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확산 고려해 열회수형 환기장치 보급 서둘러야

우려했던 코로나19 재확산이 본격화되면서 방역당국을 포함한 전 국민에 비상이 걸렸다.

카페, 식당, 시장, 학교, 교회 등 국민의 일상과 관련 있는 다중이용시설을 중심으로 집단감염이 이어지면서 불안감이 커지고, 간신히 일어나던 경기에도 찬물을 끼얹고 있다.

밀접·밀집·밀폐를 일컫는 3밀 공간에서는 코로나 감염률이 19배 가까이 증가할 수 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3밀을 피하라고만 했지 감염병에 대처하기 위한 구체적 수칙은 없어 재발 가능성은 상존하고 있다.

유명 커피 전문 카페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수 발생하면서 카페 이용자들의 염려도 커지고 있다. 언제부턴가 카페는 단순히 커피나 차를 마시고 담소하는 공간 이상의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

많은 청년과 청소년들이 도서실 대신 카페에서 몇 시간씩 인터넷을 이용하고, 책을 읽으며 자기 시간을 즐긴다.

작년 7월 기준으로 전국엔 약 7100여개의 커피전문 카페들이 영업 중인데 그중 41% 정도가 서울 등 수도권지역에 몰려있다.

미국의 한 대학 연구팀은 화장실, 공기 중 샘플에서도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발견됐다고 하면서 비말 감염, 직접 접촉감염 외 간접 접촉감염, 공기 감염을 경고했다.

올 1월 중국 광저우의 한 식당에서는 중국 우한에서 돌아온 가족들이 앉은 테이블에서 한 사람이 기침을 했는데 나머지 가족들과 옆의 두 테이블에 있던 다른 가족들이 감염됐다. 밀폐 공간에서 에어콘 기류로 인해 코로나19가 전파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였다.

세계보건기구(WHO) 또한, 32개국의 240여 과학자들로부터 받은 자료들을 근거로 환기가 안되는 곳에서 바이러스의 공기 중 전파가능성을 일부 인정했다.

지역사회의 감염을 유발하는 주요 시설로 꼽히는 다중이용시설들에는 환기장치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태다.

‘건축물 설비 규칙’ 관련 조항에는 대부분 학원, 카페, 음식점 등에 대한 환기설비 설치 기준이 없다. 이런 배경에서 대한설비공학회 소속 국내 전문가들의 최근 연구결과들은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여름철 창문을 15%와 30% 개방한 상태에서 냉방기를 가동하는 경우 시간당 냉방에너지 소비량은 각각 8.8%와 15.5% 증가했다. 15% 정도만 개방해도 환기횟수를 시간당 6회 정도 확보해 감염위험을 낮출 수 있어 에너지 소비량 증가를 감당할 만하다는 것이다.

문제는 겨울철이다. 충분한 환기가 되지 않을 경우 집단감염 가능성은 매우 높아진다. 그런데 환기를 위해 출입구를 개방하고 난방을 하면 6~10배 정도 난방비용이 크게 늘고, 환기팬을 가동해도 상황은 비슷하다.

자연환기에 의존하면 환기량이 절대 부족하다는 문제가 있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열회수형 환기장치(Heat Recovery Ventilator)인 전열교환기를 적극 추천하고 있다.

전열교환기를 설치하면 창문형의 경우 비교적 손쉽게 설치가 가능하고 효과는 매우 큰 반면, 난방에너지 증가는 2배 정도로 맞출 수 있다.

본격적인 겨울이 오기 전에 다중이용시설에 열회수형 환기장치를 서둘러 설치해야 한다. 사업주가 자발적으로 설치할 수 있도록 정부가 홍보와 지원에 적극 나서야 한다. 

저작권자 © 환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