이 작품감상의 묘미이다. 그에게 문제는 앞으로 ‘영혼의 깊은 살(肉)이 감각에 와닿는 그런 그림’을 향해 얼마나 집중력과 지구력을 가지고 화업의 길을 닦아가느냐 하는 점일 것이다.

생명의 기쁨 179x80cm 한지에 분채채색 2004

이채빈 기자  green900@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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